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법인장 2

안받기도 애매한 뒷돈

인니 물정 잘 모르던 시절, 다니던 회사의 공장을 신축하는 건설업체 사장으로부터 봉투를 받은 적이 있다. 사장은 내 또래 젊은 중국계였다. 외부에서 점심 식사를 같이 하고 헤어졌는데, 차에 타고 나서야 자켓 주머니 안에 봉투가 있는 걸 발견했다. 2천만 루피아 짜리 수표였다. 크다고 하기엔 어정쩡한 액수다. 어째야 하나 몰라서 인니 거주 선배에게 물었다. 거주 20여 년차에 공장 건축이나 증축도 많이 진행했던 법인장이었다. 받으면 뒷탈 난다고, 돌려주라고 해서 돌려줬다. '이런 거 받을 생각 없다. 업무 깔끔하게 해줘서 늘 고맙고, 앞으로도 오래 같이 일하고 싶다.'라고 했는데, 어째 돌려 받는 사장 표정이 영 안좋았다. 그 후 사장은 만나더라도 업무적 얘기만 했다. 거리를 두는 기색이 역력했다. 공장 ..

어느 법인장의 생존법

권위적이고, 강압적이며, 비민주적인, 한국의 무식한 중소기업의 전형을 보이는 본사와 달리, 해외 지사는 초창기만 해도 '나름 상식적인' 분위기였다. 한국인이래봐야 초기에는 법인장과 직원 달랑 2명 (나중에 1명 추가) 이었고, 현지 사정이 아무래도 한국과는 다르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에서 오너가 오면 해외에서 고생하는 한국 직원들 위무한다는 개념이 있어서, 좋은 식당에 가서 회식하고 뒷풀이 하는 식이었다. 오너는 자신이 시찰 오는 날이면 공장의 현지 직원들에게 점심으로 특식을 제공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법인장이 바뀌었다. 본사에서 대표이사로 대리경영까지 했었기 때문에 나름 여유가 있던 전임 법인장과는 달리, 신임 법인장은 그 '사람 걱정해주는듯이 얘기하는데 결국은 ..

소오~설 2016.04.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