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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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II 08. 막장 드라마

명랑쾌활 2018. 8. 9. 09:55

이제 뚱띵이 두 녀석 모두 거의 하루종일 바깥에서 지낸다.

어두워져서야 자러 집 안에 들어 온다.


누렁이가 보이자 띵이는 잔뜩 쫄았다.

며칠 전 누렁이와 맞닥뜨렸을 때, 누렁이한테 깔려서 제대로 심하게 몇 대 맞았다.

내가 쫓아내자 누렁이는 도망 갔고, 띵이는 앉은 자세 그대로 굳어서 오줌을 질질 쌌었다.

그 뒤로는 집 밖으로 안나갈 줄 알았는데, 줄기차게 밖에 나선다.


누렁이는 그 후로 내 집 앞을 빙 돌아 가고, 나만 보이면 잔뜩 경계를 하다 도망 간다.

누렁이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하다.

고양이 구역 싸움에 인간이 간섭하는 건 반칙 아닌가.


쿠로짱이 띵이를 유혹하고 있다.

원래 뚱이가 쿠로짱을 줄기차게 쫓아 다니지만, 쿠로짱에게 맨날 얻어 맞고 있었다.

동생인 띵이가 쿠로짱 취향인가 보다.


첫번째 쿵짝쿵짝은 실패했다.

거의 됐는데, 지나가던 일본인 할아버지가 수건 휘둘러서 쫓았다. ㅋㅋ


원래 쿠로짱을 좋아한 건 뚱이였다.

쿠로짱 때문에 뚱이는 바깥 생활을 택한 거였다.

하지만 이 구역 악녀 쿠로짱은 뚱이의 동생 띵이를 유혹해서... 잘 안됐다.

멍충한 띵이는 쿠로짱이 우는 소리에 겁을 먹고 물러섰다가, 다시 시도하다 또 겁 먹고 물러서기를 반복했고, 결국 짜증난 쿠로짱이 다른 곳에 가버렸다.

막장 드라마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