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Gili Terawangan, Lombok] 2. 싫지만 하는 수 없이 자전거 롸이딩 (윤식당 촬영지)

명랑쾌활 2017. 2. 27. 10:50

집에서는 절대로 하지 않을 아침 산책

덕분에 우리집 근처의 아침 풍경은 아직도 모르지만, 여행지 아침 풍경은 안다.

현지인 여행자들이 많은 관광지는 아침이 오히려 붐비는데, 서양인 여행자들이 많은 곳은 아침에 조용하다.


Fast Boat는 Speed Boat와 다르다.

스피드 보트는 작고 패스트 보트보다 더 빠르다.

패스트 보트는 스피드 보트보다는 크고 약간 느리지만, 퍼블릭 보트 보다는 훨씬 빠르다.


바깥에서 자도 죽지는 않는 열대지방의 삶

그래도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병 날 수 있다. 은근 춥다.


<우리는 지독하고, 좆같고, 신선하고, 섹시한 매직 머슈롬 쉐이크를 팝니다.>

매직 머슈롬은 환각 증세가 나타나는 버섯 종류다.

서양인들 많이 가는 여행지라면 인니 어디든 판다.

서양인에게는 대부분 불법이 아니지만, 한국인은 범법 행위로 귀국하면 구속될 수도 있다. (걸리면)

한국은 자국민이 외국에서 저지른 그 나라에서는 합법인 행위도 한국 법상 불법이면 처벌 대상이다.

외국 길거리에다 침 뱉고 와도, 한국에서 범칙금 발부될 수도 있다는 웃기는 얘기다.


* 3월 31일 추가 사항

화살표 표시된 집이 나영석 PD의 <윤식당>이라는 프로그램의 배경이 된 집이다.

이 당시엔 공사중이었다.


혈통 좀 있어 보이는 고양이를 키우는 업소

고양이들이 순하다.

사람들이 많이 왔다갔다 하는 곳에 사는 동물이 예민하면 오래 못산다.

순해야 한는 건 생존 문제다.


섬 한바퀴 돌까해서 자전거를 빌렸다.


자전거 위에서 찍은 사진이라 시점이 약간 높다는 게 나는 느껴진다.

늘 내 키에서 세상을 보기 때문에, 뭐라 표현할 수 없지만 나만의 자연스럽게 느끼는 풍경 구도가 있다.

그래서 그 약간의 다름이 느껴진다.


사람마다 다 그럴 거다.

그래서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봐도, 각자의 기억 속에는 다르게 남는다.

성별, 나이, 그날의 기분, 그날의 기분에 영향을 끼친 그 전전날의 일, 어린 시절 추억의 연상 등등도 영향을 준다.

그래서 사람은 오랜 세월 동안 하루 24시간 내내 같이 살고, 같이 다니고, 같은 것을 먹고, 같은 것을 봐도 (이를테면 부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

상대방도 나와 같을 거라는 속단은 이 세상에 나 혼자가 아니라는 안온함을 주기도 하지만, 갈등의 씨앗이기도 하다.

다르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아주 가끔 아주 잠시 생각이 일치하는 때를 신기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만난지 얼마 안됐는데 급속도로 가까와져서 단짝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런 동질감 때문이다.)

삶이 원래 괴롭기 때문에 가끔씩 찾아오는 행복감이 소중하듯, 사람은 원래 다르기 때문에 가끔씩 찾아오는 동질감이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그 사람에 대한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그리고 그런 소중함이 상대와의 관계를 오랫동안 좋게 유지시켜주는 힘이 되는 거고.


선착장 기준으로 남쪽 메인 스트리트는 처음 가본다.


북쪽에 비해 고급 숙박업소가 많다.


돈은 참 좋은 거다.


남쪽 해변은 대체적으로 한적했다.

나무 위에 만든 평상은 친환경적일까, 반환경적일까?


길리 뜨라왕안 남끝단 도착

원래 한 바퀴 돌려고 했으나, 길도 별로 안좋고, 섬 둘레 전체가 이어진 것도 아니어서, 되돌아 가기로 했다.


새로 짓고 있는 리조트의 인부들 숙소인 천막

길리에서 캠핑 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돈도 벌고 좋지 않응가.


점심식사 하러 들어간 해변 식당

저멀리 바다에 서핑보드 위에서 요가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친절한 확대 사진


점심식사로 베이컨과 달걀이 들어간 베이글

정말 맛있었다.

서양인들이 주류로 자리 잡은 곳이라 그런지, 어설프게 흉내낸 수준이 아니다.


자전거에 지친 다리와 엉덩이를 달래 주려고 마사지를 받았다.


이렇게 바다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구조인 방에서 빤스만 입고 받는다.

바다를 지척에서 볼 수 있는 구조라는 건, 바다에 있는 사람도 지척에서 날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뭐 내 몸 본다고 닳는 것도 아니고, 변태라 욕 먹을 거 아니니 상관 없다.

신체 노출에 대해 대범한 서양인들이 주류라 구조가 이렇지 않을까 생각한다.

남자가 노출한 거 여자가 봐도 남자가 변태, 여자가 노출한 거 남자가 봐도 남자가 변태인 한국인들이 주류였으면 무리겠지.


구름과 바람이 심상치 않은데, 내 일행은 자전거 산책에 흥이 올랐다.

다시 길리 뜨라왕안 남끝단까지 왔다.


바다와 구름 사이 사진 왼쪽 절반 정도의 하얀 부분은 비가 죤나게 쏟아지는 광경이다.

이 사진 찍고 1분도 안되어 그 죤나게 쏟아지는 비가 내 머리 위로 왔다.

일행도 이제 숙소로 돌아가기는데 동의했다.

돌아가는 길에 일행은 비 맞으면서도 깔깔 신났다.

그리고 내 엉덩이는 불났다.


원래 자전거 제법 탄다.

소싯적 자전거로 5km 떨어진 중학교도 통학했었다.

하지만 이제 엉덩이 때문에 도저히 못타겠다.

학문은 평생 닦고 힘써야 하지만, 자전거 때문에 학문을 단련하는 것도 좀 그렇지 않나 싶다.


차라리 말이 어떨까 싶다.

잘하면 이대에 들어갈 수도 있고 얼마나 좋나.


주꾸 마를린 Juku Marlin 레스토랑
인니 음식 먹어보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위치는 중앙 선착장에서 메인스트리트 북쪽 방향으로 3분 거리.


롬복 지역 대표 음식인 아얌 딸리왕 Ayam Taliwang을 시켰는데, 이런 양념치킨 비슷한 게 나왔다.

전혀 달지 않고 맵기만 한 삼발 소스다.


일행이 시킨 일반 치킨

그냥 맹닭 튀긴 게 아니라, 소스에 재웠다가 튀긴 거라 간이 배어 있다.


나중에 디까에게 확인해 보니, 야얌 딸리왕도 지역에 따라 약간씩 다르긴 하지만, 소스로 범벅이 되어 나오는 건 자기도 본적 없다고 한다.

아마도 외지에서 아얌 딸리왕이라고 팔면서 소스 범벅된 게 유명해져서, 외지인이나 외국인들이 그걸 아얌 딸리왕이라고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실제로, 자카르타 근교에 아얌 딸리왕 파는 식당 간판에 붙은 사진을 보면 소스 범벅이었다.


양이 부족해서 쇠고기 스테이크 하나 더 추가.

그래봐야 7천원 밖에 안한다.

레어로 주문해도 웰던으로 나오는 게 함정.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