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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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이야기 III 09. 악녀 쿠로짱

촌닭이 도마뱀을 사냥하러 나무에 올라갔다.길고양이들은 기본적으로 나무를 잘 타나보다. 그 날 잘 안된(?) 이후로, 쿠로짱은 띵이에게 냉랭하다.그래도 딱히 내쫓지는 않는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뚱이만 보면 쫓아 낸다. 같이 밥을 먹지만... 쿠로짱이 뚱이 먹는 걸 먹겠다고 하면, 뚱이는 슬금슬금 피한다.쿠로짱에게 완전히 쫄았다. 띵이는 그럴 필요 없는데도 괜히 같이 쫄았다. 아마도 처음에 멋모르고 들이댔다가 제대로 찍힌 모양이다. 완전히 바짝 쫄았다.그럴 거면 왜 밖에 나갔는지, 멍청한 녀석이다. 쿠로짱이 깜이에게 추파를 보내지만, 깜이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서열정리가 끝났는지, 쿠로짱도 점차 뚱이를 심하게 괴롭히지 않는다. 벽에 배를 붙이고 자는 버릇이 든 깜이 뉴페이스 흰둥이 등장! 쿠로짱은 이 ..

etc 2018.08.20

고양이 이야기 III 08. 막장 드라마

이제 뚱띵이 두 녀석 모두 거의 하루종일 바깥에서 지낸다. 어두워져서야 자러 집 안에 들어 온다. 누렁이가 보이자 띵이는 잔뜩 쫄았다.며칠 전 누렁이와 맞닥뜨렸을 때, 누렁이한테 깔려서 제대로 심하게 몇 대 맞았다. 내가 쫓아내자 누렁이는 도망 갔고, 띵이는 앉은 자세 그대로 굳어서 오줌을 질질 쌌었다.그 뒤로는 집 밖으로 안나갈 줄 알았는데, 줄기차게 밖에 나선다. 누렁이는 그 후로 내 집 앞을 빙 돌아 가고, 나만 보이면 잔뜩 경계를 하다 도망 간다.누렁이 입장에서는 억울할 만도 하다.고양이 구역 싸움에 인간이 간섭하는 건 반칙 아닌가. 쿠로짱이 띵이를 유혹하고 있다.원래 뚱이가 쿠로짱을 줄기차게 쫓아 다니지만, 쿠로짱에게 맨날 얻어 맞고 있었다.동생인 띵이가 쿠로짱 취향인가 보다. 첫번째 쿵짝쿵짝은..

etc 2018.08.09

고양이 이야기 III 07. 바깥 세상 적응

띵이는 하루에 몇 번씩 밖을 들락 거린다. 뚱이도 밖에 내보내면 한참을 있다 돌아 온다. 집고양이 깜이는 바깥 세상에 그다지 관심이 없어 보였다.쿠로짱이 깜이에게 관심을 보였는데, 깜이는 그닥 관심이 없는 것 같았다.집고양이는 성장이 좀 느린 모양이다. 누렁이 표정이 싱하횽스럽다. 뚱이가 밖에서 보내는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그럭저럭 잘 적응하는 모양이다. 회사 옆 인가에 길고양이들이 꽤 있어서, 가끔 새끼 고양이들이 회사 안에 들어 온다. 이 녀석도 찾아 와서 먹이를 줬는데, 그 다음부터는 보이지 않았다.털색깔로 보아 백바지와 인척 관계가 있어 보인다. 띵이도 앞으로 나가고 싶어 하는 것 같아 내보내 주었다. 이 녀석은 촌닭과 인척 관계인 거 같았다.젖도 못 뗀 녀석 같은데, 사료도 곧잘 먹는다.야생의..

etc 2018.08.02

고양이 이야기 III 06. 길고양이 유전자

뚱이가 띵이에게 짝짓기를 시도하고 있다.둘은 형제 사이다. @_@; 바깥에서 암컷의 페로몬이라도 풍겨 오는 모양이다.뚱이가 미친 지랄발광을 시작했다. 7개월차인데, 길고양이는 아마도 사춘기가 더 일찍 찾아오는 모양이다. 페로몬의 주인은 쿠로짱이다.아직은 누렁이가 이 구역 짱이다. 촌닭의 때깔은 이제 시골 길고양이라 할 수 없을 정도로 고와졌다. 3개월 전 봤던 얼굴 한 쪽이 패여 나간 고양이, 좀비는 아직도 살아 있었다. 상처는 더 썩어 들어가서 한 쪽 눈은 제 구실을 못해 보였다. 발판 구실을 하는 빨래 건조대를 치웠지만, 띵이는 이미 자력으로 저 곳까지 올라 갈 수 있게 됐다. 철망 한 구석을 뜯어 내어 드나들 구멍도 만들었다. 저렇게 마실을 나간다.사진 오른쪽 아래에 깜이가 그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

etc 2018.07.25

고양이 이야기 III 05. 바깥 세계에 대한 동경

누렁이가 새로 이 구역 짱 먹었나 보다.깡패는 이 근처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악녀 쿠로짱은 아무나 상관없다는 눈치다. 띵이의 애정 공세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이제 깜이 혼자 있으려는 곳에도 침범하고 있다. 누렁이가 새로운 놈과 한 판 붙었다. 보기에는 누렁이가 이긴 거 같지만, 새로운 놈이 한결 여유롭다. 아무리 봐도 누렁이의 패배다.소리만 요란하지, 자세는 완전히 쫄았다. 특이한 곳에서 특이한 자세로 자는 걸 좋아하는 깜이 띵이의 나무타기 실력은 나날이 발전한다.저렇게 끝까지 올라가면 마치 나갈 곳이라도 찾는듯 두리번 거린다.밖에 나가고 싶어하기 시작한 거 같다. 아직은 그래도 형제 간이 가장 가깝다. 담배 피우러 나가면 쪼르르 달려 와 귀여운 지랄을 하는 촌닭 아침에 집 문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문..

etc 2018.07.18

고양이 이야기 III 04. 먹고, 자고, 재롱 떨고

고양이들이 집에 온지 한 달 반, 게임 좀 하려 그러면 이 쉥키들 난리가 아니다. 촌닭은 이제 갖은 아양을 떨기 시작한다.고양이 유전자에 인간에게 아양 떠는 법이 입력되어 있나 보다. 쿠로짱은 매일 새벽 집앞에 와서 기다리고 있다가, 주는 먹이를 먹고 훌쩍 떠난다. 저녁에도 가끔 오긴 하는데, 규칙적이진 않다.따로 보살펴 주는 집이 있는 모양이다. 4~5개월차, 온갖 귀여운 지랄은 다 할 시기다. 뚱띵이가 귀찮게 하다 보니, 깜이는 점점 혼자 편하게 잘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하기 시작했다.이때 습관이 들었는지, 이후로도 깜이의 이런 버릇은 계속 됐다. 이거 자는 거다. 이 것도 눈뜨고 자는 거다.보고 깜짝 놀랐다. 높은 곳을 좋아하는 뚱띵이에 비해, 깜이는 좋아하지 않는다.떨어질 것 같아도 발톱을 세우지 ..

etc 2018.07.11

고양이 이야기 III 03. 그들 각자의 삶

패진 않았다.그냥 다른 데 옮겨 가서 잤다. 3개월 반차, 띵이는 높은 곳에 오르는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뚱이는 애교 떠는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 촌닭이 회사 본사에 찾아 온지도 한 달 정도 됐다. 이 곳에 터를 잡기로 정한 모양이다.처음에는 몰골이 추레했는데, 한 달 정도 사료를 먹더니 때깔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지사의 내 책상 한 켠에 자리 잡은 어미 고양이새끼들을 집으로 데려간 후, 어미 고양이는 1주일 정도 새끼들을 부르는 소리를 내다 잠잠해졌다. 대신 내게 보다 더 강렬한 애정을 보이기 시작했다.그런데... 배가 통통해지는 게 아무래도 또 임신한 것 같았다. 본사에 놀러 온 백바지 (뒷다리가 하얀색. 암컷이다) 본사 옆 시골마을에 사는데, 보살핌을 받고 크지 못해서 그런지 사람을 극도..

etc 2018.07.05

고양이 이야기 III 02. 그들의 첫 만남

집으로 데려 왔다.원래는 3개월차까지는 어미와 같이 두려고 했는데, 중요한 손님이 방문하기로 하는 바람에 한 달 일찍 데려오게 됐다. 잘 적응하는 거 같아 다행이다. 이틀 뒤, 깜이를 입양해왔다. '검고 털이 부숭부숭한'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여자친구 덕이다.3개월 차로 뚱띵이 보다 1달 형이다.보이는 묘상 그대로 시크한 녀석이다. 2대1로 수적 우세지만... 오히려 겁을 먹은 건 뚱띵이다.1개월 차이가 인간 나이 1년 차이와 맞먹는 새끼의 세계에서는 1달이라도 먼저 태어난 게 일단 갑이 맞나 보다.그나마 뚱이는 앞에 있고, 띵이는 완전히 뒤에 가서 웅크리고 있다. 털이 부숭부숭해서 커 보일 뿐, 사실 몸통은 작다.목욕 시켜서 기분 더럽게 안좋은 상태다. 깜이는 요거트를 엄청 좋아한다. 같이 지낸지 사..

etc 2018.06.17

고양이 이야기 III 01. 또, 새로운 만남

재취업한 회사에서 지사를 냈다.지사 오픈하고 4개월 쯤 지나, 고양이가 한 마리 찾아왔다.사람 손을 좀 탄 고양이인지, 사료 잘 먹고 사람 손도 피하지도 않는다.이때는 그냥 배가 좀 통통하구나 싶었는데... 그 때가 만삭이었나 보다.한 달 쯤 지나 새끼들을 데리고 왔다.크기로 보아 대락 3~4주차 정도 되어 보인다. 형인 뚱이적극적이고 애교있는 성격이다. 동생인 띵이비실비실하고 겁이 많다.맏이는 활달하고 막내는 겁이 많은 게 고양이의 유전법칙이라도 되나 보다. 띵이는 근처에 어미가 있을때만 이렇게 깝작 거리고, 어미가 주변에 없으면 구석에 숨었다. 어미 고양이는 젖주기 귀찮을 때는 이렇게 책상 위에 올라가서 쉬었다. 5주차점차 공장을 자기 구역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찌까랑의 주택단지로 이사 온 이후, ..

etc 2018.06.07

고양이 이야기 II 번외.

찌까랑 뜰라가와자 시푸드 레스토랑 Restoran Seafood Telagawaja 에서 본 고양이 모자식당 입구 발털개 위에서 떡하니 애 젖을 먹이고 있다.인니 고양이들의 삶은 한국처럼 살벌하지 않다. 새로 이전한 회사에서 3개월 정도 지나 첫번째 고양이 손님 별로 마음에 안드는지 그 후로는 오지 않았다. 회사 옆 시골집에서 사는 고양이들이 놀러 왔다. 1년이 지나 찾아 온 두 번째 고양이 손님내어준 꿀물을 좀 마시고 발털개 위에 잠들었다.하지만, 며칠 안되어 사라졌다. 이 녀석은 사람 손을 좀 탔는지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며칠 먹이를 줘봤는데, 결국 또 사라졌다. 아마도 버림 받았을 게 분명해 보이는 새끼 고양이가 찾아왔다.이 녀석도 먹을 것을 줬는데, 다음 날 사라졌다.아마도 갓지은 회사라 환..

etc 2018.0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