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알바로 생계 유지하면서 소소하게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
해외 여행이니 좋은 집 같은 욕망 포기하면 가능하지 않겠냐.
고등학교 갓 졸업했던 시절, 친구와 의기투합(?)해서 나눈 얘기다.
그 후 몇 년 뒤, 친구가 변했다.
회사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고 커리어를 쌓았다.
난 친구가 변했다고 생각했다.
친구는 그런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내가 얼마나 현실성 없는 꿈을 꿨는지, 시간이 더 지나서 알게 됐다.
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감당이 되는 지역엔 맥도날드가 없다는 사실을.
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싼 지역에서 맥도날드를 출퇴근 하려면 교통비 지출이 커진다는 사실을.
대중교통비가 무료가 될 나이가 되면 맥도날드에 취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괜찮은 지역에 있는 괜찮은 회사에 들어가면, 그 근처 말단 직원이 살만한 집들은 가격이 오른다.
월급이 늘어나면 그 일부는 자연스럽게 그 일대 집주인의 주머니로 흘러 들어간다.
시세가 좀더 저렴한 곳으로 가면 출퇴근 힘들고 교통비 늘어난 만큼, 집세는 딱 그만큼 저렴해진다.
맥도날드 알바로 연명하면서 가늘고 소박하게 살겠다니.
그런 허황된 꿈을 꿀 정도로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