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49

미투에 대한 다른 시각 - 급속한 사회 변화의 부작용

범죄에는 공소 시효가 있다.법이 바뀌거나 새로 생겨도, 그 이전에 발생한 해당 범죄에는 적용할 수 없는 불소급의 원칙도 있다.하지만, 괘씸죄에는 공소 시효가 없다. '지금 기준'으로 보자면, 고작 30년 전인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국은 야만적이고 미개한 법도가 당연하게 받아 들여졌다.변변히 벌어 오는 돈도 없이 여기저기 기웃 거리고 술 몇 잔 얻어 먹고 취해서 돌아온 남자가 집에 돌아와, 하루종일 날품 팔아 살림 꾸려가느라 녹초가 된 부인에게 술상 차리라고 해도 군말 없이 갖다 바치던 게 당연하던 시절이었다.저녁밥을 먹고 거실 가장 좋은 자리에 비스듬히 누워, 자식에게 담배와 재떨이 가져오라고 시켜 온가족이 있는 앞에서 담배를 피워도 되던 시절이었다.그런 아버지의 권위적인 모습이 멋지다고 우러러 ..

시사 2020.12.25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일시 하는 보수들의 모순

보수는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하지만, 그들이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은 대부분 자본주의의 요소다. 보수는 규율이 없는 자유는 방종이라고 한다.하지만, 경제에 대한 규제는 억압이라고 한다. 보수주의자들은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불가피하다고 한다.하지만, 소수의 부자들에게 세금을 걷어 다수의 국민들에게 분배하자는 건 반대한다. 보수주의자들은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에 대한 권리를 옹호한다.하지만, 모두에게 공평하게 무상 급식을 하자는 건 왜 부자에게도 나눠주냐며 반대한다. 소위 보수주의자들은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동일시 하기 때문에 그들의 주장은 일관성이 약하다.그들에게서 본 일관성은 하나다.권위에 대한 복종. 아니, 자기들이 인정하는 권위에 대한 복종.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면서 권위주..

시사 2020.09.25

공정한 중도란 없다. 다만 무관심할 뿐.

중도층이 좌우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다.아니다. 중도가 그렇게 쉬운 개념일 리가 있나.정치에서 말하는 소위 '중도층'은 좌나 우를 확실하지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중간에 있는 집단이라고 해서 '중도'라고 분류한 것일 뿐이다.'중도'의 학문적 의미와 혼동해서 갖게 된 선입견이다. 현실적인 정치 사안에서 중도란 있을 수 없다.만약 선거라면 A후보는 이래서 마음에 안들고, B후보는 저래서 마음에 안들어서 둘 다 지지하지 않는다며, 양비론을 내세워 그럴듯하게 넘어갈 수 있다.하지만, 자기 사는 지역에 쓰레기 처리장을 유치하는 문제는 어떨까?둘 다 틀렸다는 양비론 따위는 통하지 않는다.유치에 찬성하느냐, 반대하느냐 둘 중 하나 뿐이다.찬성이나 반대 둘 다 하지 않는 사람은 그냥 쓰레기 처리..

시사 2020.09.18

과거를 치루지도 않은 중인을 양반과 같이 대우하는 건 불공정하옵니다

조정의 발표에 조선팔도 선비들이 들고 일어나 동부승지에게 몰려갔다. "명을 거둬 주십시오. 천한 것들을 양반과 같이 대한다는 것은 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옵니다.""그들 역시 관의 일을 보는 사람들이오. 먹고 사는 일이 불안해서야 어찌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소?" "그들은 과거도 보지 않은 잡인들이옵니다. 관직에 들기 위해 밤낮 없이 학문에 매진한 선비들을 무시하는 처사이옵니다.""과거 급제를 해야 받을 수 있는 관직은 그대로 있을 것이오. 그들을 그 관직에 올리는 것이 아니오." "허나 선비들의 박탈감이 심하옵니다.""선비들이 학문에 매진하는 동안 그들은 놀고 먹기라도 했단 말이오?" "선비들의 공부는 신성하옵니다. 그들의 노동과는 비교할 수 없는 고귀한 가치가 있사옵니다.""가치의 중함을 따진다 ..

시사 2020.07.17

전염병 보다 경제가 문제, 그리고 무딕 Mudik

인니 교민분들은 다들 경제적인 부분을 대비하셔야 하겠습니다.냉정하게 이번 사태를 본다면...전염병은 걸리는 사람, 안걸리는 사람, 걸려도 이겨내는 사람, 아닌 사람 각자 다를 수 있습니다.하지만, 경제 충격의 여파는 누구에게도 예외가 없습니다.인니 교민 사회의 경제적 측면에서 보면 인니가 봉쇄를 하느냐 마느냐 보다, 미국과 유럽 상황이 어떻게 되느냐가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교민 경제 생태계에 유입되는 금전은 인니 한국 업체의 수출 임가공 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그런데, 현재 미국, 유럽의 패닉 상황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3개월 이내에는 정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전염병 확산 추이도 물론 중요하지만, 현시점에서 한국 교민이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폭동과 경제 상황, 두 가지라..

시사 2020.04.08

대출 채무는 무조건 못갚는 사람 만의 잘못일까?

갚을 생각 없이 빌린 경우는 논외로 치자.그건 사기죄에 해당한다. (실제로 채권채무 분쟁에서 법적으로 압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 사기죄로 옭아 매는 거다.) "빌렸으면 갚아야지."가령 친구 사이에 돈 문제가 생기면, 안갚는(혹은 못갚는) 사람만 욕하지 않는다."빌려 준 너도 바보다."라고 한 소리 듣는 경우도 흔하다.그런데, 사회에서 채권 채무 문제가 발생하면 무조건 채무자에게만 욕을 한다.친구 사이에 그냥 믿고 빌려 준 사람에겐 바보라고 욕하면서도,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돈을 빌려주는 사업 행위를 하는 금융기관이나 대부업자는 피해자라고 두둔하는 격이다. 사회에서 돈을 빌리고 빌려주는 건 경제 활동의 일환이다.그것도 빌려줐다 회수하지 못하는 일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스스로 감수하고 하는..

시사 2020.02.07

학생이 퍼머나 염색을 하면 타락한다?

예전엔 일정 부분 맞는 얘기이긴 했지요.권위주의가 팽배했던 그 시절엔 규격화 된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었으니까요.무조건적인 복종이 덕목이었던 그 시절, 학칙에 따르지 않는다는 건 죄악이었습니다.그러니, 대놓고 그 학칙을 어기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곧 반사회적 또라이였지요. 요즘 와서 퍼머나 염색이 학생을 망친다는 건, 꼰대들의 한심한 우기기입니다.탈선 청소년이 퍼머나 염색을 할 수는 있겠지만, 퍼머나 염색이 청소년을 망치는 원인이 될 수는 없어요.깡패는 보통 문신을 합니다만, 문신을 했다고 해서 멀쩡한 사람이 깡패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모두가 획일적으로 스포츠 머리로 깎고, 교련복을 입고 전투훈련을 받던 그 시절에도, 퍼머나 염색은 학생을 타락시키는 원인이 아니라 반사회적인 심성을 표출한 결..

시사 2019.04.06

회사 민주화 충돌 - 독재를 옹호하는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단초

노년층 꼰대나 수꼴들이 주장하는 논리를 보면, 대부분 독재를 미화하는 경향이 있다.더 나아가, 현재의 상황에 대해 독재로 타개해야 한다는 인간들까지 있다.민주화 이후 속속들이 나오는 독재 시절의 만행에 관한 기록들을 보면, 감시와 탄압도 많았고, 주로 희생을 요구하는 '그리 안좋은 시절'이었는데, 그들은 왜 그 시절을 미화하는지 이해하기가 어렵다.그 시절을 살아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루어 짐작할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실마리를 찾았다.아직까지 구시대 체제가 주류를 이루는 곳,구시대 체제를 내가 직접 겪어 봤던 곳,이젠 내가 소위 꼰대나 기득권 취급을 받는 곳,이제 민주화 되어야 한다는 열망이 끓기 시작하는 곳,바로 회사다.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지만, 회사 내에서는 독재를 옹호하는..

시사 2018.05.25

전작권 환수 반대의 진정한 목적

전작권 환수를 반대하는 집단의 논리 :한국의 자주국방력 취약 -> 강대국 미국에 위임 -> 안정 전작권 환수를 찬성하는 집단의 논리 :한국의 자주국방력 충분 -> 국가 주권 확립 -> 안정 양쪽 다 논리 자체는 오류가 없다.둘 다 국가의 안정이라는 같은 목적 하에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처럼 보인다.그래서 끝없는 논쟁이 계속된다. 김관진 국방장관이 북한에 비해 남한 국방력이 80% 수준이라는 소리를 했다.한 나라의 국방장관이라는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자국 국방력을 비하한다?설사 약하더라도 강하다고 해야 할 입장인 사람이?그 부조리함에 의구심이 들었다.만약, 전작권 환수 반대 집단의 목적이 안정이 아니라 불안이라면 어떨까?전작권을 미국에 맡겨야 한다는 논리는 자국의 국방력이 약하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자국..

시사 2018.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