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II

이제 꼰대가 된 걸까?

명랑쾌활 2025. 2. 9. 08:32

회사는 일만 잘하면 된다.퇴근 시간은 준수해야 한다. 불명확하다면 회사 잘못이다.

난 일로 종속된 거지 삶이 종속된 게 아니다

사생활 터치는 No. 우리는 일로 만난 사이다.

일하는 시간에는 일을 하지만 사생활을 가질 시간 역시 존중 받을 권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공장 내 기숙사 의무 거주는 혜택이 아니라 사생활 침해다
사적인 사유로 귀가가 늦으면 기사에게 팁을 주는 건 본인 부담이 당연하다.

회사일로 늦게 퇴근한 경우에는 사비로 팁을 주는 게 불합리하다.

사고방식이 대충 이렇다 보니 직급이 올라 휘하 직원이 생겼어도 야근을 당연히 여기지 않았고, 회식 역시 강요하지 않았다.
‘요즘 젊은 것들’과 꽤 통하는 부분이 있었다
제법 맞았다는 거지, 잘 맞았단 건 아니다
아무리 긍정적으로 이해하려 해도 나이나 세대 차이가 아니라 그냥 싸가지가 없는 놈들도 많았다.
난, 내 또래와 그 이상 세대가 보기엔 이싱한 놈이고 젊은 것들이 보기엔 ‘덜’꼰대인 어중간한 놈이었을 거 같다

사업 접고 다시 취직해서는 생각이 또 달라졌다

회사 차량 지원은 당연한 게 아니라 혜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야근 후 기사에게 사비로 팁 주는 정도는 '회사가 혜택을 주는데 이정도는 뭐'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간다.

사내 기숙사 거주 문제는 여전히 혜택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퇴근 후 노동력 착취라고 공격적으로 받아들이진 않는다.

기숙사 거주를 강제한다면 회사에 일절 피해를 주지 않는 선으로 타협할 거다.

감정이나 의도의 문제가 아니라 손익의 문제다.

 

사장 입장이 되어 보니, 왜 많은 사장들의 사고 방식이 그런지 이해하게 됐다. (옳다고 두둔하는 게 아니다.)

차량이든 주택이든 그들 눈에는 모든 것이 지출이다.

상황 상 어쩔 수 없이 해주는 것이지, 흔쾌한 마음으로 당연히 제공하는 게 아니다.

효율적으로 줄이려 궁리하게 마련이고, '그들 입장에서' 합리적인 선으로 양보를 요구하는 거다.

그리 생각하니, 딱히 사생활 침해니 뭐니 날선 반응이 나지 않는다.

생각이 바뀌니 크게 민감하지 않다.

 

딱히 남에게 강요할 생각은 없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입사하지 않으면 될 일이고, 각자 생각하기 나름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나는, 이제 꼰대가 된 걸까?

 

사람들과 부대끼는 게 피곤한 사람도 있다는 걸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비용 지출의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배려해줄 생각이 없는 거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