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V

저소득자 주택 단지, 그리고 무허가 판자촌

명랑쾌활 2019. 12. 6. 08:29

대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상가 건물 뒤편에 주택단지가 있습니다.

예전엔 대로변에서 보였는데 앞에 들어선 상가에 가려져, 이젠 찌까랑 지역을 예전부터 아는 사람이 아니면 존재 자체도 모를 겁니다.


따만 찌비루 Taman Cibiru 입니다.

ci는 순다어로 물이라는 뜻이니, '푸른 물 공원'이라는 뜻의 주택 단지네요.

저소득층 대상의 소박한 주택 단지입니다.

몇 년 전, 식당을 운영하던 친구가 살았던 곳이라 제게도 몇 가지 각별한 추억이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회사 지원으로 고급 주택 단지나 공장 내 기숙사에서만 지냈던 제게는 진기한 경험들이었죠.

주변 이웃들의 눈초리나 경비원의 텃세, 미풍양속을 해친다는 누군가의 신고에 청년 두 명을 거느리고 찾아온 통장 등이 떠오르네요.


서민 주택 단지가 상가 건물에 밀려 큰 길 뒤편으로 가려지게 되었습니다만, 알고 보니 더 옛날에 서민 주택 단지 뒷편 한참 떨어진 곳에 무허가 판자촌 마을이 있었더군요.

저도 몰랐습니다.

마을까지 갈 수 있는 포장 도로조차도 없는 곳이거든요.

이 일대 땅을 소유하고 있는 리뽀 그룹에서 전략적으로 내버려 둔 땅에 들어와 살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나중에 공장 부지로 불하하게 되면 사라질 운명이지요.


사람 사는 곳은 어디나 마찬가지인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