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육수 베이스 신라면. 1,600원 정도.
멀쩡히 잘 팔리는 라면을 닭육수 버전으로 냈다는 건 무슬림을 타겟으로 잡았다는 의미일테니, 당연히 할랄 Halal (이슬람 교리 상 허용) 마크가 찍혀 있다.
그 옆에 '메이드 인 코리아'라고 찍혀 있지만 포장지엔 태국 문자가 가득한 것으로 보아, 중국이나 태국 공장에서 제조하지 않았을까 싶다.
한국 농심에서 제조했다고 찍혀 있는데... 어째 곧이 곧대로 믿어지지 않는다.
그 농심이? 제조 비용 쎈 한국에서 만들었다고? 전세계에 뿌리는 신라면 대부분이 중국 공장에서 나오는데?
뭐 딱히 중요하진 않은 문제다.
신라면 오리지널과 같이 스프는 두 개.
근데 뜬금없이 일본어가 찍혀있다.
포장지는 태국어, 스프는 일본어. 멋진 혼종이다.
건더기 스프는 콩고기 알, 당근과 시금치 비스무리한 채소 등등. 부실한 게 아주 일본스럽다.
면은 오리지널에 비해 약간 얇은 느낌이다.
끓이는 동안 동남아 커리 향이 확 올라왔다.
오리지널 신라면 보다 약간 더 매운데, 감칠맛 부족이랄까 뭔가 빠진듯한 느낌이다.
소고기 다시다 조금 더 추가하고 싶어지는 맛이다.
평소 한국 라면 맛 흉내내서 만드는 인니 현지 라면에서 뭔가 부족함을 느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소육수와 닭육수 차이였나 보다.
뒷맛은 오리지널보다 확실히 깔끔하다.
밥 말아 먹는데도 무리 없다.
5점 만점에 4점.
현지 브랜드 라면에 가격이 6백원 선이었다면 주저없이 5점 만점을 줬을 거다.
딱히 부족함 없는 잘 만든 라면인데 무의식적으로 오리지널 신라면과 비교하다 보니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오리지널 신라면이 200원 가량 더 저렴하기까지 하니, '이 가격에 굳이?'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신라면 특유의 텁텁한 뒷맛에 예민한 입맛이라면 이 라면이 더 괜찮을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