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능가.

명랑쾌활 2023. 12. 29. 08:14

1960년대까지 결혼식에서 애국가 부르기도 했다.

1970년대까지 남자 장발은 걸리면 바리깡으로 밀었고, 미니스커트도 단속했다. 관련 법령은 1988년 12월31일까지 존재했다

1980~81년엔 사람들 마구 잡아다가 삼청교육대에 집어 넣었다.

1981년까지 0시부터 4시까지 밖에 다니면 경찰서 유치장에 갖혔다.

1988년까지 단순 관광 목적으로 해외에 나가지도 못했다.

1990년대 초반까지는 군대에서 딱히 간부 눈치를 보지 않고 하급자 구타나 가혹행위를 했다.

1994년까지 비행기나 버스 안에서 흡연 가능했다.

1997년 IMF 이전에는 직장 상사가 형, 삼촌, 사장이 아버지와 같다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졌다. '회사를 가족처럼', '직원이지만 주인의식을 가지고' 같은 드립의 근본이 이 때였다.

1998년이 되어서야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조롱해도 되는 세상이 됐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회사 회식은 마땅히 참석해야 하는 일종의 업무였다.

2002년까지 주 6일 근무가 당연했고, 주 5일제 전면 실시는 겨우 2011년이다. 그러고도 안지킨다. 인니에 진출한 한국 기업 절대 다수가 아직도 주 6일 근무를 절대 진리처럼 여긴다.

 

2009년 이후로는 내가 한국에 살지 않아서 잘 모르겠고...

어쨌든 나이 지긋하게 자신 인간들 뿐만 아니라, 나이 마흔 전후인 사람들 중에도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한다면서 하는 말 들어보면 어째 독재를 수호하는 것 같냐면,

가치관이 형성될 나이에 독재가 당연한 시절을 겪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민주주의 = 좋은 것' 딱 이 수준까지만 알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국민 각자가 주인이다.

주인이니까 내 의견을 얘기한다.

각자 모두 자기 의견을 주장하니 시끄러운 게 당연하다.

'옛사람'들은 이해 못한다.

높은 사람이 결정했으면 토달지 말고 따라야 한다고 알고 살아왔다.

가장이 장남에게 전재산 물려주고, 그 밑 자식들더러 장남 몰아주라고 하면 예! 하고 따르는 게 당연한 시절이었다.

그게 효율적인 거고, 자기 의견 주장하는 건 불평불만자였다.

그게 너무 당연해서 의심조차 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원래 시끄럽다는 걸 이해하지 못한다.

 

민주주의는 젊든 늙었든 누구나 한 표다.

노소 없이 평등하다.

'옛사람'들은 이해 못한다.

나보다 덜 산 사람이 자기 주장 내세우는 건 버르장머리 없는 짓이다.

장유유서, 위계, 상명하복, 권위주의야 말로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처럼 자명한 이치라고 생각하고 살아왔다.

 

이해하자. 받아 들이란 뜻이 아니다. 이해만 하자.

몰라서 그런 거라면 알려주면 되지만, 자기가 옳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 방법 없다.

그냥 그렇게 살게 내버려 두자.

각자 자기 가치관대로 사는 거, 그게 바로 민주주의 아니겠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