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에부리띵 1590

친목 모임 깨졌던 이야기

고등학교 졸업 후에도 친구들과 종종 모여 농구를 했다.농구 게임이 끝나면 돈을 걷어 호프집이나 식당에서 식사겸 반주겸 하고 헤어졌다.어느 날인가 의기투합이 되어, 친목 모임을 결성했다.일곱 명이라서 이름은 칠붕(七朋). 참 촌스런 이름이었다.'일곱 친구'라는 모임이지만 다 서로 친한 것도 아니었다.한 번도 같은 반이었던 적 없어서 농구 말고는 공통점 없는 친구도 있었고, 아예 학교가 다른 친구도 있었다.중심 매개가 되는 한 명을 중심으로 중학교 때 친했던 사이 세 명과 고등학교 같은 반으로 친했던 세 명이 합친 모임이었다.초대 회장은 당연히 중심 매개가 됐던 철부지가 추대됐고, 총무는 주머니 사정이 두둑한 직장인이 맡았다.매월 한 번 모이고, 회비를 내고, 식사하고 남은 회비는 적립, 불참시 벌금, 적립..

etc 2024.06.21

[인니 생존 셀프 처방 약 정보] 다래끼

인니 의료 수준이 한국에 비해 심하게 떨어집니다.민영화의 폐해로 돈도 심하게 밝히기 때문에 과잉 진료를 당할 가능성도 크고요.뭣보다도 너무 비싸요.결막염이나 증상 가벼운 피부병도 5~10만원이 우습게 나갑니다.그렇다보니 알아서 처방하고, 알아서 약 사먹고, 알아서 낫는 생존 치료법을 익히지 않을 수 없습니다.약 포장에 녹색 계열의 색상이 있으면 의사 처방전 없이, 붉은색 계열과 동그라미 안에 K자 마크가 있는 약은 의사 처방이 필요합니다.행정력이 떨어져서 다행이라는 게 우습습니다만, 처방전이 필요한 약도 돈만 주면 약국에서 살 수 있습니다.약으로 간단히 나을 수 있는 병은 약 정보를 공유할까 합니다. 카더라가 아니라, 직접 걸리고 효능을 몸소 체험한 약만 포스팅 하겠습니다.병에 걸리지 않아 후속 포스팅이..

Nabati Mi Goreng dengan Bawang Goreng Spesial

Nabati는 원래 와퍼(웨하스)가 유명한 브랜드다. 몇 년 전엔에는 '한국 고구마'맛 와퍼 제품을 출시하며 한국 보이그룹 엔하이픈을 모델로 세우기도 했다.(인니에도 고구마(= 우비 ubi)가 있긴 한데, 한국 고구마에 비해 조직감이 허술하고 단맛이 덜 하다.)한국 고구마 맛을 꽤 그럴듯하게 재현하긴 했는데... 너무 달다.  나바티에서 미 고렝을 출시했다. 최근은 아니고, 약 1~2년 정도 됐다.포장에 '엄청 양 많음 (Extra Besar)'이라고 쓰여 있는데, 인도미 보다 중량이 무려 5g 더 들었다... =_=가격은 인도미와 거의 비슷했다. 스프 포장 불량으로 께짭 양념이 흘러 나왔다. ㅉㅉ 그냥 별 특색 없는 흔한 미 고렝 맛이다.인도미 맛과 미세하게 다른 점이 있긴 한데 딱히 유의미 한 정도는..

책임질 수 있을 정도까지만 선량하기를

여자 후배가 내게 고민을 털어 놨다.임신을 했댄다.상대는 남자 후배였다.남자 후배가 어떻게 해보려고 꼬신 것도 아니고, 그 반대도 아니었다.그냥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고, 하필 임신까지 하게 된 거다. 바로 남자 후배를 불렀다.남자 후배는 당황했다.여자 후배와 따로 이야기를 해도 되겠냐고 한다.그러라고 했다. 둘이 나가자, 같이 내내 지켜봤던 여자친구가 내게 말했다.저 남자 낙태 생각하는 거 같다고.나는 그래 보인다고 했다.여자친구는 그러면 안되는 거 아니냐고 했다.난 두 사람이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그러자 여자친구는 분개하며, 나도 그런 사람이냐고 했다. 개좆같은 소리하지말라고 쏴붙이려다, 정의감에 불타오른 여자친구의 얼굴을 보고 참았다.정의감에 도취된 사람은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사람은 모두 적으..

단상 2024.06.14

[동네 산책] 3. 주택단지 내 산책

이번엔 주택단지 정문 반대 방향으로 한 바퀴 최근 2년 전부터 방치된 집이 늘고 있다.정확히 세본 건 아니지만, 대략 네 집 중 한 집이 방치된 집이다.한 군데 몰려 있는 게 아니라 멀쩡히 사람 사는 집 사이에 한 두채씩 있어서 슬럼화 문제는 아직 없다. 부동산 기업이 타운으로 조성했으니, 거주보다는 투자 목적으로 지어진 집 비율이 높았을 거다.조선한지 20년이 넘었으니 초기에 지은 집들은 이제 대대적인 개축을 하거나 싹 밀고 새로 지어야 할 상태가 됐을테고.그동안 부동산 시세는 최소 열 배 이상 오를만큼 올랐고, 감가상각 따져 보면 굳이 돈 들여야 하나 망설이는 게 당연하다.괜히 생돈 들여 리스크 부담하느니, 철거비 깎아주면서 토지 건물 통째로 매각하는 게 차라리 나을 수도 있겠다. 매도그린 뒷편, 가..

Sarimi isi 2 Mi Goreng Rasa Ayam Kecap

사리미 Sarimi 의 sari는 인한사전에서 '핵심, 정수'라는 뜻이라고 한다.요리에도 자주 쓰이는데 경험상 '제대로 된 맛' 정도의 개념이 가장 가까울 것 같다.이시 isi 2 는 내용물이 두 개 (=두 배) 들었다는 뜻.아얌 Ayam 은 닭(고기), 께짭 Kecap 은 달달한 간장 비슷한 인니의 양념 이름이다. 출시된지는 아주 오래된 제품인데, 인도미 하위 호환이라 손이 잘 안갔었다.인도미의 거의 두 배, 한국 라면의 평균 중량인 무려 126g인데 가격은 인도미 일반 포장과 동일하다. (약 300원)인도미가 워낙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기 때문에 부득이 저가 전략으로 승부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놀랍게도 인도미를 제조하는 Indofood에서 만든다.인도미와 사리미는 같은 회사의 브..

맥도날드 알바나 하고 살겠다는 허황된 꿈

맥도날드 알바로 생계 유지하면서 소소하게 하고 싶은 거 하고 살자.해외 여행이니 좋은 집 같은 욕망 포기하면 가능하지 않겠냐. 고등학교 갓 졸업했던 시절, 친구와 의기투합(?)해서 나눈 얘기다.그 후 몇 년 뒤, 친구가 변했다.회사 입사해서 열심히 일하고 커리어를 쌓았다.난 친구가 변했다고 생각했다.친구는 그런 꿈은 이루어질 수 없다며 답답해했다. 내가 얼마나 현실성 없는 꿈을 꿨는지, 시간이 더 지나서 알게 됐다.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감당이 되는 지역엔 맥도날드가 없다는 사실을.맥도날드 시급 수입 정도로 주거비가 싼 지역에서 맥도날드를 출퇴근 하려면 교통비 지출이 커진다는 사실을.대중교통비가 무료가 될 나이가 되면 맥도날드에 취직할 수 없다는 사실을. 괜찮은 지역에 있는 괜찮은 회사에 들..

시사 2024.06.07

[동네 산책] 2. 찌까랑 집 - 대형마트 - 한인마트

taman의 사전적 의미는 '공원, 정원'이다. 에버랜드나 롯데월드 같은 유원지라는 뜻도 있다.그리고, 주택단지는 원래 쁘루마한 Perumahan 이지만, 따만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곳이 워낙 많아서 주택단지라는 뜻도 생겼다.주택들 있는 지역 입구에 '따만 뭐시기'라고 붙어 있으면 '뭐시기 주택단지'라고 이해하면 된다. 리뽀 찌까랑에도 여러 주택단지가 있는데, 그 중 나는 따만 매도그린 Taman Meadow Green 에 산다.이곳에 10년 가까이 살아서 '우리 동네' 같은 느낌이다.가장 오래됐고, 중하층부터 중상층까지 거주민 계층 폭이 가장 넓다. 그래서 주택 가격도 천차만별이다.살고있는 외국인들 국적 종류가 가장 다양한 곳이기도 하다.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인도, 터키 등등)가장 오래된만큼..

드디어 인니에도 땡초 고춧가루가

벳남에서 한국으로 땡초 고춧가루가 수입된 걸 본 게 10여년 전이다.인니도 땡초(=Cabe Rawit)가 한국의 김치만큼 흔한 나라라 고춧가루가 있을 법도 한데, 인니에 10여년 사는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다.현지인들이야 생고추를 갈아서 삼발 Sambal 이라는 양념을 만들어 먹는 식문화라서 그렇다 쳐도, 쌀농사 짓고 두부며 김치도 만들어 파는 한인들이라면 벌써 만들지 않았을까 싶은데도 그렇다.무궁화라는 한인 마트에서 자체 유통하는 인니산 고춧가루는 당최 맵지가 않았다.그래서 한국에 가면 벳남제 땡초 고춧가루를 사와서 먹곤 했다. 싸요 Ssayo 라는 한인 마트가 무궁화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인니 한인 소기업들이 제조한 식자재들을 제법 다채롭게 취급하고 있다.무궁화에서 취급하는 제품에 비해 저렴하고 ..

Kemarin과 Besok

인니어로 대화하다 보면 참 헷갈리는 단어가 kemarin과 besok입니다.보통 인니어 공부할 적 단어 외우면서 kemarin은 어제, besok은 내일이라고 외웁니다. (저만 그런가요?)자주 쓰이는 단어라 공부 초기 때 외우죠.그런데, 일상생활에서 쓰다 보면 핀트가 나가는 경우가 잦아요.Kemarin, Aku ke bandung.이러면, 한국인은 보통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고 이해합니다.'kemarin=어제'라고 뇌에 입력되어 있거든요.근데, 사실 '어제 나 반둥 갔었어.'라는 뜻도 되고, '지난번에 나 반둥 갔었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둘 다 돼요.kemarin은 어제라는 뜻 외에, 지난날, 과거라는 뜻도 있거든요.besok 역시 내일이라는 뜻 외에, 미래, 장차라는 뜻이 있고요.맥락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