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거만 2

나도 그렇게 같잖아 보였을까?

갑인 거래처의 서른도 안된 신입직원의 눈빛이 참 좋다.봉제업계가 워낙 센 사람들만 살아남는 거친 판이다 보니, 직장상사가 얕보이지 말라고 단단히 잡도리를 했을 거다.회사 일을 자기 일처럼 생각하고, 주어진 업무를 자기 인생이라도 걸린듯 아등바등 하며, 회사에서의 위치가 곧 자기 자신의 위치라도 된 듯, 충성심으로 불타 오르고 있다.한국과 달리 부하직원들을 통솔하는 관리자 역할이 시작부터 주어지다 보니, 어깨가 무거워져서 그런지 상체가 점점 뒤로 젖혀지고 있다.관리자로서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 부하직원의 질문에 일일이 답을 하지 않는 태도에 익숙해졌는지, 묻는 말에 제대로 답을 하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한다.수습 기간 3개월까지 합쳐, 갓입사한지 이제 5개월된 신입직원이.요즘 보기 드문 젊은이다.몸담은 조직..

단상 2019.04.22

인니에 와서 지나치게 존귀해지신 한국인들

인니에 살다 보면 소위 '신분 상승'을 경험하게 됩니다.운전기사나 가정부 같은 하인 문화가 그렇고, 회사 조직에서도 한국인은 신입사원도 고급 간부급으로 쳐줍니다.셀프 문화에 익숙한 한국과 달리, 인니에서는 몰에서 쇼핑카트를 아무데나 놔둬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습니다.따로 수거하는 직원들이 있으니까요.게다가, 인니는 암묵적으로 외국인 프리미엄이라는 게 있어서, 외국인이면 일단 대우해주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만큼 바가지도 쓰지만요.)반바지와 쓰레빠 차림으로 5성급 호텔에 들어가도 외국인은 눈총을 받지 않습니다. 외국인이니까요.반면 차림이 허름한 현지인은 경비원의 제지를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진짜로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한국인들이 종종 눈에 뜨입니다.인니인들의 그런 대우에 익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