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 669

마또아 Matoa - 두리안 맛 살짝 나는 인니 과일

내가 처음 필드에 나간 골프장 이름이 마또아 Matoa 였다. UI BIPA 어학 코스 시절, UI에서 가장 가까운 골프장이었다. 마또아가 과일 이름이란 걸 안 건 몇 년 후였다. 골프장 인근에 마또아가 많이 자라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나. 10여 년 만에 드디어 마또아 실물을 봤다. 생긴 건 당장에라도 새끼 익룡이 알을 깨고 나와 지구를 멸망시킬 것 같이 생겼지만... 노르스름 쫄깃한 과육이 들었다. 단맛이 은은한 편인데, 두리안 맛을 1백분의 1로 희석한 거 같은 묘한 구린내가 있다. 두리안과 렝껭이 종을 넘어선 뜨거운 금단의 사랑을 나눠서 태어난 녀석인 거 같다. 그리고, "이 아이의 이름은 마또아로 지으시오."하고 떠났겠지. 남자들이란... (마또아는 렝껭, 리치, 람부탄, 망고스틴과 같은 종이다...

인니의 환절기

1년 내내 더운 열대지방에 환절기가 있겠냐 싶겠지만 실제로 있다. 한국 환절기에 병치레가 많은 것처럼, 인니도 그렇다. 본격적인 우기로 들어가는 12월, 1월이다. 이즈음에 피부 트러블이나, 배탈, 몸이 쑤신다던가 하는 증상이 자주 일어난다. 컨디션이 좀 안좋다라는 느낌이 계속된다. 아마도 습기가 높아지면서 곰팡이류가 기승을 부려서 그렇지 않나 추측한다. 인니에 온지 얼마 안되는 사람은 이런 변화가 없다. 오래 살아서 풍토에 적응한 사람에게 나타난다.

Kriwakz Cumi-cumi Crispy 소기업 오징어 튀김 과자

자주 가는 대형 마트에 국산 소기업 제품을 진열한 코너. 그날따라 뭐에 씌였는지 그중 Kriwakz 라는 브랜드의 제품들이 자꾸 눈길을 끌었다. 이런 제품은 주택 개조한 공장 같은 가내 수공업이나 다름 없는 소기업에서 만들기 때문에 평소 구경만 하고 지나친다. (가끔 소개하는 수까부미 Sukabumi 지역에서 제조하는 요상한 한류 식품들도 가내 수공업과 공장 사이 수준이다.) 피래미 튀김, 새우 튀김, 오징어 튀김. 그 중 피래미 튀김이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왠지 무섭다. 그래서 그나마 안전빵인 오징어 튀김을 사봤다. 제조처가 살라띠가 Salatiga 지역이라 쌔하다. 살라띠가는 역사가 오래된 교육 도시에 어학을 배우는 외국인들이 많은 곳이라 원래 좀 아는 지역이다. 스마랑과 족자 사이의 내륙 지방인데 ..

인니의 크리스마스 2021

2021년 크리스마스, 주택단지에 산타가 방문했다. 말 머리에 사슴뿔 장식이 빠진 게 좀 아쉽지만, 말도 취향이 있을테니... 교회에서 교민 집집마다 방문해서 선물을 주는 이벤트를 하나 보다. 내가 사는 주택단지엔 외국인 거주 비율도 높고, 기독교인도 많이 살아서 상당히 열린 분위기다. 다른 지역이었으면 이런 행사하기 쉽지 않다. 종교로 텃세 부리는 걸 신앙심의 신실함을 보이는 행위라고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라 그렇다. 주택 관리 업체의 차량도 뒤따르고, 경비원도 동행하는 이유도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서다. 허가 받고 하냐고 시비 붙을 것도 방지하고. 아이에게 선물을 주고 쿨하게 떠나는 산타에게서 이 시대의 참 리더 상이 보인다. 부하들(?)은 다 반팔인데 혼자서만 땡볕에 고생하고 있다. 아닌가? 산타가..

끄르뿍 끔쁠랑 Kerupuk Kemplang - 생긴 건 쌀과자 비슷

끄루뿍 Kerupuk 은 생선이나 새우가 들어간 인니의 과자입니다. 보통 나시 고렝에 곁들여 나옵니다. 영락없이 쌀과자처럼 생겼지만, 끄루뿍 끔쁠랑 Kerupak Keplang 역시 생선이 들어갑니다. 고등어를 죽처럼 갈아 타피오카 가루 섞어 반죽해서 물에 끓여 익히고, 잘라서 말렸다가 튀기거나 구워서 먹습니다. 포장엔 빨렘방 Palembang 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남부 수마트라 일대의 음식입니다. 맵고 단 양념에 찍어 먹습니다. 삼발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밥과 같이 먹지 않고, 간식처럼 따로 먹는 음식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생긴 게 쌀과자를 연상시켜서 맛에 괴리가 있습니다. 비린내에 민감하다면 괴리감이 더 심할듯 합니다. 생선 좋아하신다면 맛있게 드실 거 같습니다. 5점 만점에 2점. 못먹을..

비교하지 않으면 다를 것도 없다

"인니도 다 사람 사는 곳인데, 다를 거 없다." 인니살이 초기, 10여 년 이상 산 한인들에게 많이 들었던 얘기고, 이젠 나도 그리 생각한다. 솔직히, 똑같을 리 있겠나. 문화, 기후, 환경, 역사가 다른데. 그럼에도, 인니에 계속 살다 보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느끼는 시기가 오긴 온다. 뭐 대단한 경험이나 깨달음 덕이 아니다. 자신이 아는 한국은 이제 너무 옛날이고, 무의식적으로 한국을 기준으로 두고 비교하는 습관이 흐릿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 한국은 이런데... 한국은 안그러는데... 원래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틀을 없애고, 그냥 현지인들 하는 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깨닫게 된다. 이 사람들도 그냥 살아온대로 살아가는 것일 뿐, 희노애락 감사 배신 다 똑같다는..

Best Wok Mi Goreng Korean Spicy Cheese

인니 미 고렝의 표준 Indo Mie Mi Goreng 보다 더 맛있다고 했었던 Best Wok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어쨌든 인니의 거의 모든 라면 브랜드가 깔짝거리는 한국식 매운맛을 표방한 제품이다. 매운맛에 치즈를 더한 맛이 외국인에게는 상당히 새로운가 보다. 포장 색깔도 전반적으로 노란색이고 매운 정도를 중간이라고 표시했다. 스프 종류가 너덧 가지인 요즘 신제품들과 달리 단촐하게 3가지다. 기본 양념 스프, 매운맛 액상 소스, 치즈 가루. 맛있다. 매운맛과 치즈맛이 잘 어울리고 너무 짜지도 않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다. 인니 치즈 특유의 구리구리한 맛이 걱정됐는데 거의 없다. 치즈맛까지도 한국 스타일을 따라한 거 같다. 5점 만점에 5점 지금껏 먹어봤던 인니 라면들 100여 ..

Buavita Korean White Peach Juice 한국 복숭아 쥬스

부아피타 Buavita 라는 인니 쥬스 브랜드에서 한국 백도 쥬스를 출시했다. 한국어로 '복숭아'라고도 적혀있다. 한류 대단해. 가격도 다른 과일 쥬스들에 비해 가장 비싸다. 한국 과일 = 고급인가보다. 맛은... 인니 사람들이 이게 한국 복숭아 맛이라고 오해할까 걱정이다. 과즙이 아니라 그냥 복숭아 향 첨가한 느낌이고 그마저도 싱겁다. 5점 만점 2점

한인 마트 vs 일본 마트

한인 마트 일본 마트에 비해 싸다. (육류 제외. 냉동인데도 더 비쌈.) 신라면 같은 업계 과반 점유 품목 몇몇 말고는, 덜 유명한 비주류 브랜드를 취급하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취급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입 단가여서 그런듯 하다. 공급가격이 가장 저렴한 브랜드 제품을 선택해서 적당히 싸게 팔아 이윤을 극대로 남기는 방식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교민들은 선택의 폭이 좁게 강제됐기 때문에 덜 유명하고 좀 후진 제품 늘어놔도 구매할 수 밖에 없으니까. 재고 관리 수준이 낮다. 현지 마트 수준보다 약간 나은 정도다. 매대에 붙은 가격표와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는 실제 판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런 경우는 대부분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 ..

Sasa Bumbu Ayam Kalasan 깔라산 양념치킨 양념가루

아얌 깔라산 Ayam Kalasan 은 족자 Jokga 깔라산 Kalasan 지역에서 유래한 닭 요리다. 코코넛 워터에 각종 양념을 때려 넣은 국물에 졸아들도록 끓인 닭고기를 다시 튀겨서 만든다. 튀김옷 없이 그냥 튀기는 거라 볼품 없어 보이지만, 양념을 고기 안에 배어들어서 아주 맛있다. 닭고기 안에 염지액을 넣어서 튀기는 한국 치킨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인니도 사스 유행하던 시절에도 닭고기 소비량이 줄지 않았을 정도로 닭 요리에 진심인 나라다. 게다가 튀기는 조리법이 일상적이라, 닭고기 속까지 양념해서 튀기는 조리법 정도는 누군가 생각했을 거다. 롬복 지역 특산 닭요리인 아얌 탈리왕도 양념에 삶고, 다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굽는 조리법이다. 사사 Sasa 는 요리 양념이 주력인 식품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