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인니 거주 초창기 시절 바보짓 몇 가지

명랑쾌활 2018. 10. 12. 11:48

인니에 와서 살기 시작한 초창기에 했던 일들 중에는, 이제와서 생각하니 참 바보 같았구나 싶은 것들이 있습니다.


1. 뭐 일단, UI BIPA 강사가 추천한 책을 찾겠다고, 마르고 시티 옆 그라메디아 서점에 가서 했던 바보짓 3단 콤보가 떠오르네요.

찾는 책이 없어서 서점 직원에게 요청을 했었고, 직원에게 요청한 책이 언제 오냐고 물었고, 일주일 걸린다는 직원 대답을 곧이 곧대로 믿었었습니다.

인니에 살아 보지 않으신 분은 제가 했던 행동 어느 포인트가 바보짓인지 잘 이해가 안가실 거예요. ㅋㅋ


2. 자카르타 공항 1청사를 가야 하는데, 2청사에서 잘못 내렸던 일이 있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니 그냥 택시 잡아 타고 1청사 가자고 했더니, 택시 기사가 '원 헌드레드 달러' 달라는 소리를 하더군요.

그걸 또 정말 그런가 싶어서 인니 산지 오래된 선배에게 전화해서 확인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3. 커트 4만 루피아짜리 중저가 미용실 체인점에서 머리 깎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면서 제 머리를 깎아준 미용사에게 팁 주라며 2만 루피아를 준 일도 있었습니다.

카운터 담당 직원의 '이 외국인이 도대체 어느 나라 개소리를 하는 거야?' 하는 듯한 표정이 아직도 떠오르네요.

그 짓 해놓고 스스로 창피해서 다음부터는 다른 미용실을 갔더랬습니다. ㅋㅋ


4. 당시 BIPA에서 같이 공부하던 한국인이 당했다는 일도 기억나네요.

앙꼿을 타고 데뽁 이민국에서 데또스까지 왔는데, 자기보다 먼저 타고 있던 현지인이 내리면서 5천 루피아 내길레 자기도 따라 5천 루피아 냈다고 합니다.

그랬더니 앙꼿 기사가 뭐라뭐라 큰 소리로 화내며 돈을 창밖으로 집어 던지더랩니다.

그래서, 1만 루피아를 줘 보내고는 자기는 땅바닥에 떨어진 돈을 주섬주섬 주웠다고 합니다.

* 당시 이미그라시는 현재 Catatan Sipil 이 있는 곳에 있었음


5. 유리창 손잡이 관련 바보짓 2단 콤보도 있습니다.

철물점에서 유리창 손잡이를 사는데, 아무리 봐도 제품이 약하고 후져 보였는데, '에이, 설마 못쓰는 물건을 팔겠어?' 라고 생각하고 샀던 적이 있습니다.

그에 그치지 않고, 역시나 부서져버린 유리창 손잡이를, 철물점에 가서 환불을 요구했고요.


6. 현지인 친구들과 저녁을 먹는데, 한국 고추장을 갖고 가서 "한국 음식이 맵기로 세계적으로 유명하다."고 으스댔던 게 생각나네요.

'한국인의 매운맛' 어쩌고 하는 국뽕에 세뇌되어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러다 인니 Cabe Rawit 을 먹고 콜록콜록 거리니, 현지인 친구들이 재미있다는듯 쳐다 봤었지요.

맵기 정도로만 따지면 한국 청양고추 몇 배로 매운 고추들이 세계에 널리고 널렸고, 순간적인 맵기로는 인니 고추가 한국 것보다 더 맵다는 걸 알게 된 건 더 나중 일입니다.


여러분들도 혹시 인니 거주 초창기에 했던 실수가 있으신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