"인도장에 있는 자재들 빨리 치우세요." 국순 본사 소속 전성만 차장은 창고 사무실에 들어오자 마자 인사도 없이 최준영에게 잔뜩 인상을 쓰며 다짜고짜 그렇게 말했다. "네? 뭔 자재를요?" 뜬금 없는 말에 최준영은 되물었다. "인도장에 있는 자재들이요. 언제까지 저렇게 방치해 둘 건데요?" 창고 관리자가 자재들 파악도 안했냐는듯, 전성만 차장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듬뿍 배여있었다. 비로소 뭔 소리인지 이해한 최준영은 대답했다. "그 자재들은 저희가 관리하는 자재들이 아닌데요?" 인도장은 창고의 자재들을 생산 쪽에 넘길 때 제품 종류와 수량이 맞는지 상호 검수하는 공간이다. 생산 부서와 창고 부서의 중립적인 공간이지만, 창고 부서 입장에서는 생산 부서가 요청한 자재들을 인도장까지 갖다 놓고 검수 확인 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