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보고르 자연사 박물관 Museum Biologi Bogor

명랑쾌활 2020. 3. 23. 08:31

보고르 자연사 박물관 Museum Biologi 은 보고르 시 한복판에 있는 보고르 식물원 Kebun Raya Bogor 구역 안, 남서쪽에 있습니다.

보고르 식물원 안에는 대통령궁도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방문했던 곳이지요.

식물원이나 대통령궁은 별로 볼 거 없고요, 당일치기로 바람이나 쐴 겸 자연사 박물관만 둘러 보러 갔다 왔습니다.

...박물관도 별로 볼 건 없더군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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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구글 스트릿뷰 캡쳐>

보고르 식물원 정문에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면 된다.

자연사 박물관 입장료는 따로 없다.


이번에도 현지인 입장료를 냈다.

혹시 외국인이냐고 물어볼 만도 한데 의심하는 기색이 아예 없다. ㅋㅋ


입장료는 현지인 15,000 루피아, 외국인 25,000 루피아로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자동차를 타고 들어가면 따로 30,000 루피아를 받는다.


생긴 건 여기가 입구 같지만 출구다.


동물 표본만 전시되어 있으니 정확히는 동물학 박물관이라고 해야 하지만, 어색한 표현 같아서 그냥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한다.

식물원과 합치면 자연사 박물관이라고 해도 되려나?


꼬맹이들이 단체 관람을 왔다.

'우와~ 외국인인가봐!' 하는 시선 따위는 전혀 없었다.

인니 서식 초반만 해도 어디 관광지 가면 시선 깨나 받았었는데... ㅋㅋ


바띡 Batik 경연대회를 했나 보다.

자와-자와 지역은 지자체나 단체별로 바띡 경연대회를 종종 개최한다.


송곳니만 아니라면 덩치 큰 염소같아 보이지만,


수마트라 호랑이다.


수마트라 지방에는 아직도 야생 호랑이가 서식하고 있으며, 습격으로 인한 사망 사고가 매년 몇 건씩 발생한다.

육식 동물을 포함하는 야생 생태계를 유지하려면 매우 넓은 면적이 필요한데, 인니는 국토가 충분히 넓다.


1급 멸종 위기종인 수마트라 코뿔소

소보다 약간 작은 귀여운 사이즈가 특징이다.


역대 박물관장 사진이 줄줄이 걸려있다.

4대 관장까지가 네덜란드인인데 1960년까지 재임한 것으로 보아, 독립했다고 해서 네덜란드인들을 싸그리 추방하거나 하진 않은 모양이다.

전범국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하면서 해방되었던 한국과는 독립과 통치권 인계 과정이 달랐을 것이다.


사람과 오랑우탄과 원숭이


인니 물소는 고기가 맛이 없다.


그 유명한 끼장 Kijang 이 요렇게 생겼다.

끼장은 1977년에 출시되어 지금까지 국민차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SUV 차량이다.

2004년부터는 끼장 이노바 Kijang Innova 라는 새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통상 이노바라고 한다.)

한인 기업 차량도 거의 대부분 끼장 이노바다.


음... 이런 걸 보면 왜 살인사건이 벌어지는 고립된 산장이 떠오를까?


전시장 면적에 비해 에어컨이 턱없이 적지만 천정 선풍기를 같이 돌려서 그럭저럭 선선하다.


지금껏 여행 다니면서, 제대로 작동하는 키오스크를 본 적이 없다.

설치를 해봐야 관리할 능력이 되지 않기 때문일 거다.


2019년에 발견됐다는 일명 피노키오 개구리

울음소리가 좀 특이한데, 먹이를 발견하면 개구라 개구라 하는 소리를 내서 길어진 코로 사냥을 한다.

녀석의 순박해 보이는 눈망울에 속으면 안된다.


2017년에 발견된 이리아나 새

현 대통령 조코 위도도의 부인 이리아나 위도도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

평소 이리아나 여사가 자연보호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공로를 기리고자 그랬다나 어쨌다나.


피노키오 개구리와 이리아나 새는 박제가 아니라 모형이다.


박물관 최고의 볼거리인 고래뼈는 나가는 통로에 전시되어 있다.


그 옆에 조그만 매점이 있다.

박물관 직원들이 주고객일 거 같다.


등뼈 하나로 뼈다귀 감자탕을 끌이면 스물 다섯명이 먹고 배불러서 볶음밥은 못먹겠다.


자세히 보면 미세하게 구멍이 송송 뚫려 있어, 진짜 뼈라는 걸 알 수 있다.


단체 관람 온 아이들이 붙인 메모들

'성공하길 바랍니다'라던가 '점점 더 나아지길 바란다' 등등 가식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


박제 작업소라고 쓰여있다.

...아직도 박제를 한단 말인가?


온 김에 식물원도 차로 한 바퀴 대충 둘러 봤다.


식물원이라지만 관련 분야에 관심이 있지 않다면 딱히 볼 건 없다.

싱가폴을 건국한 레플스 총독과 네덜란드 식물학자가 조성한 곳이라고는 하는데, 그냥 총독 별궁에 딸린 넓은 정원 같아 보인다.


대통령궁이 보인다.

닫힌 출입구는 총을 맨 군인이 지키고 있었지만, 분위기는 살벌하지 않다.

철창 사이로 대통령궁 사진을 찍어도 아무 소리 안한다.


대통령궁은 원래 식민지 시절 네덜란드 총독의 별궁이었다.


네덜란드인 묘지


네덜란드 통치 시절, 본국이 아니라 이 곳에 묻히기를 바란 네덜란드인들이 많았다고 한다.


젊은 것들 연애질 하기에 딱 좋은 호젓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