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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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II 03. 그들 각자의 삶

명랑쾌활 2018. 7. 5. 09:25

패진 않았다.

그냥 다른 데 옮겨 가서 잤다.


3개월 반차, 띵이는 높은 곳에 오르는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뚱이는 애교 떠는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촌닭이 회사 본사에 찾아 온지도 한 달 정도 됐다.

이 곳에 터를 잡기로 정한 모양이다.

처음에는 몰골이 추레했는데, 한 달 정도 사료를 먹더니 때깔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사의 내 책상 한 켠에 자리 잡은 어미 고양이

새끼들을 집으로 데려간 후, 어미 고양이는 1주일 정도 새끼들을 부르는 소리를 내다 잠잠해졌다.

대신 내게 보다 더 강렬한 애정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배가 통통해지는 게 아무래도 또 임신한 것 같았다.


본사에 놀러 온 백바지 (뒷다리가 하얀색. 암컷이다)

본사 옆 시골마을에 사는데, 보살핌을 받고 크지 못해서 그런지 사람을 극도로 경계했다.

사료를 줘도 먹지 않고, 보란듯이 도마뱀을 잡아 먹었다.


어미 고양이가 깔고 잤던 가방 위에...


뚱이가 잔다.


원래는 이 근방 짱이었을 것 같은 고양이

오토바이에 갈린듯 얼굴 왼편이 깊게 패였는데, 상처가 썩어 들어가고 있었다.


먹이 준지 한 달이 넘자, 촌닭은 이제 내가 보이면 조르르 달려 왔다.


백바지와 촌닭의 만남


사료가 떨어져서 회사 식당의 남은 밥과 반찬을 줬는데, 촌닭이 대충 먹고 남긴 걸 백바지가 먹고 있다.

촌닭은 굴종의 표시를 보이고 있다.


그러다 촌닭이 슬금슬금 다가가자...


백바지가 캬아악~ 하고 바람소리를 내자 깨갱하고 뒤돌아 웅크린다.

고양이가 완전히 꼬리 내렸을 때 취하는 자세다.


먹을만큼 먹더니 나를 한 번 스윽 처다보고는


갈 길을 간다.

사료는 익숙치 않아서 안먹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