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 274

[Singapore 당일치기] 2/2. Gardens by the Bay - Cloud Forest

혀가 참 인상적인 이 녀석이 멀라이언의 아빠인 모양이다.어느날 바다에 갔다가 생선 아가씨에게 첫눈에 반해 우렁찬 혀로 꼬셔서... 클라우드 포레스트에 입장하면 제일 먼저 보게 되는 광경저 높은 구조물의 둘레와 안을 둘러 보는 게 클라우드 포레스트의 전부다. 땅덩어리가 워낙 작아 그 흔한 폭포도 하나 없고, 온통 빡빡하게 개발되어 화원으로 꾸밀만한 땅도 없는데, 돈은 오라지게 많아서 이런 초대형 식물원을 만든게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돈이 많으면 가지지 못한 것을 어떻게든 충족하려 하는 건 사람이나 나라나 똑같은가 보다. 음... 자기네 부족 청년들의 신체적 장점을 홍보하는 토템인가? 이 난초들 주변에 사람들이 관람을 하고 있었다.뭔가 싶어 가까이 걸음을 옮기며 들었던 생각의 흐름1. 매우 희귀..

[Singapore 당일치기] 1/2. Gardens by the Bay - Flower Dome

인니 법률 상 모든 체류 비자는 해외 공관에서만 발급합니다. (학생비자는 예외)그리고, 인니 소재 한국 회사들 대부분이 입사자를 일단 '비즈니스 방문 비자'로 업무를 시키면서 (불법임) 취업 비자 프로세스를 진행하다, 발급되면 인니 해외 공관으로 보냅니다.또한, 인니에서 가장 가까운 외국은 싱가폴입니다.위 세가지 이유로 인니에 취업하는 한국인은 거의 대부분 싱가폴에 당일치기로 다녀 오게 됩니다. 같은 인니 안의 다른 회사로 이직하는 경우에도 싱가폴에 갔다 와야 합니다. 지랄 맞은 인니 비자 시스템 때문이죠.한국이나 미국, 일본 등 대부분의 나라는 일단 취업 비자를 발급해주면, 회사를 옮기든 붕어빵 장사를 하든 취업 비자 기간 동안은 내버려 두잖아요.하지만, 인니는 취업 비자를 취업하게 되는 회사를 보증인..

[한국 방문 2019] 3/3. 돌아가는 길

드디어 인니로 돌아가는 날이 왔다.한국에 머무는 동안 매일 매일 트렁크에 던져 넣었던 물건들을 차곡차곡 정리해서 꼭 닫고 무게를 잰다. 아직 여유가 있으면 집에 있는 라면이라도 더 채워 넣어, 알뜰하게 무게 제한을 꽉 채운다.라면 한 개라도 인니에서 사는 것에 비해 최소 300원 이상 버는 셈이다. 집에서 공항버스 정류장까지는 10분 거리다. 인니 생활 초기엔, 엄마는 한국을 떠날 때면 매번 공항까지 배웅 나왔었다. 매번 난 나오지 말라고 했고.떠나는 사람이야 앞에 펼쳐질 일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떠나 보내는 사람은 떠난 사람의 빈 자리가 기다리고 있다.배웅하고 돌아오는 길에 마음이 얼마나 휑할지.난 계속 배웅 나오지 말라고 했고, 결국 엄마는 정류장까지만 배웅했다.이번 방문 때는 떠나는 날 마침 엄마에..

여행기?/한국 2020.02.03

[한국 방문 2019] 2/3. 거리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글들은 거의 대부분 몇 달, 간혹 1년 넘게 묵혔다가 올립니다. 일필휘지로 글을 완성시키는 재주가 없어서 그렇습니다.아래 글도 2019년 초에 방문했었을 때 사진들인데, 그 중 한국... 하면 제 머릿속에 떠오르고 그리워 하는 거리 풍경입니다. ============================================== 우리집... 아니 이제 본가라고 해야 할 곳이 있는 아파트 북쪽밤사이 살짝 내린 싸락눈의 흔적이 아직 남아 있다. 여름 즈음이면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펜스 한국에 가면 거의 매일 저녁 출근하다시피 하는 철산 상업지구 80년대엔 배추밭이었던 곳이다.지각할 것 같으면 밭을 가로질러 뛰어 갔던 기억이 난다. 주공이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서,..

여행기?/한국 2020.01.27

[한국 방문 2019] 1/3. 음식

이미 아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제 글들은 거의 대부분 몇 달, 간혹 1년 넘게 묵혔다가 올립니다. 일필휘지로 글을 완성시키는 재주가 없어서 그렇습니다.아래 글도 2019년 초에 방문했었을 때 사진들입니다.한국에 살고 계시는 분들에게는 별것도 아니겠습니다만, 인니에 살면서는 접하기 힘든 음식이 뭐가 있을까 하는 관점에서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 인니는 세계 최대의 섬나라인데, 인니 한식당의 활어회 메뉴는 비싸다.회를 먹지 않는 식문화, 그에 따라 활어회용 어류 양식을 하지 않는 점, 그리고 유통 인프라 후진성, 이 3박자가 겹쳐 어쩔 수 없는 일이다.활어회용 어류 양식을 하지 않으니 안정적으로 물량을 공급 받을 수 없..

여행기?/한국 2020.01.20

[Bali 뒷풀이 휴식 여행] 8/8. 여행 끝, Jakarta 복귀

여행 마지막 저녁식사는 와룽 올라스 Warung Olas 라는 곳에서 먹었다.트립 어드바이저에 페루 음식점이라고 하길레, 궁금해서 가봤다. 페루 스타일이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인테리어는 별로 남미스럽지 않다. 주인으로 보이는 서양 아주머니가 아기를 안고 어르고 있었다.아마 발리에 가게 내고 살고 있는 것 같다.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떨어진 건물도 같은 식당이다. 그리고 골목길 안쪽은 꼬스 Kos (인니식 하숙집) 였다. 주로 근처에서 일하는 현지인들이 거주하겠지만, 초절약 배낭 여행자가 묵을 수도 있겠다.형태로 보아 딱 방 한 칸에 공동 화장실을 사용하는 숙소일 거 같다.지역마다 시세가 크게 달라서 추정하기 어렵지만, 아마 싸면 월 5만원, 비싸도 월 10만원은 넘지 않을 걸로 보인다. 매뉴..

[Bali 뒷풀이 휴식 여행] 7/8. Pantai Nyang Nyang, Pantai Suluban

냥냥 해변 Pantai Nyang Nyang 이라는 곳을 가본다.뭐 대단한 게 있어서는 아니고, 이름이 웃겨서. 오토바이는 확실히 한적한 길을 달릴 때가 편하고, 재미있다. 약 200여 미터 정도 이어지던 나무숲 터널길.메인 도로를 벗어나 뒷길로 다니다 보면 가끔 이렇게 생각지도 못한 멋진 곳들을 만날 수 있다. 그닥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곳답게 주차장도 한적하다.이 곳도 주차비 받는 사람이 없었다. 주차장 건너편에 조그마한 식당 하나가 보인다. 탁 트인 언덕에 아무 것도 없다.누가 봐도 호텔이나 레스토랑 입지 조건이 딱 좋은 곳인데, 아무 것도 없는 게 신기하다.몰라서 그냥 내버려 둔 건 절대 아닐테고, 무슨 이유가 있겠지 싶다. 한 켠에 패러글라이딩 하는 곳이 있다. 이미 한바탕 끝났는지 정리하고 있..

[Bali 뒷풀이 휴식 여행] 6/8. GWK 뒤통수를 보고 Pantai Pandawa에서 눈탱이를 맞음

오늘 조식은 미고렝 Mie Goreng 을 먹어 봤다.인스턴트지만 맛깔나게 잘 만들었다. 빤다와 해변 Pantai Pandawa 가는 길에 가루다 위스누 끈차나 Garuda Wisnu Kencana, 일명 게웨까 GWK 라고 불리는 거대 동상을 보러 게웨까 공원 뒷편 지역에 들렀다. 숙소에서 공원까지 걸어서 15분 거리인데도, 이상하게 가기가 싫었다. 공원 내부가 넓어서 땡볕을 한참 걸어가야 할 것 같았고, 그렇게 큰 동상이라면 차라리 멀리서 보는 게 나을 거 같았다. 예상대로, 동상이 워낙 커서 공원 바깥에서도 충분히 잘 보였다.감상은 뭐 와~ 크구나~ 정도? 그보다는 공원 바깥에 있는 이 곳, 페닌술라 언덕 Bukit Peninsula 지형이 신기했다. 사진에 보이는 길만 보면 그냥 평범해 보이지만...

[Bali 뒷풀이 휴식 여행] 5/8. Jimbaran - Pantai Tegal Wangi, Pantai Balangan

꾸부 짐바르 Kubu Jimbar숙소 잘 구한 거 같다. 신축이라 에어컨도 새 것인지 냉기가 빵빵하다.밤새 틀어놓고 잤더니, 추워서 자다 깼다.에어컨을 끄고 싶었지만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서 그냥 자다가, 추워서 다시 깨고, 에어컨을 끄고 싶었지만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가기가 싫어서 그냥 다시 자다가...아침에 일어나니 입에서 레리꼬~ 레리꼬~ 노래가 절로 튀어 나온다.창문 바깥면에도 물기가 비 맞은 것처럼 잔뜩 맺혔다. 짜잔~ 조식을 먹으러 갔더니 직원이 어제 내가 사다달라고 부탁했던 아락 Arak (인니 전통 소주) 을 가져다 준다.사누르에 있는 오리지널 아락 양조장에서 (뒷구멍으로) 사왔다고 한다.척 보기에도 색이 투명한 것이 품질 좋아 보인다. (보통은 약간 누르끼리 하다.)5만 루피아..

[Bali 뒷풀이 휴식 여행] 4/8. 발리 남부, Jimbaran

숙소 아주 만족스럽다.에어컨 덕분에 선선했고, 침대 매트리스도 적당히 푹신했다.모기도 없어서 아주 편하게 푹 잤다. 간밤에 방 안에서 케잌과 초코바를 안주 삼아 먹다가 그냥 두고 잤는데 개미가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아마 벌레가 방안에 들어올 수 없도록 방역 조치를 한 모양이다. 발리 서비스업이 점점 발전하고 있다는 걸 체감한다. 아침에 나와보니 내 오토바이 좌석에 고양이 한 마리가 앉아 있다.인기척을 느끼고 오토바이에서 내려서더니... 대나무 깃대와 사랑을 나누기 시작한다. 사랑엔 인종도 나이도 성별도 없으며, 종은 물론 생물과 무생물의 경계를 뛰어 넘기도 한다.평화로운 아침이다. 조식 메뉴는 프랜치 토스트 한 가지다.아침 8시에 먹겠다고 어제 얘기했는데, 정확하게 8시에 갖다 줬다.아주 프로페셔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