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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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II 02. 그들의 첫 만남

명랑쾌활 2018. 6. 17. 22:40

집으로 데려 왔다.

원래는 3개월차까지는 어미와 같이 두려고 했는데, 중요한 손님이 방문하기로 하는 바람에 한 달 일찍 데려오게 됐다.


잘 적응하는 거 같아 다행이다.


이틀 뒤, 깜이를 입양해왔다.

'검고 털이 부숭부숭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여자친구 덕이다.

3개월 차로 뚱띵이 보다 1달 형이다.

보이는 묘상 그대로 시크한 녀석이다.


2대1로 수적 우세지만...


오히려 겁을 먹은 건 뚱띵이다.

1개월 차이가 인간 나이 1년 차이와 맞먹는 새끼의 세계에서는 1달이라도 먼저 태어난 게 일단 갑이 맞나 보다.

그나마 뚱이는 앞에 있고, 띵이는 완전히 뒤에 가서 웅크리고 있다.


털이 부숭부숭해서 커 보일 뿐, 사실 몸통은 작다.

목욕 시켜서 기분 더럽게 안좋은 상태다.


깜이는 요거트를 엄청 좋아한다.


같이 지낸지 사흘 정도 지나자 뚱이는 깜이와 어느 정도 가까와졌는지, 깜이 앞에서 복종의 벌러덩 자세를 취하고 있다.

띵이는 아직도 무서워서 피한다.


이때만 하더라도 깜이가 제법 귀여운 구석이 있었다.


주로 이러고 논다.

백이면 백 깜이가 이긴다.

딱히 깜이가 괴롭힌다기 보다 같이 놀려고 하는데 워낙 체급차가 심하다 보니, 뚱띵이가 일방적으로 당하는 거 같았다.


그래도 엄마 품이 그리울 때면, 깜이 품속에 파고든다.


저러다 정말로 깜이가 탁자 밑으로 떨어진 적도 있다.


뭐 그럭저럭 사이가 좋다고 볼 수 있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