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05

사람 사이가 이젠 휴대폰 따위로 이어졌구나.

일본 밴드 Chatmonchy 의 Shangrila 라는 노래를 듣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게 휴대폰이 없어진다면 ' 어떻게든' 연락하려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단축번호가 생겨서 전화번호 열 개 이상 외우는 사람이 드물어졌듯, 세상 편해지면 편해질 수록 사람은 점점 못쓰게 되가는 듯 하다. 연락하기 편해진 만큼, 인간 관계라는 것은 오히려 싸구려가 되가는 기분이다. 서로 약속 장소 엇갈려 안타까워 하던 그런 애틋함은 이제 없다. 그 자리엔 ' 왜 휴대폰 안받은 거야' 라는 날선 구속과 논리만 남았을 뿐이다. Chatmonchy チャットモンチ - Shangrila シャングリラ 챗몬치 의 홈피 http://www.chatmonchy.com/

단상 2009.02.10

진실과 진실을 말하는 것.

작은 어촌에서 평생 어부로 사는 노인이 있습니다. 열 마리를 잡으면 세 마리를, 스무 마리를 잡으면 여섯 마리를 촌장에게 바치며, 결혼을 하고, 자식을 키워 장가도 보냈습니다. 어느 날 노인이 볕에서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데, 외지 사람이 찾아 왔습니다. 그 사람은 노인에게 어촌에서의 생활과 작황 등을 묻고 배우며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외지 사람이 노인에게 말했습니다. " 어르신. 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다른 마을은 열 마리를 잡으면 두 마리를 걷습니다. 적게 잡히면 더 덜 걷기도 해요. 그 마을의 촌장은 여기 촌장보다 덜 부유해 보였지만, 그 마을의 주민들은 어르신보다 형편이 나아 보였어요. 이건 뭔가 옳지 않은 것 아닙니까?" " 글쎄, 뭐가 옳고 그른지 모르겠지만 서도, 난 지금..

단상 2009.01.09

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는 개발.

발전이라는 이름 하에 이루어지는 개발이 과연 옳기만 한 일일까? 어릴적 내가 살던 강경은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보다 포장되지 않은 곳이 더 많던 곳이었다. 한창 " 새벽종이 울렸네~" 가 울려 퍼지던 시절이라, 여기저기 맨땅이 아스팔트 길이, 조금 덜 중요한 길은 시멘트로 포장되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며 컸다. 그 때 난, 빤빤하고 비가 와도 깔끔한 아스팔트 길이 깔리면 깔릴 수록, 그게 살기 좋은 마을, 행복한 나라가 되어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좀 더 커서 서울로 이사오고 얼마 간의 시간이 흘러 선산에 찾아 갔을 때, 여간해선 개선될 것 같지 않았던 선산 앞의 깡촌 시골마을까지도 드디어 포장도로가 깔린 것을 보고서, ' 이야 여기도 이제 많이 발전했네.' 하고 생각했다. 그 시절 난, 자연적인 것에 인..

단상 2009.01.03

충고에 대한 단상

1. 언쟁은 피하고, 논쟁은 조심하자. 토론도 가려하자. 이 셋을 구분 못하는 사람이 많다. 구분하는 사람일지라도, 그 날 기분에 따라 구분 못하는 경우도 있다. 나도 그렇다. 2. 들을 준비가 돼있지 않은 사람에겐 그 어떤 좋은 말도 소음일 뿐이다. 그런 그를 연민하기 전에, 그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보자. 정히 그를 바꾸고 싶다면, 들을 자세가 되게끔 노력하자. 그런 수고도 하고 싶지 않은 좋은 말이란건, 그리 좋은 말도 아니다. 3. 귀에 쓴 좋은 말은 정말 조심해야 한다. 내 생각에는 '어느 정도' 쓴 말이, 그 사람에게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쓴 말일 수도 있다. 귀에 쓴 직언은 하되, 먼저 내 우월감을 충족시키기 위함인지 재삼 숙고하자. 그런 직언은 무책임한 아부보다..

단상 2008.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