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한인 마트 vs 일본 마트

명랑쾌활 2023. 11. 17. 12:01

한인 마트

일본 마트에 비해 싸다. (육류 제외. 냉동인데도 더 비쌈.)

신라면 같은 업계 과반 점유 품목 몇몇 말고는, 덜 유명한 비주류 브랜드를 취급하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취급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입 단가여서 그런듯 하다. 

공급가격이 가장 저렴한 브랜드 제품을 선택해서 적당히 싸게 팔아 이윤을 극대로 남기는 방식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교민들은 선택의 폭이 좁게 강제됐기 때문에 덜 유명하고 좀 후진 제품 늘어놔도 구매할 수 밖에 없으니까.

재고 관리 수준이 낮다. 현지 마트 수준보다 약간 나은 정도다.

매대에 붙은 가격표와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는 실제 판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런 경우는 대부분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

제품 재고가 떨어지는 일이 잦은데,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심지어 자체 상품인 김치 등도 종종 떨어진다.

미리 재고 관리를 하며 선주문을 하지 않고, 떨어지면 주문하는 것 같다.

모든 육류와 대부분의 해물을 냉동 유통한다.

매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비층이 공장 기숙사 식재료 사입이라서 그렇겠지만, 재고 관리가 쉽다는 이유도 있을 거다.

때깔이 심각하게 안좋은 돈까스용 냉동육 4팩이 2개월 이상 방치된 걸 본적 있다. 그게 계속 있는 동안 새 돈까스는 들어오지 않았다.

신선 식품은 채소와 달걀, 몇 가지 해물인데, 냉동 유통을 할 수 없어도 수요층의 요구가 강해서 어쩔수 없이 취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안팔리는 제품 유통기한 임박해서 할인판매하는 경우도 잦다.

 

일본 마트

한인 마트에 비해 전반적으로 10~20% 비싸다.

한국의 마트와 거이 차이 없다.

냉동해도 품질 차이가 없는 품목들을 제외하곤 거의 대부분 냉장 진열이다.

즉시 취식 가능한 샐러드와 도시락, 튀김도 판매하며, 신선도 관리가 철저하다. 시간 단위로 확인해서 즉시 할인 스티커를 붙인다.

재고 관리 시스템도 현지 수준과 차원이 다르다.

직원이 수시로 매장을 돌며 제품을 관리한다.

제품 재고가 떨어진 매대에는 '죄송하다.제품이 떨어졌다'는 표지를 걸어 둔다.

육류는 냉장 소포장 진열이면서도 한인 마트보다 저렴하다.

어류 역시 손질해서 깔끔하게 소포장한 후 바코드 붙여서 판매한다. (한인마트는 큰 쟁반에 각얼음과 함께 생물 진열하고 주문하는 만큼 비닐 봉지에 담아 무게 달아서 판매)

회와 초밥도 있다.

 

 

결론

한인 마트는 '구하기 어려운 한국 식자재를 공급한다'는 창업 초기 시절의 특수성에 멈췄다는 인상이다. (까놓고 말해, 한국에 있는 무슬림 할랄 마트 같은 느낌이다.)

이거라도 어디냐는 생각에 매몰된 거 같다. 그래서 서비스 수준도 현지 평균으로 하향 평준화 됐고, 발전의 의지도 없다.

매대 가격표와 실가격이 다른 것도 한인 마트가 특별히 이상하다기 보다는 그냥 인니 중급 이하 마트 수준이 그렇다. 가격표 관리 제대로 안되는 걸 아주 가벼운 실수 정도로 넘어가는 게 보편적 인식이다.

공장 기숙사에 최적화 되어, 일반 가정의 장보기에는 선택의 폭이 좁다.

한인 마트는 가격 경쟁력을 우선시 하면서 원가를 최대한 줄여서 이익을 추구하는 것 같고, 일본 마트는 본국의 매장 관리 시스템 수준을 최대한 구현하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서비스 수준을 높여 편의성을 더 제공하고, 그만큼 더 비싸게 받겠다는 전략이다.

 

그렇다 보니 한인 마트에서만 구할 수 있는 몇몇 제품만 그곳에서 사고, 보통 현지 마트와 일본 마트에서 장을 보게 된다.

불편하긴 매한가지인데 현지 마트가 더 저렴하다. 신라면도 현지 마트가 최소한 몇 십원이라도 저렴하고, 프로모션 할 적엔 가격이 30% 정도 낮을 때도 있다.

한인 마트는 물건이 자주 있다 없다 불규칙하고, 너무 오래되서 변질된 냉동 제품 버린 적이 몇 번 있어서 믿음이 잘 안간다.

애국심도 열심히 하는 사람에게나 그럴 마음 생기는 게 아닐까 싶다.

 

* 참고로, 한인 마트는 가장 유명한 업체 한 곳 얘기다.

모든 한인 마트를 가보진 않았지만, 다른 곳들은 구색이 좀 적은 대신 보다 세심하게 관리한다는 느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