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tc

고양이 이야기 II 02. 나들이

명랑쾌활 2018. 4. 27. 11:13

3주차 좀 넘겨, 양육장소를 이동했다.

마른 쓰레기만 버리는 곳이라 새끼 고양이들 숨어 지내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갓태어났을 때부터 접촉이 있어서인지, 새끼들도 나를 피하지 않고 잘 따른다.

막내인 흰둥이만 겁쟁이인지 아직 낯을 가렸다.


어미 고양이도 쓰다듬어 달라며 머리를 들이민다.


4주차, 아빠 고양이는 회사 식당에 늘어져 있다.

남자 놈들이 다 그렇다.

아, 회사 구역 내에 염소들이 좋아하는 풀들이 많이 자라서, 가끔 저렇게 염소들이 난입한다.


6주차 들어, 새끼 고양이들의 행동 반경이 점점 넓어진다.


애엄마가 되어서도 나를 보면 쓰다듬어 달라고 아양을 피운다.


2개월 차가 되었다.

아직까지는 겁이 많은지, 주로 배수로나 건물 구석을 통해 다닌다.


리뽀 찌까랑 루꼬 유니온 앞을 지나다 본 새끼 고양이


조용히 불렀지만 나를 흘끔 쳐다보고는 느릿느릿 자리를 옮기더니...


저 곳에 쪼그려 눕는다.

저 정도 크기에, 어미를 찾는다고 울지도 않는 걸로 봐서, 어미로부터 떼여진지 좀 된듯 하다.

새끼 젖 뗄 정도로 키워 놓으면 다시 임신하고, 젖 뗀 새끼는 알아서 살 길 찾고... 길고양이의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