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III

미스 인도네시아

명랑쾌활 2019. 2. 6. 10:14

한국에서 르바란 휴가를 보내고 인니에 다시 돌아왔을 때 얘기입니다.

자카르타 공항 3청사에 내려 주차타워의 개인차량 탑승구역으로 가는 중에, 마주오는 키가 크고 늘씬하고 '조금' 예쁘장한 아가씨와 눈이 마주쳤지요.

고개를 살짝 숙인 상태로 눈만 살짝 위로 떠서 상대방을 정면으로 응시하는 모션으로 저를 쳐다보는데, 타인의 시선을 받는데 매우 익숙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간단히 말해 연예인 삘이 났습니다.)

재밌는 건, 저도 타인의 시선을 받는데 꽤나 익숙한 사람이라는 거죠.

인니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어딜가나 현지인들의 주목을 받다 보니 익숙해 질 수 밖에 없었죠.

뭐 어쨌든, '흐흥~ 이 이쁘장한 아가씨가 내 내면의 매력을 눈치챘능가?' 하는 시답잖은 생각을 하면서 서로 지나칠 때까지 마주 응시를 했습니다.

저를 지나치기 직전, 그 아가씨의 얼굴에 마지막에 떠오른 표정은 '음? 나를 몰라보는 건가?'였습니다.

정말이예요. 전 그렇게 느꼈어요.

그 아가씨에게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분위기 상 남편이나 매니저는 아니고, 남자친구일 것 같더군요.


둘은 개인차량 탑승 구역 앞에서 약간 떨어져 서서 차를 기다렸습니다.


저를 마중 나온 일행이 제게 그러더군요.

"저 사람, 미스 인도네시아야."


바로 이 아가씨, 소니아 페르기나 찌뜨라 Sonia Fergina Citra 였던 거죠.

2018년도 미스 인도네시아가 됐고, 미스 유니버스에도 인도네시아 대표로 나갔던 아가씨입니다.


그런 사람이 개인적으로 공항을 이용하고, '일반인' 틈에서 평범하게 다니는 나라인 인니가 마음에 듭니다.

그런 사람과 아이 컨택트를 하고도 별 동요를 하지 않았던 저도 마음에 들고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