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 1>
1. 가라오케 한국인 사장과 예전부터 친분이 있었는데, 중국집에서 우연히 만나 같이 식사하다 그가 알려준 사실이다.
케빈은 한인 가라오케에서 여자 친구(현재 부인)를 만났다.
한인 가라오케 사장은 심심풀이로 포커 도박판을 자주 열었는데, 케빈도 단골이었다고 한다.
갓 들어온 여자 친구에게 홀딱 빠져서 매일 같이 와서 찾더니, 결국 가라오케 사장에게 부탁해서 빼내서 동거를 시작했다고 한다.
2. 케빈이 전 직장에서 해고된 이유는 부하 직원들 처우 개선해달라 대들어서가 아니다.
대금 결제 사고를 자꾸 일으키고, 불용 자재를 몰래 빼돌리려다 걸리는 일이 겹친데다, 외근 나간다고 하고 사라지는 경우가 점차 빈번해지는 등 업무 소홀이 너무 심해져서 해고됐다.
3. 케빈이 사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서 업무에 소홀했다고 했는데, 그 사적으로 힘든 일이 있었던 시기와 가라오케에서 여자 친구 만나고 빼왔던 시기가 겹친다.
4. 전 직장 사장이 망할 게 뻔한 사업을 하려 해서 케빈이 말렸다고 했다.
그 사업은 부동산 투자를 겸한 사업이었고, 부지와 건물을 매각해서 큰 이익을 봤다고 한다.
5. 케빈 전 직장 사장이 거래처들에 케빈이 마약을 하는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다녔던 건, 케빈이 거래처들에게 이상한 수작을 할까봐 미리 막으러 다닌 거였다.
마약 얘기도 아주 생으로 지어낸 건 아니었을 것이다. 사장 입장에서는 제 정신이라면 할 리 없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 그렇게 추정한 것으로 보인다.
<챕터 2>
1. 사장 말에 따르면, 입사는 사장이 아니라 케빈이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2. 케빈은 결혼 준비로 돈이 없어서 선배형의 돈을 갚지 않은 것이 아니다.
3. 케빈은 결혼식 비용으로 사장에게 2천만 원을 빌렸다.
결혼 비용이 2천만 원이면 한국에서도 적지 않고, 인니에서라면 상당히 호화롭게 치를 수 있다.
4. 케빈은 인니에서 결혼식 하는 것을 한국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았다.
결혼식 다음 날, 사장은 케빈 모친의 전화를 받았다. 케빈 모친은 요즘 통 연락이 안되어 걱정스러워 전화했다고 했다.
사장은 결혼식 마치고 신혼 여행 중일텐데 피곤해서 그런가 보다고 했고, 모친은 깜짝 놀랐다고 한다.
케빈 모친의 말에 의하면, 케빈이 상견례 비슷한 행사인데 인니에서는 성대하게 한다고 했단다.
5. 언젠가 케빈이, 외국인에 무슬림이라 부모님 반대가 심했었다는 얘기를 한 적 있었다.
결혼 후에는 한국어를 배워서 영상 통화로 떠듬떠듬 안부 인사도 하고 그래서 지금은 예쁨 받고 있다고 했었다.
6. 케빈의 신혼집은 대가족도 충분히 살 만한 큰 집이었다. 부인에게 차도 따로 사줬다.
<챕터 3>
1. 케빈과 한국인 여직원이 족자로 출장을 갔을 당시, 아주 안좋은 일이 있었을 거라고 추정된다.
한국인 여직원은 출장 다녀온 후 퇴사하기 전, 메이에게 케빈을 조심하고 절대 단 둘이 있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메이는 족자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물었고, 한국인 여직원은 말해주지 않았지만 표정이 아주 안좋았다고 한다.
<챕터 4>
1. 케빈이 질이 나쁜 사람을 지사 인테리어 업자로 소개시켜 준 것은 서로 짜고 공사비를 빼먹을 목적이었던 것 같다.
SNS에 케빈과 후배, 그리고 그 질 나쁜 업자가 같이 찍힌 사진이 있는 걸 본 적 있다.
2. 케빈 전 직장 출신인 지사 경리는 케빈이 전 직장에서 대금 결제 사고를 일으켰을 때 억울하게 엮여서 회사를 나왔다.
입사 전 나를 만나본 것도, 케빈을 믿을 수 없어서였다.
전 직장에서 현지인 직원 결혼식에 근무 때문에 참석하지 못하는 직원들이 축의금을 모아서 결혼식에 가는 케빈에게 맡겼는데, 결혼한 현지인 직원은 못받은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챕터 5>
1. 케빈 부인도 근거없이 에이프릴이나 운전기사에게 케빈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 시킨 것이 아니었다.
케빈은 가라오케에 자주 출입했다. (본인은 영업 때문이라고 하지만)
케빈 운전기사가 아프다고 결근해서 대타로 뛴 운전기사가 메이에게 케빈을 조심하라며 해준 말에 의하면, 케빈이 가라오케에서 접대부를 데리고 나와 숙박업소로 가는 차 안 뒷자리에서 매우 난잡한 장난을 쳤다고 한다.
<챕터 6>
1. 로마이는 에이전트라기 보다는 질 나쁜 브로커였다.
중고 설비는 자금난 때문이 아니라, 새 설비를 들여 놓아 쓸모 없어져 매각하려 했던 낡은 설비였다. 당연히 중고 설비에 딸려 오는 오더란 것도 원래 없었다.
전기 승압이 된 이후로도 세팅이 늘어진 이유는, 3대의 중고 설비 중 그나마 작동하는 기계가 1대 뿐이고, 나머지 2대는 가동 안한지 오래되었고, 다른 기계 고치느라 빼다 써서 없는 부품도 많은 깡통 기계였기 때문이다.
원래 3대 3천만 원으로 내놨는데, 로마이가 거기에 2천을 더 붙였고, 케빈이 한 술 더 떠서 기계 당 1천씩 더 붙여 8천만 원이라고 회사에 보고했다.
너무 심하게 해먹는 게 불안했던 로마이는 8천에 넘기는 대신, 그 이후에 벌어지는 문제에서는 완전히 빠지겠다고 했다. 로마이가 설비 세팅도 제대로 못하는 회사와는 거래 못한다며 무대에서 사라진 진짜 이유다.
싹싹 빌어서라도 로마이의 마음을 돌리겠다며 케빈이 비장한 얼굴로 가져간 현금 2백만원이 어디로 갔을지는 뻔하다.
2. 케빈 해고 이후, 로마이는 케빈과 한 패가 되어 열심히 휘젓고 다닌다고 한다.
< 챕터 7>
1. 재스민의 말에 의하면, 재스민이 인피니티 사무실에 방문했을 적에, 영어가 잘 통하니까 제임스가 매우 호감을 표했다고 한다.
이후로, 케빈은 저녁 약속에 같이 가자고 한 것 외에도, 케빈 차로 인피니티 사무실에 갔다가 창고로 이동하는데 제임스 차에 같이 타도록 유도한다던가, 사무실에서 면담한답시고 젊고 예쁘니 더 조건이 좋은 남자를 만날 기회가 있으면 미래를 위해 잡는 게 좋다는 둥 하면서 제임스 얘기를 꺼낸다던가 하면서, 제임스와 연결시키려는 수작을 자꾸 걸었다고 한다.
2. 시장에 뿌려진 70만 개 중 회수되어 케빈이 매각 처리했다는 제품들은 라이언과 재활용 원료 공급처가 연루되어 있다.
<챕터 8>
1. 케빈은 지사에 출근하지 않았던 적이 잦았는데, 외부 영업을 한 것도 아니었다.
케빈이 해고되기 전 1년 간, 케빈 차량의 주행 거리는 1만5천 km가 채 되지 않았다. 그 1년 간, 출퇴근만 하는 내근직인 내 차 주행 거리가 2만 km가 넘었다.
본사 근무 때도 가끔 거래처로 현지 출근할 적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집에서 느지막히 나와 출근했다고 한다.
나도 언젠가 평일 오전에 케빈이 전화를 통 받지 않아 운전기사에게 전화 했는데, 어디냐고 물었더니 집이라고 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는 집에 핸드폰이라도 놓고 가서 들른 건가 생각하고 넘어갔었다.
2. 응급실에 실려갔다는 날, 케빈은 전날 외박을 하고 집에 오지 않은 거였다. 부인은 열 받아서 친정 가버렸고.
3. 내가 지사에 가지 않게 된 이후, 케빈의 성희롱 사건 - 재스민 제보
다른 사무실 직원들이 현장 작업을 돕는다고 사무실에서 나가고 재스민 혼자만 사무실에 남아, 케빈이 빨리 끝내라 지시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었다.
자기 사무실에 있던 케빈이 나와 재스민 옆 데스크 빈 의자를 끌어와 옆에 앉아 남자친구(나)에 대해 물어 봤다.
제시카는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업무 이야기가 아니면 대화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케빈은 제시카의 의자를 끌어 자기 정면으로 돌려 놓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면서, '네가 예전에 남자 관계가 복잡했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제시카는 침착한 얼굴로, '당신이 빨리 끝내라고 지시한 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는 중이니, 계속 일하게 해달라'고 했다.
케빈이 의자를 놔줬다. 제시카는 다시 모니터를 쳐다보며 타이핑을 했다.
케빈은 그런 제시카의 옆얼굴을 말없이 한동안 노려보다가 자리를 떴다.
4. 내가 지사에 가지 않게 된 이후, 케빈의 성희롱 사건 - 메이 제보
메이가 외근을 끝내고 지사에 복귀했을 때는 이미 퇴근시간이 지나, 다른 직원들은 모두 퇴근하고 케빈만 남아 있었다.
케빈에게 퇴근 인사를 하고 지사를 막 나서는데, 케빈이 급히 필요한 자료가 있다며 전화로 메이를 다시 불렀다.
메이가 다시 사무실에 돌아가 케빈이 요청한 자료를 정리하는 사이, 케빈은 자기 운전기사를 불러 물건을 사오라고 심부름을 보냈다.
사무실 창문으로 밖을 살핀 케빈은 메이의 옆으로 가서 메이를 불렀다.
메이가 돌아보고 깜짝 놀랐다. 케빈이 자신의 하의를 속옷까지 전부 무릎까지 내린채 서있었다.
케빈은 '내가 많이 힘든데, 네가 나를 좀 위로해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메이에게 다가갔다.
메이는 벌벌 떨면서 케빈에게, 이러면 안된다, 나는 그런 여자가 아니다라고 했다.
좀더 진행하면 메이가 소리 지를 것 같다는 걸 느낀 케빈은 그 이상 진행하지 않고 포기했다. (소리를 지르면 정문 경비소까지 충분히 들릴 거리다.)
5. 케빈의 성희롱 사건 - 재스민이 전해들었다는 제보
재스민과 업무상 자주 연락하다 친해진 인피니티 쪽 여직원이 있었다. 미혼이었고, 키가 큰 미인이었다.
어느 날 재스민에게 연락해와서, 케빈이 업무를 핑계로 자꾸 자신에게 접근하고, 근무 시간 외에도 따로 만나려고 해서 보직을 옮겼다며, 조심하라고 했다고 한다.
인피니티 사무실에 방문할 때 대부분 케빈의 차량을 같이 타고 오는 재스민이 처음엔 케빈과 그렇고 그런 사이인 줄 알았는데, 계속 얘기하다 보니 그런 관계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고 걱정되어 알려줬다고 한다.
6. 아랍 투자자는 정말 있긴 있었던 모양이다. 성사가 안된 모양이고.
여긴 잘못 건드리면 정말로 죽을 수도 있겠구나 싶어서 케빈이 빠졌을지도 모르겠다.
<그 외>
1. 케빈 이름은 유주얼 서스펙트의 배우 케빈 스페이시에서 따왔다.
2. [뱀의 심장을 가진 허깨비] 시리즈 내용에 나오는 케빈의 대사들 중 새빨간 거짓말들은 쌍따옴표 " " 로 표기했다.
3. 해고된 후, 케빈은 떵떵거리며 사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해먹은 돈들이 도대체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
회사를 그 정도로 망쳐놨으면, 저라도 보람(?)이 있어야 했을 거 아닌가.
도박으로 날린 건지, 삼천 궁녀 애인들 집을 사주느라 날렸는지, 아니면 정말로 약을 한 건지,
아, 딸이 가라오케에 나갈 정도로 어려웠던 처가 형편은 많이 폈다고 한다.
4. 케빈은 지금 저어기 지역에서 법인장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한다.
성공해서 돈 엄청 벌었으면 한다. 쪼들릴수록 주변 사람 피해가 커질테니까.
5. 사무실에서 커피 마시거나, 저녁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차를 같이 타고 회식을 가거나, 케빈과 나눈 잡담은 일일이 기억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외국 대학 나왔다, 공익이었다, 부모님이 어땠다, 뭐 좋아한다, 요즘 뭐 관심있다, 음식 뭐 좋아한다, 이런 일 겪은 적 있다... 등등 그야말로 일상 잡담이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속일 목적으로 하는 얘기가 아니라, 굳이 거짓말 할 필요 없는 이런 사소한 얘기들 조차도 사실이 아닌 것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케빈이 어떤 사람인지 통 모르겠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케빈은 사실은 허깨비였다. 뱀의 심장을 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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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소오~설이다.
현실에 저런 사람이 있을 리 없잖은가.
캐릭터 조형을 너무 비현실적으로 한 거 같다.
반성한다.
만약 현실에 케빈 같은 인간이 있다면, 아예 내 삶에 없는 사람처럼 엮이고 싶지 않다.
내가 사는 동네에 산다고만 해도 소름 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