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33

피해자가 꼭 선하리라는 법은 없어요

일본 식민지배 하의 조선인이나 나찌에게 학살 당한 유대인, 범죄 사건의 희생자 등, 피해자를 동정하는 마음을 갖다 보면, 자칫 피해자가 선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가해자가 악하기 때문에 반대 개념인 피해자는 선할 거라는 착각입니다.피해를 당하는 것과 선함은 전혀 상관 없어요.일본 식민지배 하의 조선인이나 나찌에게 학살 당한 유대인이 선량했을 거라는 건 착각입니다.피해자에 대한 동정이나 희생자에 대한 애도는 있을 수 있지만, 선악은 전혀 별개의 문제예요.

단상 2019.03.23

처우는 안좋지만 의리는 있는 회사라는 개드립

처우는 다소 떨어지지만 대신 사람 쉽게 자르지 않는 회사라는 건 입에 발린 말이지요.그 안좋은 처우를 감수하면서 자기 몫을 하는 사람이 드무니, 딱히 자를 이유가 드문 겁니다.대체할 사람 구하기가 쉽지도 않을테고요.게다가, 절대 자르지 않는 게 아니라면 별 의미도 없습니다.쉽게 자르지 않는다는 건, 상황이 더 심하게 안좋으면 결국 자른다는 뜻이죠. 그냥 차라리 처우를 좋게 하고, 일 못하면 자르세요.최소한 위선은 아니니까.하지만, 그렇게는 또 못하겠죠?그럼 최소한, 처우는 좀 안좋지만 의리는 있는 회사라느니 하는 개드립은 치지 맙시다.애초에 의리가 있다면, 처우 조금이라도 좋게 하려고 노력하는 게 앞뒤가 맞는 얘기죠.

단상 2019.03.15

가난한 사람에게 종교는 무기

부자는 그 자체로 가난한 사람보다 권력이 강하지만, 종교의 덕목들은 빈부를 가리는 것을 죄악시 한다.종교 안에서의 다툼은 논리보다 맹목적 믿음이 우세하다.가난한 사람이 그나마 부자를 이겨 먹을 수 있는 분야가 종교란 얘기다.이러한 이점으로 인해, 가난한 사람이 더 경직된 종교관을 갖을 확률이 크지 않을까 생각해 봤다. 가난한 가장일 수록 자녀에게 종교적으로 강압하는 경우가 더 많은 이유도 그렇다.부모자식 관계도 까놓고 말해 인간 관계의 일종이고, 인간 관계란 결국 가진 게 많을수록 (베풀 여력이 더 클 수록) 더 권위가 서게 마련이다.그런 게 없다면, 결국 이유따윈 필요없고 무조건 따라야 한다고 해야 하는데, 종교가 그런 쪽에 아주 편리하다. 가난한 자는 인간은 다 똑같다는 교리를 이용하고, 권력자는 천..

단상 2019.03.08

생일 좀 몰라줘도 사는데 아무 지장 없어요.

20대 시절, 동네 친구들 끼리 모여 망년회 겸으로 술 한 잔 마시던 중의 일이었다.한 친구가 동석한 다른 친구의 생일이 5일 후라면서 겸사겸사 축하하자는 얘기를 했다.그냥 별 타이틀 없이 모여 마시던 술자리는 그 친구의 생일 축하 모임이 됐다.그 날은 내 생일 하루 전날이었다.거기서 내 생일을 내 입으로 밝히는 것도 뻘쭘한 상황이 될 거 같아 그냥 아무 얘기 하지 않았다.이제와서 돌이켜 보면, 스스로 자신의 생일이 뭐 특별한 날이라도 되는 것처럼 여겼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그래서 그런 특별한 날(?)을 잊어버린 친구들이 너무나 미안해 할까봐 입 다물고 있었던 거 같다.섭섭함과 초라함을 느끼면서.당시의 나는 자존감이 부족했기 때문에, 주변의 타인들이 내 특별함을 인식해 줌으로써 존재를 확인 받고 싶었던..

단상 2019.02.08

중소기업 인사 담당자로서 알려주는 경력직 면접 요령

예전에 신입들 입사 응시 서류 관련 팁이라며 적었던 글이 있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706) 경력직에 대해서도 몇 자 적어볼까 합니다.사실 경력직이라면 대부분 사회의 좆같은 험난한 풍파를 겪어왔기 때문에, 조언이랍시고 끄적이는 이 글이 굳이 필요할까 싶기는 합니다.누군가에게는 다 아는 내용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소설 쓰고 자빠졌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뭐 그래도 누군가에게는 참고가 될 수도 있으니 적어보겠습니다. 경력직 입사 요령은 신입과 다릅니다. (당연한 얘기죠. ㅋ)이력서와 자소서에 실질적으로 적을 내용이 있기 때문에 서류 작성에 필요한 팁이라고 할 건 별로 없겠습니다.굳이 짚자면, 모집하는 분야의 실무에 관련된 서술을 간명하게 하면 되겠습니다.경력은 없고, ..

단상 2019.02.02

불신자에 대한 벌은 신의 소관이니까 댁은 신경 끄시죠?

당신에게 뭔가 좋은 게 있으니까 율법을 따르는 거 아닙니까.당신의 신이 잘했다며 그에 대한 보상을 해주든, 벌을 면제해주든, 천국에 보내주든 말예요.설마, 그야말로 아무 대가 없이 그냥 당신 괴로우라고 율법을 그렇게 정한 건 아닐 거잖아요. 그럼 당신은 당신 종교의 율법을 지키지 않는 내게 화를 낼 게 아니라 측은해 해야 하지 않아요?당신이 지키는 걸 난 지키지 않았으니, 벌을 받거나 상을 못받을테니까요.내 불신에 대한 벌이 있다면 그 건 당신의 신 소관이니, 당신은 신경 끄시죠?정 신경 쓰이면, 화를 낼 게 아니라 위로를 하시던가.

단상 2019.01.25

당연해지지 않기 위한 끊임 없는 노력

연인이든, 친구든, 지인이든, 인간 관계라는 게 결국, 좋은 점이라는 단맛으로 나쁜 점이라는 쓴맛을 상쇄하면서 유지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좋은 점은 쉽게 당연해지고 무뎌지고, 나쁜 점은 점점 더 거슬리고 크게 느껴지는 사람의 고약한 본성이지요.단맛은 더 이상 달지 않고 쓴맛은 점점 커져갈테니, 인내심으로 버텨 나가게 될 겁니다.인내심을 연료로 유지하는 관계는 더이상 인생의 행복이 아니라, 짐일 뿐이지요.그렇기 때문에 관계를 오래 좋게 지속하려면, 상호간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나쁜 점을 조심하고, 좋은 점을 늘 처음처럼 감사하고 흡족해하려는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자신의 안좋은 면을 고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의 좋은 점에 반했던 처음처럼 여전히 감사하는 마..

단상 2019.01.19

뇨냐 Nyonya 의 자격지심

어느 지인이 현지인 여성과 결혼했다.그 여성은 특이하게도, 자신을 뇨냐 Nyonya 로 대하지 않으면, 기분 나쁜 걸 넘어서 적개심과 원한까지 품었다. 일반적으로 현지인들은 자신이 뇨냐로 불리는 것을 어색하거나 간지러워 한다.외국인 남성과 결혼한 외국인이나 현지인을 가리키는 말인데, 높임말이면서도 부정적인 의미 (거만함, 외국인에 대한 배척, 좀 심하게는 양공주) 가 포함되었기 때문이다.높임말이니 기분 나빠하거나 화를 내지는 않지만, 어쨌든 그렇게 불린다고 마냥 좋아하거나 하진 않는다.그런데, 지인과 결혼한 그 현지인 여성은 자신이 뇨냐로 대해지길 바라니, 이상할 밖에. 알고 보니, 그 현지인 여성은 가라오케에서 일을 했었고, 지인과도 가라오케에서 만나 결혼하게 됐다고 한다.그 사실을 알고 나니 이해가 ..

단상 2019.0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