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33

켜진 불이 잘 보이는 이유

어렸을 적, 화장실 쓰고 불 끄는 걸 자주 까먹어서 엄마에게 매번 잔소리를 듣곤 했다.내가 덜렁대는 성격에 부주의로 그런 줄 알았다.회사에서도 사장이나 관리담당은 쓸데없이 켜져 있는 불을 보면 잔소리를 한다.한소리 들어도 많은 직원이 그걸 자주 까먹는다.부주의해서 그런 줄 알았다. 이제 거주하는 곳의 관리비를 부담해야 하고, 회사의 관리부장이 되어 지출을 관리하다 보니 문득 깨달았다.돈을 부담하거나 관리해야 하는 입장이 되니, 쓸데없는 전기 낭비가 실제로 돈이 나가는 것처럼 느껴져 '저절로' 눈에 들어왔다.덜렁대거나 부주의 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전기 절약이라는 말이 구체적으로 실감이 나지 않기 때문에 보이지 않았던 것 뿐이다.대놓고 말하자면, 켜진 불을 끄던 말던, 에어컨을 끄던 말던 자신에게 직접적인..

단상 2017.03.30

요즘 사회 초년생들 좀 이상해 보입니다.

뭐 좀 가르쳐 주려고 하면 변명을 하느라 정신 없더군요."난 그런 뜻 아니라...""사실 전 이 걸 이러려고...""원래 이 거는 이게 아니라..."신입이 못하는 거 당연하고, 그거 갖고 혼내거나 불이익 줄 생각 없다고 몇 차례 얘기했지만 소용이 없어요.본능에 각인된 거 같아 보여요. 네 의도 따위는 관심 없고,그냥 이 것의 결과물은 이렇게 나와야 하는 거고,너한테서 이런 결과물이 나오게 하려면 내가 지시하는 대로 따라 하는 게 최선의 방법이니,그냥 못한다 인정하고 따르라고,그리 말을 해도 못고치는 거 보면 이미 본능에 각인된 거겠죠 뭐. 학교나 학원 같이, 입맛에 맞게 가르치고, 시험 보고, 점수 주고, 증명서 발급해주는 건, 돈 내고 배우는 곳에서나 해주는 거죠.돈을 낸 고객이니까요.회사에서 돈 받고..

단상 2017.03.23

처자식 핑계 함부로 대지 마세요.

자기도 그러고 싶지 않은데 처자식 먹여 살리느라 어쩔 수 없다는 얘기 흔히 쓰입니다.하지만 쓸데 없이 남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설마 어쩔 수 없이 행하는 모든 일이 다 진심으로 처자식을 위한 일일리가 없습니다.그냥 자기 마음 편하자고 하는 핑계일 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 귀한 처자식, 함부로 팔지 맙시다.솔직히 그냥 자기가 편한 길로 가거나 비겁하고 싶어서 그런 것일 뿐, 다른 선택이 없는 건 아니잖아요.

단상 2016.12.05

사실인 욕에 상처 받지 않는 방법

자신을 제대로 알고 받아 들이는 사람에게는 진실이 상처를 줄 수 없다.자신을 제대로 모르거나, 알면서도 거짓된 자신으로 속이는 사람에게는 진실만큼 독한 상처가 없다.자신에게 이기적인 면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욕해도 아무렇지 않다.아닌척, 착한척 하는 인간에게는 큰 상처가 되고, 그래서 더 격렬한 반응을 한다.자기가 도와드리는 거라고 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뭘 도와줘요? 돈 받고 하는 거지."라고 하면 엄청나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그거다. 뭐 그렇다고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비하하는 말을 들으면 화는 난다.하지만,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얘기다.

단상 2016.11.28

마음 상하는 일을 당했을 때 잘 참아 넘기는 유형

마음 상하는 일, 또는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잘 참아 넘기는 사람이 있고 그렇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보통은 '나는 잘못한 거 없는데, 네가 잘못해서 그렇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잘 참는 사람은 '내 탓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그보다 더 잘 참는 사람은 '내가 네 입장이라면 나도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역지사지 하는 사람입니다.정말 잘 참는 사람은 '나는 그럴리 없겠지만, 너 같은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사람이 다 나와 같을 수는 없는 일이니까요. 결국 마음 상하는 일 넘기는 것도 자기 자신을 얼마나 내려놓느냐에서 비롯되는 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단상 2016.11.14

거짓말이 귀찮아서 솔직합니다.

거짓말 지어내자고 하면, 헛점 거의 없이 지어낼 수 있어요.당신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거나, 거짓을 말하는 건, 당신을 배려하는 거예요.전 거짓을 말하는게 귀찮아서 보통은 솔직한 사람입니다.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사실 사람들 대부분은 그게 꽤 어렵습니다.사회생활 하다 보면, 아쉬운 입장일수록 솔직하면 곤란할 상황에 빠지는 일이 잦거든요.솔직해도 사회생활 하는 데 큰 지장이 없으려면, 애초에 거짓말로 모면해야 할 상황 따위를 미리미리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몇 가지 요령이 있다면...1. 모르는 거 아는 척 하지 않는다.2. 못하는 거 할 수 있는 척 하지 않는다.3.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한다.4. 고결하지 않은데 고결한 척 하지 않는다. 간단한데 쉽지 않습니다.자신을 과대포장하는 건 무리생활을 하는..

단상 2016.09.15

적당히 둥글둥글 사는 게 맞는 거 같더군요.

사람이 기계가 아니라 사람인 이상,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 옳은 일이라고 칼로 베듯 딱딱 자르고 살 순 없는 거 같습니다. 고객사에 제품을 납품했는데, 1만개 중 300개가 부족하다고 컴플레인이 들어왔습니다.1백개 한 묶음 당 8~11개씩 모자라다는 군요.1만개 중 300개면 3%입니다.우리 쪽 작업은 컴퓨터 카운터로 수량을 세기 때문에 작업자 실수로 수량을 잘못 셀 수가 없고, 설령 있더라도 0.5% 이상 모자란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원인은 단 한 가지입니다.고객사 직원들이 우리 회사 제품을 편취했거나 소홀히 다뤄 버려졌을 겁니다. 물론 고객사측에서도 같은 주장을 할 수는 있습니다.우리 회사 직원들이 편취를 했을 수도 있다고요.하지만 두 가지 이유 때문에 우리 쪽 주장이 더 신빙성이 있습니다.첫..

단상 2016.0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