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어로 대화하다 보면 참 헷갈리는 단어가 kemarin과 besok입니다.
보통 인니어 공부할 적 단어 외우면서 kemarin은 어제, besok은 내일이라고 외웁니다. (저만 그런가요?)
자주 쓰이는 단어라 공부 초기 때 외우죠.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쓰다 보면 핀트가 나가는 경우가 잦아요.
Kemarin, Aku ke bandung.
이러면, 한국인은 보통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고 이해합니다.
'kemarin=어제'라고 뇌에 입력되어 있거든요.
근데, 사실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는 뜻도 되고, '지난번에 나 반둥 갔었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돼요.
kemarin은 어제라는 뜻 외에, 지난날, 과거라는 뜻도 있거든요.
besok 역시 내일이라는 뜻 외에, 미래, 장차라는 뜻이 있고요.
맥락으로 이해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besok이나 kemarin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들을 때는 집중 좀 해야 합니다. '저건 내일(어제)라는 의미가 아닐수도 있다'라고요.
인니어 공부 초창기 단어 외울 적에 워낙 강하게 입력이 되어 있어서 느슨하게 푸는 게 쉽지 않더군요. ㅎㅎ
어쩔 때는 뜻이 이렇고~ 아닐수도 있고~ 그렇다 보니, 한 때 인니사람들 두리뭉술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성향이라 언어도 좀 그런가보다 생각했던 적이 있습니다.
근데, 알고보니 지나치게 한국을 기준으로 하는 편협한 생각이었더라고요.
영어 yesterday나 tomorrow도 인니어처럼 과거나 미래라는 의미가 있고, 그런 뜻으로 쓰이는 게 드물지 않더군요.
좁게 아는 거야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걸 전부라고 생각하니 편협해지기 쉬운 거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