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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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산책] 2. 찌까랑 집 - 대형마트 - 한인마트

taman의 사전적 의미는 '공원, 정원'이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유원지라는 뜻도 있다.그리고, 주택단지는 원래 쁘루마한 Perumahan 이지만, 따만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곳이 워낙 많아서 주택단지라는 뜻도 생겼다.주택들 있는 지역 입구에 '따만 뭐시기'라고 붙어 있으면 '뭐시기 주택단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리뽀 찌까랑에도 여러 주택단지가 있는데, 그 중 나는 따만 매도그린 Taman Meadow Green 에 산다.이곳에 10년 가까이 살아서 '우리 동네' 같은 느낌이다.가장 오래됐고, 중하층부터 중상층까지 거주민 계층 폭이 가장 넓다. 그래서 주택 가격도 천차만별이다.살고있는 외국인들 국적 종류가 가장 다양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 터키 등등)가장 오래된만큼..

드디어 인니에도 땡초 고춧가루가

벳남에서 한국으로 땡초 고춧가루가 수입된 걸 본 게 10여년 전이다.인니도 땡초(=Cabe Rawit)가 한국의 김치만큼 흔한 나라라 고춧가루가 있을 법도 한데, 인니에 10여년 사는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현지인들이야 생고추를 갈아서 삼발 Sambal 이라는 양념을 만들어 먹는 식문화라서 그렇다 쳐도, 쌀농사 짓고 두부며 김치도 만들어 파는 한인들이라면 벌써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데도 그렇다.무궁화라는 한인 마트에서 자체 유통하는 인니산 고춧가루는 당최 맵지가 않았다.그래서 한국에 가면 벳남제 땡초 고춧가루를 사와서 먹곤 했다. 싸요 Ssayo 라는 한인 마트가 무궁화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인니 한인 소기업들이 제조한 식자재들을 제법 다채롭게 취급하고 있다.무궁화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비해 저렴하고 ..

Kemarin과 Besok

인니어로 대화하다 보면 참 헷갈리는 단어가 kemarin과 besok입니다.보통 인니어 공부할 적 단어 외우면서 kemarin은 어제, besok은 내일이라고 외웁니다. (저만 그런가요?)자주 쓰이는 단어라 공부 초기 때 외우죠.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쓰다 보면 핀트가 나가는 경우가 잦아요.Kemarin, Aku ke bandung.이러면, 한국인은 보통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고 이해합니다.'kemarin=어제'라고 뇌에 입력되어 있거든요.근데, 사실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는 뜻도 되고, '지난번에 나 반둥 갔었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돼요.kemarin은 어제라는 뜻 외에, 지난날, 과거라는 뜻도 있거든요.besok 역시 내일이라는 뜻 외에, 미래, 장차라는 뜻이 있고요.맥락으로 ..

인니가 한국보다 살기 나은 점 딱 세 가지

저렴하게만 먹겠다고 하면 한국보다는 훨씬 싸다.한국에서는 고급 축에 속하는 외국 음식은 여기서도 당연히 비싸지만 한국보다는 싼 편이다.하지만, 한국에서 평범하게 먹던 한식 위주로 여기서 먹는다면 한국보다 비싸다.한국에서는 평범하지만 여기서는 고급이니까. 생필품, 공산품 질도 전반적으로 떨어진다.싼 건 무지 싼데 한국이라면 아무리 싸게 팔아도 이딴 걸 파냐고 욕먹을 정도로 저질이다.좀 괜찮은 제품도 한국 평균 보다 떨어지는데 한국보다 비싸다.한국 수준 품질의 제품은 찾기 어렵고 무지 비싸다. 교통 최악이다.대중 교통도 최악이고, 자가용도 정체는 일상이다.질서 의식 최악, 보행자 도로는 취약하거나 아예 없는 구간이 비일비재다.치안도 좋지 않아서 맘편히 걸어다닐 수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의료 수준도 아주 떨..

외계인이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근거

외계인이 존재한다는 근거1. 한 번 벌어진 일은 다시 벌어질 수 있다.2. 우주는 무한하다. 혹은 무한에 가깝다.3. 따라서 지구에 지성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우주에 또 다른 지성 생명체가 존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인류가 외계인을 접촉한 적이 없는 이유1. 우주는 무한하다. 혹은 무한에 가깝다. 심지어 지금도 팽창 중이다.2. 우주 기준에서 시간은 몇 백 억년 단위다. 인류가 관측 가능한 우주만으로도 그렇다.3. 무한한 공간 안에서 몇 백 억년 단위의 시간 동안 인류와 외계인이 마주치는 게 당연할까, 마주치지 '못하는' 게 당연할까? 우주는 몇 백 억년 단위고, 인류가 문자로 기록할 수 있을 정도의 지능을 갖게 된지는 고작 5천년이다. 게다가 소행성 충돌 따위 이벤트 없어도 자멸하느냐 마느냐 하고 있다.

단상 2024.05.26

복수심은 자연스런 감정

복수는 자신에게도 손해다, 복수는 자기 자신도 파괴시킨다, 뭐 이런 얘기있다.착한 일 하면 보답을 받는다는 소리와 비슷한 레벨의 개소리다.당했으면 그만큼 돌려주는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자연스런 감정이다. 복수는 자기에게도 손해라는 말은 성급한 단정이다.자신에게 손해되는 복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복수도 있다.복수를 하기 위해 내가 원래 해야 할 것들을 등한시 하면 손해다.하지만 내가 원래 해야 할 것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면, 굳이 복수를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복수는 쓸데 없는 짓이 맞다. 이성적으로 따진다면 그렇다.하지만 복수심은 애초에 이성이 아니라 감정의 영역이다.애초에 뭐 쓸데 있으라고 그런 감정이 드는 게 아니다.그리고 우리는 감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은, 그저 인간이다.복수심은 자연스런..

단상 2024.05.24

[특이했던 사람] 3. 미안하다는 말은 절대 안하는 사람

선배형이 이틀 내로 렌트 차량 수배해달라고 부탁해왔다.하루 이틀도 아니고 최소 한 달 기간이라 어려웠지만, 현지인 지인 어찌어찌 수소문해서 연결해줬다.타고 다니는 내내 브레이크가 뻑뻑하네, 시동이 안걸리네, 연락을 해서 귀찮게 했다.그럴 거 같아서 차 주인 직접 연결해줬고, 렌트 비용도 직거래하게 했는데 그런다.나보다 인니 더 오래 살았던 사람이다. 못해서가 아니라, 귀찮아서 떠맡긴 거다. 한국에 들어간다고 연락이 왔다.차량 렌트 두 달치 선불로 지불했고, 3개월 째 들어가는 첫날이라는 게 퍼뜩 기억났다.그럼 차량은 연장하는 거냐고 물어보니, 그제서야 렌트 안한댄다. 열쇠는 아는 현지인에게 맡겼댄다.목소리가 심드렁하다. 미안하단 말은 커녕 '아차, 깜빡했네!' 이런 추임새도 없다.선배형은 전화 끊기 전에..

[특이했던 사람] 4. 초등학교 4학년 담임

삼양동 초등학교 4학년 시절 담임은 여선생이었다.3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 정도로 보였다.큰 소리를 내거나 흥분하는 모습을 보지 못했는데, 차분하다기 보다는 목소리나 행동에 활기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 선생은 공개적이고 노골적으로 나를 포기했다는 티를 냈다.복도에서 뛰다가 걸려도, 한심하고 짜증난다는 눈으로 쳐다보다가 고개를 저으며 교실로 들어가라고 했다.전체가 벌 받을 일이 있어도 나는 외면했다. (면제가 아니라 외면)쉬는 시간에 반 친구들 서너명과 종이 비행기를 접어서 창밖으로 날리다가 걸렸을 적이 기억난다.교실 앞에 나란히 세워두고 반 애들 다 들으라는듯 '넌 내가 벌 줄 필요가 없으니 들어가 앉아'라고 했다. 그리고 말썽 피운 다른 친구들은 모두 손바닥을 맞았다.담임이 공개적으로 왕따를 한..

단상 2024.05.17

모성을 핑계로 하는 갑질

Susu premium tersedia di pusat informasi프리미엄 우유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준비되어 있습니다. 인니 대형 마트에서도 고급 분유는 인포메이션 센터에 따로 진열해두고 파는 군요.한국도 분유엔 도난 방지 장치를 해두고, 미국이나 호주도 분유 도난이 가장 빈번하다던데요. 분유 가격이 비싼 것도 모성 심리를 이용한 면이 있다고 보는데, 도난 역시 모성 심리가 작용해서가 아닐까 싶습니다.아이에게 좋은 걸 먹이고 싶은 마음이 도둑질의 죄책감을 상쇄시킨다던가...걸려도 모성에 호소하며 싹싹 빌면 다른 도난에 비해 처벌이 가볍거나 훈방되기 때문이라는 관점도 있습니다.아, 되팔이를 목적으로 하는 도난은 논외로 치겠습니다. 소위 말하는 부모 갑질(혹은 진상 엄마)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봅니다.공..

단상 2024.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