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네온 십자가

명랑쾌활 2018. 10. 31. 13:07

자카르타 시내에서 아주 진귀한 걸 봤습니다.


무려 네온 십자가입니다. ㅋㅋㅋ

한국이라면 흔하디 흔하다 못해, 이게 없으면 뭔가 빠진 거 같다고 느끼는 그 네온 십자가요.

다행히 시뻘건 색은 아니고, 은은한 보랏빛입니다.


부낏 모리아 Bukit Moria 라는 개신교 교회로 뜨벗 Tebet 에 있습니다.

주인니 한국대사관에서 가깝습니다.


한국의 네온 십자가에 대해 개별적으로는 별 생각 없습니다.

도대체 시뻘건 네온 십자가와 기독교의 교리가 뭔 상관이 있어서 그런 건지는 의문이지만, 취향이 그렇다면야 뭐 어쩌겠어요.

하지만, 너도나도 모두 다 시뻘건 네온 십자가를 다는 건 이상하다 못해 괴기스럽기까지 합니다.

성경 한 구절의 해석 차이로 교파가 갈리고 나뉘는 게 교회판인데, 시뻘건 네온 십자가로 대동단결?

이건 그냥 '네가 하니 나도 한다'라는 세속적 의미 외에 뭐가 있을까요?


어쨌든, 부낏 모리아 교회의 이 네온 십자가는 마음에 듭니다.

시뻘건 색이 아니어서 마음에 들고요, 이슬람이 주류인 지역에 존재를 당당히 알린 용기가 마음에 듭니다.

무엇보다도, 네온 십자가가 이 교회의 개성일 뿐이라는 게 마음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