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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끄르뿍 끔쁠랑 Kerupuk Kemplang - 생긴 건 쌀과자 비슷

끄루뿍 Kerupuk 은 생선이나 새우가 들어간 인니의 과자입니다. 보통 나시 고렝에 곁들여 나옵니다. 영락없이 쌀과자처럼 생겼지만, 끄루뿍 끔쁠랑 Kerupak Keplang 역시 생선이 들어갑니다. 고등어를 죽처럼 갈아 타피오카 가루 섞어 반죽해서 물에 끓여 익히고, 잘라서 말렸다가 튀기거나 구워서 먹습니다. 포장엔 빨렘방 Palembang 이라고 쓰여 있지만, 실제로는 남부 수마트라 일대의 음식입니다. 맵고 단 양념에 찍어 먹습니다. 삼발에 찍어 먹기도 합니다. 밥과 같이 먹지 않고, 간식처럼 따로 먹는 음식이라서 그런가 봅니다. 생긴 게 쌀과자를 연상시켜서 맛에 괴리가 있습니다. 비린내에 민감하다면 괴리감이 더 심할듯 합니다. 생선 좋아하신다면 맛있게 드실 거 같습니다. 5점 만점에 2점. 못먹을..

비교하지 않으면 다를 것도 없다

"인니도 다 사람 사는 곳인데, 다를 거 없다." 인니살이 초기, 10여 년 이상 산 한인들에게 많이 들었던 얘기고, 이젠 나도 그리 생각한다. 솔직히, 똑같을 리 있겠나. 문화, 기후, 환경, 역사가 다른데. 그럼에도, 인니에 계속 살다 보면 '여기도 사람 사는 곳이구나' 느끼는 시기가 오긴 온다. 뭐 대단한 경험이나 깨달음 덕이 아니다. 자신이 아는 한국은 이제 너무 옛날이고, 무의식적으로 한국을 기준으로 두고 비교하는 습관이 흐릿해지면서 자연스럽게 그리 된다. 한국은 이런데... 한국은 안그러는데... 원래 이래야 하는 거 아닌가... 이런 틀을 없애고, 그냥 현지인들 하는 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다 보면 깨닫게 된다. 이 사람들도 그냥 살아온대로 살아가는 것일 뿐, 희노애락 감사 배신 다 똑같다는..

[그 회사 이야기] 1. 가족이 위계 조직이라던 그 전무

입사 당시 그 회사는 한국에 본사와 공장이 있었고, 이제 막 인니에 법인 설립을 진행 중이었다. 회사 오너의 매제가 인니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그의 권유에 따라 인니에 생산 공장을 지으려는 상황이었다. 현지 사전 준비는 오너 매제가, 본사에서는 원청 대기업에서 낙하산으로 들어온 상무가 컨트롤했다. 입사하고 나서 초기에 한국 본사의 상무에게서 가장 자주 닥달을 받았던 건 '수입 허가가 언제 되느냐'였다. 설립 허가 프로세스를 시작한 3개월 정도 경과한 시점이었다. 인니 관청 행정 업무가 한국에 비해 얼마나 엉망인지, 언제까지 되는지는 아무도 특정할 수 없고 특정해주지도 않는다는 걸 아무리 설명해도 상무는 이해를 못했다. 아니,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아니, 언제 되는지도 알 수 없다니, 그런 ..

소오~설 2023.11.29

Best Wok Mi Goreng Korean Spicy Cheese

인니 미 고렝의 표준 Indo Mie Mi Goreng 보다 더 맛있다고 했었던 Best Wok에서 신제품이 나왔다. 늦은 감은 있지만 어쨌든 인니의 거의 모든 라면 브랜드가 깔짝거리는 한국식 매운맛을 표방한 제품이다. 매운맛에 치즈를 더한 맛이 외국인에게는 상당히 새로운가 보다. 포장 색깔도 전반적으로 노란색이고 매운 정도를 중간이라고 표시했다. 스프 종류가 너덧 가지인 요즘 신제품들과 달리 단촐하게 3가지다. 기본 양념 스프, 매운맛 액상 소스, 치즈 가루. 맛있다. 매운맛과 치즈맛이 잘 어울리고 너무 짜지도 않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맞는다. 인니 치즈 특유의 구리구리한 맛이 걱정됐는데 거의 없다. 치즈맛까지도 한국 스타일을 따라한 거 같다. 5점 만점에 5점 지금껏 먹어봤던 인니 라면들 100여 ..

그 두 사람 이야기의 끝

https://choon666.tistory.com/966 에서 4년의 터울을 건너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선배형이 갑작스럽게 귀국했다. 이미 귀국하고 나서 연락을 해와서 알게 된 거라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아마도 2022년 12월 6일일 거다. 기력이 없긴 했지만, 덤덤한 말투로 사업 마무리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그는 인니에서 평생 살기를 바랐다. 뒤늦게 발견된 대장암 말기, 다니던 회사에서 한국 본사로 발령내주고 치료도 지원한다는 제안도 거절하고, 항암치료를 받느라 한달에 한 번 한국을 왕복하면서까지 인니에 있으려 했다. 6차까지 받으며 점차 호전되고 있다는 검사 결과에 희망을 가졌지만, 결국 간까지 전이되어 버렸다. 더 지체하다가 비행기를 타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될까 서둘러 떠났다고..

소오~설 2023.11.24

[발리 아메드 Amed - 우붓 Ubud] 10. 우붓 - 할림 Halim 공항으로 복귀

조식으로 나온 오믈렛과 토스트, 과일. 토스트 사이에는 '나름' 치즈도 들어있다. 1박 3만원에 이정도면 훌륭하다. 내가 어젯밤 하도 우렁차게 코를 골아서 옆방 한국 커플에게까지 울려 퍼졌나보다. 아내가 그러는데, 아침에 문 밖에서 한국 여성이 남자에게 투덜대는 소리가 들려왔다고 한다. ㅋㅋㅋㅋ 와씨, 엄청 미안한데 이게 불가항력이라 참... 예전에 엄청나게 살이 쪄서 비행기 옆좌석 내 자리까지 넘쳐 흘렀던 그 아가씨가 지금 나같은 기분이었을까. 이봐요, 바로 옆에서 자는 내 아내는 그러려니 하잖아! 난 당신 아내가 아니잖아! 그럼 내 아내가 되면 되잖...응!? 보온통에 뜨거운 물 넉넉하니, 커피든 차든 원하는 대로. 조식 시간 아니더라도 늘 갖춰져 있다. 원두 가루인데 거르지 않고 그냥 물에 타는 게..

Buavita Korean White Peach Juice 한국 복숭아 쥬스

부아피타 Buavita 라는 인니 쥬스 브랜드에서 한국 백도 쥬스를 출시했다. 한국어로 '복숭아'라고도 적혀있다. 한류 대단해. 가격도 다른 과일 쥬스들에 비해 가장 비싸다. 한국 과일 = 고급인가보다. 맛은... 인니 사람들이 이게 한국 복숭아 맛이라고 오해할까 걱정이다. 과즙이 아니라 그냥 복숭아 향 첨가한 느낌이고 그마저도 싱겁다. 5점 만점 2점

한인 마트 vs 일본 마트

한인 마트 일본 마트에 비해 싸다. (육류 제외. 냉동인데도 더 비쌈.) 신라면 같은 업계 과반 점유 품목 몇몇 말고는, 덜 유명한 비주류 브랜드를 취급하는 걸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취급 제품을 선택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사입 단가여서 그런듯 하다. 공급가격이 가장 저렴한 브랜드 제품을 선택해서 적당히 싸게 팔아 이윤을 극대로 남기는 방식을 선호하는 게 아닐까. 어차피 교민들은 선택의 폭이 좁게 강제됐기 때문에 덜 유명하고 좀 후진 제품 늘어놔도 구매할 수 밖에 없으니까. 재고 관리 수준이 낮다. 현지 마트 수준보다 약간 나은 정도다. 매대에 붙은 가격표와 계산대에서 바코드를 찍는 실제 판매 가격이 다른 경우가 드물지 않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그런 경우는 대부분 실제 판매 가격이 더 비싸다! ..

[발리 아메드 Amed - 우붓 Ubud] 9. 아메드에서 우붓으로

아메드를 떠나 우붓으로 가는 날 아침이 밝았다. 우붓은 이제 딱히 뭘 보러 가는 곳이 아니다. 쉬러 가는 곳이고, 실망할 일 없는 곳이다. 아내가 가고 싶다는 곳들 들르는 게 목적이다. 조식을 먹고 숙박하는 동안 후불로 걸어놨던 것들을 정산했는데... 아내의 잔잔바리 주문이 모여, 1박 2만원 짜리 숙소 6일 묵는데 룸서비스가 10만원 가까이 나왔다. ㅋㅋ 1박 2만원 짜리 숙소에 군말 없이 묵어 주는 걸 감사해야 하는 건가 싶다. 친구 동생 사고난 오토바이 수리비는 7만원 가량 나왔다. 주인 아저씨가 수리비 싸다며 1시간 거리 암라푸라 Amlapura 까지 끌고 가서 고쳐 오셨다. 수리 내역 영수증 주시면서 깔끔하게 수리비만 받으셨다. 그랩이나 블루버드 택시로 갈까 했는데, 아메드 지역에서도 주민들 사..

Sasa Bumbu Ayam Kalasan 깔라산 양념치킨 양념가루

아얌 깔라산 Ayam Kalasan 은 족자 Jokga 깔라산 Kalasan 지역에서 유래한 닭 요리다. 코코넛 워터에 각종 양념을 때려 넣은 국물에 졸아들도록 끓인 닭고기를 다시 튀겨서 만든다. 튀김옷 없이 그냥 튀기는 거라 볼품 없어 보이지만, 양념을 고기 안에 배어들어서 아주 맛있다. 닭고기 안에 염지액을 넣어서 튀기는 한국 치킨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겠다. 인니도 사스 유행하던 시절에도 닭고기 소비량이 줄지 않았을 정도로 닭 요리에 진심인 나라다. 게다가 튀기는 조리법이 일상적이라, 닭고기 속까지 양념해서 튀기는 조리법 정도는 누군가 생각했을 거다. 롬복 지역 특산 닭요리인 아얌 탈리왕도 양념에 삶고, 다시 양념을 발라 숯불에 굽는 조리법이다. 사사 Sasa 는 요리 양념이 주력인 식품 브랜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