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Bali] 2015년 3월 녀삐 Nyepi

명랑쾌활 2016. 7. 14. 10:04

한국에 사는 후배와 발리에 여행 갔었다.


발리 공항 건물 내에는 새들이 산다.


몸짱인 후배녀석 티를 입어보고 알았다.

가슴 파인 티는 근육질이 아닌 사람이 입으면 게이스러워진다는 걸.


여행 짐 꾸리는데, 신발 종류는 공간을 많이 차지한다. 

패션에 목숨 거는 사람이 아니라면, 발리에 와서 편의점 아무데나 가면 파는 쪼리를 사 신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가격도 한국돈으로 3천원 정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꾸따 해변 Pantai Kuta


레포츠 만능인 후배가 발리에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가 서핑이다.

후배가 서핑을 배우는 동안 그늘에 앉아 맥주를 마시고 있는데, 왠 현지인 아가씨가 와서 양키 남자들 세명이 앉아 있는 자리 앞편에 묘한 자세로 앉는다.


심지어 비스듬히 눕기까지.

여행을 하러 왔는지, 아니면 일을 하러 왔는지 나는 모른다.

매우 궁금해 해야 하는데, 그다지 궁금하지 않은 나 자신이 좀 걱정스럽긴 하다.


서퍼 강사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벌을 주고 있는 후배


비키니를 입은 금발 미녀다.

발리는 참 훌륭한 곳이다.


아무 생각 없이 왔는데, 하필 내일이 힌두교 신년일인 녀삐 Nyepi 다.

녀삐 때는 건물 밖으로 나갈 수 없는데, 외국인도 예외 없다.

국적불명의 꾸따에서 녀삐를 보내느니, 차라리 예술의 도시 우붓이라면 뭐라도 있을까 싶어 그리로 가기로 했다.


우붓으로 가는 우리를 환송하는 발리 사람들


몽키포레스트 운동장에는 오고오고 Ogoh-Ogoh (발리 축제의 퍼레이드) 에 쓰일 조형물들이 놓여 있었다.


얜 아무리 봐도 햄스터와 토끼가 사랑을 나눠 태어난, 번개를 뿜는 노란색 괴생명체의 친구 녀석 같은데...


뭐 주워 먹을 게 있다고 저리들 구경을 왔는지.


빵빵한 여행자 아가씨와 그녀에게 끈질기게 추근거리던 친구


별 볼 것도 없어 숙소에 와보니, 내일, 녀삐 당일에 먹을 음식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녀삐 당일은 불을 피워서도 안되기 때문에 전날 음식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아, 외국인들이 묵는 호텔 내부의 식당은 예외다.


어스름할 무렵, 슬슬 오고오고를 시작하려 분주한 분위기다.


한국의 여름에 해가 저정도에 떠 있다면 캄캄해지기까지 아직도 한참 남았겠지만, 적도 지방은 20분 정도면 충분하다.


오고오고 조형물들은 불빛을 받아야 진가가 나온다.


행사 참가하는 아가씨들


발리는 아직도 공동체 문화가 끈끈하게 유지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발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녀삐 전날 하는 오고오고가 진짜일텐데, 매년 7~8월에 우붓에서 개최하는 오고오고 페스티벌보다 좀 시시했다.

진짜 행사보다 보여주기 위한 행사가 더 볼거리가 많을 수도 있겠다.

보여주려 작정하고 자본 투입해서 하는 거니까.


부다 바 Laughing Buddha Bar 건너편 레스토랑에서 빈땅 맥주를.


여기 오면 꼭 이게 하고 싶어진다.


후배녀석이 동참한다.

같이 하니 더 좋다.


건너편 부다 바에서는 한창 공연 중이다.

발리를 떠올리면 우붓이 떠오르고, 우붓이 떠오르면 이렇게 있는 시간이 떠오른다.


...다음날인 녀삐 당일은 그냥 꼼짝없이 숙소에만 있었다.

나야 뭐 발리 한두번 와본 것도 아니고, 숙소에서 뒹굴거리며 시간 허비하는 것도 좋아하니까 그러려니 하는데, 후배가 좀 딱하긴 했다.

태어나서 두 번째인 해외여행에, 난생 처음 와본 발리인데 하루를 꼬박 숙소에 있어야 하니, 억울할 만도 하겠다.


녀삐 다음날 발리 공항으로 갔다.

바다 위로 개통된 새 유료도로를 지났다.

특이한 건 오토바이 전용도로도 있다는 점.


언젠가 발리에 다시 온다면 저 길을 달려보고 싶다.


발리 공항 옥상에 있는 흡연구역

인니 공항 흡연실 중 경치가 가장 좋다.


30분 만에 갑자기 비가 마구 쏟아진다.

비 오면 오는대로 운치가 있다.


자랑 한가지.

예쁜 여가수에게 연락처 받았음.

인니에서 부유해 보이는 생김새로 내가 좀 먹어 줌.

내가 인니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 ^ㅇ^




일부러 녀삐 때 맞춰서 발리에 오는 관광객들도 많다고 합니다만, 별로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

전날 오고오고 빼고는 정말 아~무것도 없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