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게으름 2

자기 입장에서만 좋은 게 좋은 거

한인 마트에 가면 교민들이 공급하는 쌀이 있다. 자포니카 품종으로 직접 농사 지은 것도 있고, 농가와 계약해서 쌀을 받아서 찹쌀과 일정 비율 섞어서 찰진 밥맛을 구현한 것도 있다. 대체적으로 제품 포장들은 좀 허접하다. 비닐 포장에 단색, 혹은 2색 사블론 수동 인쇄되어 있다. 그래도 일반 현지 쌀보다는 밥맛이 괜찮아서 이것저것 사다 먹었다. 자주 가던 한식당에서 쌀을 팔더군요. 한인 마트보다 천 원 정도 저렴하길레 몇 차례 사다 먹었다. 어느 날, 오랜만에 흑미 배합한 쌀을 사왔는데... 쌀통에 쌀을 붓자 쌀벌레가 우글우글 튀어 나왔다. =o= 어지간하면 그냥 골라내고 먹으려 했는데, 200여 마리가 넘어가자 징그러워서 입맛이 뚝 떨어진다. 이 눔덜이 신나게 파먹었던 쌀을 먹는 셈 아닌가. 가서 다른 ..

게을러서 안하는 게 아니라 인지 자체를 못하는 거예요.

뭘 먹고 그릇을 싱크대에 두는데 물에 담그질 않더군요.설겆이 해 본 사람은 알겠지만, 물에 담근 그릇과 아닌 그릇은 힘들기가 완전히 다릅니다.특히 밥 먹은 그릇이 그렇지요.두어번 슥 문지르면 될 걸 열 번 넘게 박박 문대야 합니다.반면에 라면 등 기름기가 묻은 그릇은 물에 담그지 않던가, 넘쳐서 바깥면에 기름기가 묻지 않을 정도만 물을 담으면 좋구요.기름기는 잘 닦였는지 식별이 잘 안되기 때문에 꼼꼼히 닦아야 하는데, 여기저기 다 묻혀버리면 더 힘들어지니까요.그런데 그거 깜빡 하는 사람들이 드물지 않습니다.우물에서 물 길어다 하라는 것도 아니고, 싱크대에 그릇 두면서 수도꼭지만 잠깐 틀면 되는데도 말이죠. 집에 들어오면 양말을 벗어서 아무데나 놓는 사람도 있습니다.(보통 가부장적인 집안에서 태어난 남자들..

단상 201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