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석증인줄 알았다. 밤새 미열이 올라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새벽녘에 설풋 깨어, 바로 누은 자세를 옆으로 돌리는데 갑자기 세상이 미친듯이 빙글빙글 도는 감각이 들었다. 코끼리 코하고 돌아서 생기는 어지럼과는 차원이 달랐다. 과장 하나도 안보태고 1초에 수십바퀴는 도는 듯한 느낌이다. 너무 놀라 억 소리도 나지 않고 숨쉬는 것도 멈출 정도였다. 경황 중에 방금 전의 누은 자세로 몸을 다시 돌리니 현기증이 잠잠해졌다. 하지만 고개를 살짝이라도 돌리려니 현기증이 슬금슬금 밀려왔다. 5분 정도 가만히 누워있으니 괜찮아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주 천천히 몸을 일으켜 앉았다. 코끼리 코하고 도는 정도로 살짝 어질어질 하고 몸을 똑바로 가누기 힘들었지만 아까 현기증에 비하면 참을만 했다. 어릴적 잔병치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