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바가지 2

여행 중 재래시장에서 흥정해서 정말로 싸게 사는 건 불가능하다.

여행 중 재래시장에서 흥정하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까지는 뭐 괜찮다.하지만, 많이 깎아서 싸게 샀다고 좋아하는 건 호구질 당하면서 좋아하는 거나 다름 없다. 흥정은 기본적으로, '부르는 게 값'이던 옛시절의 잔재다.지역마다 물품의 값어치가 다르던 시절엔 가격이란 형성되는 것이지 기준을 정하는 것이 아니었다.늘 꾸준히 사주는 단골에게는 싸게 팔았고, 단골이 아닌 사람에겐 좀더 비싸게 팔았다.제 값이란 기준이 없었기 때문에, 그래도 됐다.뜨내기 외지인에게는 사기라고 해도 될 정도로 바가지를 씌워도 괜찮았다.그 시절엔 지역마다 '폐쇄적 공동체 의식'이 강했기 때문이다.공동체에 속하지 않은 대상에게 바가지를 씌우는 것은 공동체에 도움이 되었다. 정찰제가 아닌 흥정에서는, 구조적으로 사는 사람이 절대로 파는 사람을..

단상 2020.07.10

허례허식과 공동체 문화

급하게 방수포를 쓸 일이 있어서 동네 인근의 대여업자에게 빌린 일이 있었다. m2 당 하루에 10,000루피아로 계산한다.보통 천막 하나 넓이가 40m2 정도 되니까, 천막 하나당 하루에 400,000 루피아 정도 되는 셈이다.인니 물가로도 아주 비싼 가격이다.웃기는 건 천막 하나 새 것 가격이 500,000 루피아다.이 말도 안되는 가격은 사실, 대여업자가 결혼식장 설치 업자라 그렇다. 시골 결혼식 풍경 (사진 출처 : 구글에서 아무데나) 결혼식이 아니고, 회사 자재에 비 안맞게 덮으려고 빌리는 건데, 우직하게 저 가격을 고집한다.아쉬운 건 우리 회사고, 업자 입장에서는 외국인 회사 봉 잡은 셈이다.외국인은 현지인에게 아쉬운 상황이 되면 봉이 된다.평소에 인근 마을 주민들과 관계를 돈독하게 쌓아도 똑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