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는 지금 람부탄 Rambutan 의 계절이다.
rambut 머리카락, 머리털 + -an 명사화 접미사
과일 표면에 머리카락이 부숭부숭 나서 람부탄이다.
인니어로 Musim Rambutan 이라는 표현이 있다.
musim은 계절, 시기 등의 의미이므로, Musim Rambutan 은 직역하면 '람부탄의 계절'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보통 '연초'라는 뜻으로 쓰인다.
람부탄이 1~2월 경 열리기 때문이다.
참고로 Musim Durian 이라는 표현도 있는데, 두리안이 열리는 시기인 12월 경, 즉 '연말'이라는 뜻이다.
(duri 가시 + -an 명사화 접미사)
인니 인기 밴드 왈리 Wali 의 히트곡 Cari Jodoh (신부 찾기) 라는 노래에,
"Dari musim duren hingga musim rambutan" 이라는 가사가 있는데,
'1년 내내' 라는 뜻이 되겠다.
인니는 전문적으로 과일을 재배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집집마다 마당에 심은 나무에서 수확하는 과일을 파는 경우가 더 많다.
작년 이맘때는 람부탄이 거의 열리지 않더니, 올해는 가지가 늘어질 정도로 대풍년이 들었다.
버카시 세뚜 Bekasi Setu 지역에 람부탄이 풍년이라는 소문이 퍼지자, 오토바이에 짐을 실을 수 있도록 개조한 오토바이들이 여기저기 흔하게 눈에 띈다.
저들은 한푼이라도 싸게 매입하기 위해 람부탄을 파는 곳들을 찾아 직접 골목을 누빈다.
이렇게 지나면서 람부탄 나무가 있는 집들을 두리번 거린다.
삼륜차인 바자이 Bajaj 에 싣고 가기도 한다.
다마스 만한 소형 트럭으로 대량 매입하는 경우 한 묶음에 1,500 ~ 2,000 루피아까지 가격이 내려간다.
어차피 장기보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헐값이라도 팔아야 한다.
아예 나무 한 그루 단위로 넘기기도 한다.
수확도 알아서 해가라는 뜻이다.
이런 경우, 평작 시 한 그루에 30만~50만 루피아 정도 나갔는데, 올해는 너무 흔해서 한 그루에 10만 정도로 시세가 떨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매입한 람부탄은 도시로 싣고 가서 판다.
두세배 장사는 되니 짭짤하지만, 꾸준하지 못한 한 철 장사일 뿐이다.
* 시세는 정확히 조사한 게 아니라, 그냥 동네 인근 사람들에게 물어 본 거라 정확하지 않습니다.
얼토당토 않게 틀리지는 않겠지만, 어느 정도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