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233

뒷담화를 하지 않는다고 믿을만 한 사람은 아니다.

좋지 않은 의도로 없는 말 지어내거나, 왜곡해서 소문 퍼뜨리는 사람이 못믿을 사람인 건 맞다.하지만, 남말을 안한다고 해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건 개연성이 부족하다.남한테도 나에 대한 말을 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 정도는 타당하다.남 뒷담화는 안하지만, 남의 재산을 탐낼 수도 있고, 약속 안지킬 수도 있고, 돈 빌리고 안갚을 수도 있다. 오히려, 누군가에 대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사심없이 정직하게’ 알려 주는 사람이 믿을만 한 사람 아닌가?A가 B에게 속고 있다면, A에게 알려주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컨데, 뒷담화의 진실성과 사심이 중요한 거지, 뒷담화 자체가 무조건 못믿을 행동은 아니란 얘기다. 뒷담화를 하지 않는 건 그 자체로 좋은 덕목일 수는 있지만, 그 게 곧 신뢰의 척도는 아니다.오..

단상 2018.12.12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

주기로 결정했으면 그냥 주고 잊어 버려요.조건이니 보답 따위 생각해봐야 스트레스만 받아요.조건이든 보답이든 어차피 남일이예요. 가령, 당신 부모에게 매달 용돈을 100만원씩 드리기로 이미 결정했다면, 그냥 드리면 되는 거예요.고령이라 취업을 할 수 없어서 수입이 없으시다던가, 몸이 불편하시다던가 하는 조건들은 결정할 때 고려할 사항들이예요.이미 결정하고 났으면, 그 돈을 어떻게 쪼개서 드려야 하나, 자기 사정만 생각하세요.부모님 형편이 어렵다면 같은 액수라도 더 요긴하시겠지만, 부족하게 느끼실 수도 있겠지만, 그건 부모님 입장이에요.당신 입장에서 보면, 형편 넉넉한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형편 어려운 부모님께 100만원을 드리든, 당신 돈 100만원이 나간다는 사실은 똑같아요.건강하셨던 부모님이 ..

단상 2018.12.06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입사 시험에 자꾸 떨어지다 보면 아무래도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입니다.남들보다 못한가, 자기 자신에게 문제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겠죠.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그저, 그 회사에서 찾는 인재상과 맞지 않았을 뿐이예요.인사 담당자 일을 해왔던 제가 보장합니다.입사지원서류를 검토하거나 면접을 보다 보면, '못나서 아무 짝에도 쓸 모 없겠구나'라는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어요.장점도 분명히 있고, 어떤 업무가 잘 맞을 것 같은지도 감이 와요.그냥 뽑는 직무와 잘 맞지 않을 것 같아서 탈락시키는 겁니다. 당신은 아직 당신의 자리를 만나지 못한 것 뿐이예요.노력의 대가가 따박따박 반영되지 못하는 건 아쉽겠지만, 세상이 원래 그런 걸 어쩌겠어요.어쨌든, 절대 당신이 못나서 떨어진 게 아니예요.

단상 2018.11.23

자식은 나와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자식은 나와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다면 자식의 옳음을 존중해야 한다.자식이 나와 다르길 바라면서, 내 옳음을 강요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내가 옳다는 건 내 삶의 관점에서 옳은 거다.내가 살아온 삶은 내가 옳다고 믿어온 선택들의 결과다. (혹은 내 옳음과 사회의 요구 사이에 타협한 결과다.) 길고양이는 새끼에게 사람 피해 숨는 법과 쓰레기통 뒤지는 법을 가르친다.집고양이는 사람에게 애교 부리는 법을 가르친다.둘 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법을 가르치지만 옳음은 정반대다. 자식이 나와 다른 삶을 살기를 바란다면, 자식이 나와 다르길 바라야 하지 않을까.그리고, 자식의 다름을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단상 2018.11.14

좋게 생각해 버릇하면, 좋게 생각하는 버릇이 든다.

운동선수의 놀라운 플레이는 생각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수만번 연습한 결과가 무의식적으로 튀어 나온 것이다.시속 300km 이상의 배드민턴 공을 받아치면서 어디로 떨어뜨릴지까지 정하는 건 절대 계산으로 할 수 없다.심지어, '어디로 떨어뜨리면 좋을까' 조차도 판단의 영역일 뿐 생각이 아니다.성격 역시 마찬가지다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평소 '생각해 버릇한대로' 반응이 튀어나오는 거다. 온화한 성격과 사나운 성격을 비교해보자.예를 들어 운전을 하는데 다른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 온화한 사람은 '급한 사정이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납득을 해버린다.하지만, 사나운 사람은 '저 새끼가 날 무시하나'라고 생각을 하며 화가 치밀어 오른다.정말 급한 사정이 있었는지는 모를뿐더러, 확인할 수도 없으니 중요하지도 않다...

단상 2018.11.09

보수 성향인 사람의 심리

보수 : 새로운 것을 적극 받아들이기보다는 재래의 풍습이나 전통을 중히 여기어 유지하려고 함 (다음 국어사전 발췌) 보수는 변화에 거부감을 갖는다.보수는 자신이 당연하다고 받아 들인 것을 바꾸기 싫어한다.보수는 자책하지 않는다.자책에는 곧 반성이 따르고, 반성은 곧 다시 그러지 않겠다는 변화를 수반하기 때문이다.그래서 보수는 과오에 대해 남탓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방한 자신을 칭찬한다.보수에게 있어서 남탓은 자신이 틀리지 않았다는 자기 확신과 태도 고수를 위한 방패막이다.보수가 광주 시민 학살, 베트남 전쟁 양민 학살 등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성향을 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보수는 독재에 대해 딱히 거부감이 없다.독재는 정권의 안정이기 때문이다.우두머리가 자주 바뀌는 민주주의는 안정을 추구하..

단상 2018.11.02

소주가 1만5천원인 덕분에 호탕해졌어요.

한국 같으면 저녁 식사 근사한 곳에서 한 끼 먹는데 10만원이다 하면 와 되게 비싼 곳 갔나 보다 하겠죠.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하지만, 인니에서는 그럭저럭 만만한 정도입니다. 한국같으면 둘이서 소주 좀 마셔도 50,000원 넘기 힘듭니다.닭도리탕 20,000~30,000원 정도니까 소주 서너 병 마셔도 4만원 좀 넘네요.싸게 먹자면, 치킨 13,000원 소주 각 2병 해도 30,000원이 안넘고요. 인니도 삼겹살은 한국과 비슷하게 1인분에 8,000원 정도, 보통 10,000원 합니다부대찌개나 닭도리탕 같은 탕 종류도 20,000~30,000원 정도로 한국과 비슷하고요.문제는 소주가 1병에 13,000원입니다.삼겹살 2인분에 소주 각 1병만 해도 40,000원을 훌쩍 넘지요.기분 좋다고 각 2병이라도 ..

단상 2018.10.19

사기꾼의 요건은 지능이 아니라 비양심

사기꾼이 기발한 방법으로 사기를 치는 건, 반드시 머리가 좋기 때문은 아니다.사기꾼은 뛰어난 점은 관점과 발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일반인이 미처 생각 못하는 걸 생각하니까 기발하다, 머리가 좋다라고 느끼는 것 뿐이다.사실, 일반인은 그런 생각을 미처 못하는 건,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게 나쁜 짓이라고 스스로 제약을 걸기 때문이다. 가령, 달리기 시합에서 이기고자 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 보자.보통 어떻게 하면 더 빨리 달릴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게 보통이다. 그래서 연습도 하고, 좋은 운동화를 준비하기도 한다.하지만 사람들 중에는 '어떻게 하면 경쟁자가 나보다 느리게 달리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심지어, '어떻게 하면 내가 더 빨랐다고 남들을 믿게 만들까'를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단상 2018.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