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오미크론 감염 체험기

명랑쾌활 2022. 1. 26. 11:51

초기 버전 코로나에 걸렸었다.

델타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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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체험기

약혼녀가 조모 상을 당해 본가에 갖다 왔다. 다녀온 다음 날, 약혼녀의 조모 사인이 코로나로 판명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증상발현 1일차, 약혼녀가 조모상에 갖다 온지 4일 후, 오후부터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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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델타 감염 체험기

처음엔 이석증인줄 알았다. 밤새 미열이 올라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 새벽녘에 설풋 깨어, 바로 누은 자세를 옆으로 돌리는데 갑자기 세상이 미친듯이 빙글빙글 도는 감각이 들었다. 코끼리 코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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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렴 오미크론엔 안걸렸을까. ㅋㅋ

인니에 이미 오미크론이 확산되던 시기였다.

철저한 감염 경로추적을 하는 한국도 확산세인데, 인니는 오죽하겠나 싶은 게 당연하다.

코로나와 델타를 걸렸는데, 오미크론만 안걸리길 바라는 게 오히려 이상한 거다.

 

 

이상하게 밤에 열이 오르고 진땀이 났다.

그리고 아주 가끔 밭은 기침을 했다.

그외 다른 증상이나 통증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컨디션이 안좋아서 그런가 했다.

비가 자주 내려 습하고, 일교차가 큰 한창 우기 때는 컨디션이 안좋아지는 일이 종종 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오미크론 감염 초기 증상이었다.

밤마다 열과 진땀 현상이 발현된지 3~4일쯤 후, 증상이 확 커졌다.

 

 

(편의상) 발병 첫날, 아침에 은행일 보고 마트에 들러 간단한 장을 볼 생각이었다.

은행일 마치고 나서는데 불현듯 몸상태가 영 안좋다는 느낌이 확 들었다.

마트엔 들르지 않고 바로 집으로 왔다.

한 시간쯤 일을 보고 있는데, 몸이 엄청 무겁다는 느낌이 들며 졸음이 쏟아졌다.

졸음이 너무 쏟아져서 바로 침대에 눕자 마자 잠들었다.

낮잠을 자는 내내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파서 자는듯 깨는듯 했다.

두어 시간쯤 지나 두통이 너무 심하고 허리가 배겨 일어났다.

역한 냄새의 진땀을 잔뜩 흘렸다.

낮잠 자고 일어나면 머리가 아픈 경우야 종종 있고, 몸이 쑤신 건 잘 때 자세를 잘못 취해서 그런가 했다.

그래도 한 시간 쯤 지나면 몸이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두통은 약간 덜해졌지만, 온몸이 쑤시는 증상은 점점 더 심해졌다.

저녁이 되자 열까지 오르기 시작한다.

감기몸살 걸렸을 때의 증상과 똑같다.

뭔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으로 오미크론 증상 찾아보니 똑같다. ㅋㅋㅋ

하지만, 오미크론의 특징인 발진이 없다.

 

감기몸살이야 한국에서도 1~2년에 한 번씩 앓던 병 아니던가.

감기몸살 대비하듯 감기약 먹고, 뜨듯한 물 충분히 마시고, 푹 덮을 이불까지 만반의 준비를 했다.

몇 번씩 깨는 꽤 힘든 밤이었지만, 익숙한 증상이라 그런지 그럭저럭 버틸만 했다.

이석증 같은 괴상한 증상이 있었던 델타보다는 훨씬 나았다.

 

타이레놀계 인니 현지 감기약 파나돌 Panadol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현지인들도 가장 많이 찾는 약이었고, 경험상 약효가 확실히 있었다.

처방전이 필요없는 상비약이다.

 

 

발병 둘째날, 아침부터 하루종일 몸이 안좋았다.

심한 감기몸살 증상이다.

밤엔 통증이 더 심해져 끙끙 거리며 넘겼다.

 

셋째날, 하루종일 통증이 신나게 휘몰아쳤다.

보통 열은 밤에 심하게 오르고 낮엔 좀 덜할텐데 그런 거 없다.

주요 증상은 열, 근육통, 두통, 밭은 기침, 그 중 가장 심각한 건 열이다.

열이 너무 심해서, 눈알 뒤까지 쑤셨다. 아마 두통도 열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입맛도 쓰다. 토하거나 하진 않지만, 쓴맛이 입안에 계속 차있다.

그리고 드디어, 양손 손등에 발진이 출현했다.

 

 

기세로 보아 팔뚝으로 퍼지는 것 같다.

발진이라... 빼도박도 못하게 오미크론이다.

코로나, 델타에 이어 드디어 트리풀 크라운 달성이다.

아니지, 백신 2회까지 합치면 5관왕 달성이다. ㅋㅋㅋㅋ

 

 

높은 열, 발진, 근육통, 두통, 밤중의 오한... 이런 비슷한 증상의 병에 걸려본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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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 감염 소감

뎅기열에 걸렸었습니다. 신정환씨 때문에 국내에도 널리 알려졌죠. 실제로는 저렇게 야단법석 않습니다. 링겔 한 대 맞고, 가끔 혈압이나 피검사하는 정도죠. 옆에서 연출 도와준 의료스텝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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뎅기열이다. ㅋㅋㅋ

 

증상이 뎅기열과 거의 비슷했다.

다른 점은 발진이 그리 심하지 않고, 오한과 발열이 반복되지 않고 쭈욱 발열만 있으며, 따라서 오한으로 인한 병신춤 증상은 발현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입맛이 조금 쓰긴 하지만 식욕엔 지장 없고 음식물을 섭취해도 토하지 않는다는 거다.

근데 내가 워낙 식욕이 굳건한 편이라 특수한 케이스고, 일반적인 경우 식욕감퇴 증상이 있을수도 있겠다. 입맛이 워낙 써서 그렇다.

흡연 욕구 역시 건재하고, 흡연도 전혀 지장 없었다.

통증의 강도는 뎅기열보다 약간 낮은 정도다.

나야 걸려봤으니 비교를 하지만, 안걸려본 한국인에게 설명하자면... 평소 어지간한 감기몸살 정도는 약도 안먹고 몸으로 때우는 사람이더라도 '어이쿠야, 이거 꼭 병원 꼭 가야겠다'는 결심이 들 정도로 어어어엄청 독한 감기몸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담인데, 걸렸던 병들 중 통증강도의 최고로 꼽는 게 대상포진이고, 그 다음이 뎅기열이다.

(지겨워서 대상포진 감염 소감 링크는 생략. 별 거 다 걸려봤네 그려. ㅋㅋ)

 

 

3일차 저녁, 음식물은 당최 넘기기 힘들 거 같아 달걀 스크램블을 먹었다.

입맛이 써서 케찹을 뿌려 먹는데, 달걀은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고 케찹에서는 무슨 화장품 맛이 느껴졌다.

콜라에서도 감기약 맛이 났다.

후각은 별 이상 없다. 미각만 이상해진 모양이다.

그래도 먹을 수 있다면, 먹고 토하지만 않는다면 양호한 상황이다.

 

3일차 밤, 손등에서 시작한 발진이 팔뚝으로 점점 올라갔다.

가슴과 배에도 희미하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워낙 독해서 어지간하면 먹지 않는 항 히스타민제를 먹었다.

자는 내내 고열에 시달렸다. 어젯밤보다 한층 심하다.

오미크론은 뎅기열처럼 고열과 오한을 오고가는 섬세한 테크닉 따위는 없었다.

그냥 우직하게 고열로만 승부했다.

뇌가 삶아지는 느낌, 오랜만이다. ㅋㅋ

 

 

4일차, 항 히스타민제 효과는 별로 없었다.

손등의 발진은 그대로고, 손바닥까지 퍼졌다.

손바닥 발진은 가렵다기 보다는, 마치 손바닥 피 안통해서 저리는 것 같은 감각이 든다.

열은 약간 가라앉았다.

밤새 흘린 진땀으로 몸에서 썪은내가 났다.

간단히 샤워를 하고, 의자에 앉아 일을 좀 보려하는데... 10분쯤 지나 갑자기 어질어질하고 토할 거 같은 느낌이 들었다. (3일차까지는 하루종일 책상에 앉아 일은 볼 수 있었다.)

토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즉시 거실 바닥에 누웠다.

누으니 어지럼증과 토기가 가라앉았다.

좀 나아진 거 같아 가만히 몸을 일으켜 앉아있어 봤다.

10분 쯤 되니 다시 어지럼증과 토기가 올라왔다.

가만히 누워서 속이 진정된 틈을 타 밥에 물 말아서 대충 훌훌 먹고 현기증이 오기 전에 다시 누웠다.

하루 종일 발열, 통증, 진땀 증상이 계속 됐다. 어제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어제까지는 아픈 거 참고 할 일은 할 수 있었는데, 이제 꼼짝없이 누워서 끙끙 거려야 했다는 거.

 

아무 것도 못하고 누워 있으니 잠이 설핏 들었다가도 깨고, 다시 끙끙거리고 뒤척이다 또 잠시 잠들고...

다른 거 못하고 누워서 앓고 있어야만 해서, 증상의 패턴에 집중해봤다.

먼저 열이 슬슬 오르면서 진땀이 나기 시작한다.

보통 감기몸살은 이불 뒤집어 쓰고 땀을 내는데, 오미크론은 다르다. 지 혼자 땀이 먼저 난다.

진땀 증상이 시작되면 이불 안덮고 있어도 진땀은 계속 난다.

옷이 젖어서 추울만도 한데 발열때문에 추위도 못느낀다.

진땀 증상이 멈춰도 발열 증상은 좀더 지속된다.

그러다 발열 증상도 잦아드는데, 그 상태가 되면 잠시 정신이 명료해지고 '몸이 나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착각이다. 열로 인한 통증이 줄어 상대적으로 몸이 좀 편해지니 그런 느낌을 받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열이 슬슬 오르면서 진땀 증상이 반복된다.

4일차 아침부터 5일차 새벽까지 대략 6~8차례 반복된 거 같다. (비몽사몽이라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늦은 오후에 다시 죽 반 그릇 훌훌 마시고 누웠다.

콜라나 케찹 맛이 이상하게 느껴졌는데, 우습게도 이온 음료는 훨씬 달게 느껴졌다.

밍밍한 단맛이 아니라, 설탕 다섯 숟갈 정도 때려 넣은 거 같은 단맛이다. ㅋㅋ

밥 반 그릇, 죽 반 그릇이 전부라 그런지 밤 9시쯤 되자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난다. 좋은 징조다.

사과 반 개 정도 누운채로 먹고, 해열제를 먹었다.

항 히스타민제는 별 효과 없었지만, 낮에 먹어봤던 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는 효과가 분명히 있었다.

발열의 정도가 줄어든 느낌이 확연했다.

 

 

5일차 새벽, 발열 증상이 정말 끝났다는 느낌이 들었다. (정말 끝났다.)

가장 심한 고통이 사라지자 다른 고통들이 올라왔다.

하루 반나절을 누워만 있어서 등허리가 배기는 고통이 가장 심했고, 발진 부위가 본격적으로 가렵기 시작했다.

하루 반나절 흘린 땀의 썩은내도 끔찍했다.

일단 억지로 몸을 일으켜 샤워를 했다.

현기증은 여전했다.

샤워하는 중에 현기증이 올라오면 쭈그려 앉아 가라앉길 기다려 다시 씻고 하기를 반복해서 겨우 다 씻었다.

시트 새로 갈은 침대에 그대로 엎어져 선풍기 바람 쐬니까 몸이 확실히 나아지는 기분이다.

컨디션이 꽤 좋아진 거 같아 시험삼아 책상 머리에 앉아봤다.

5분 쯤 지나자 가슴팍 부근에 식은땀(그야말로 차가운 땀)이 나며 현기증이 올라오기 시작해서, 10분이 되면 더 이상 참기 힘들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 현기증과 식은땀이 가라 앉는다.

좀 앉아 있다 증상 올라오면 쉬기를 반복하니 현기증이 나기까지 시간이 점차 길어졌다.

처음엔 10분 앉고 1시간을 누워서 쉬어야 했다면, 오후엔 1시간 앉을 수 있고 10분 정도 쉬는 정도까지는 됐다.

어쨌든 정점은 찍었고 이제 회복 단계에 들어선 건 확실한 거 같다.

꽤 오래 앉아 있을 수 있게 됐기 때문에 미역국 한 사발에 밥 잔뜩 말아 간만에 든든하게 먹었다.

싹 비우는 동안 뱃속에서는 허기만 재촉할 뿐 안좋은 반응은 없었다.

 

이제 발진이 문제다.

양 손등에서 시작한 발진은 손바닥, 팔뚝까지 퍼져 가득 덮고, 가슴, 배, 뒷목, 등판에 엷게 퍼진채로 남아 있다.

심하게 가렵진 않지만, 누가 보더라도 확연할 정도로 흉하다.

그동안 내 경험과 상식상 발진은 발열이 원인이고, 발열이 사라지기 전에 먼저 잦아든다.

하지만 오미크론의 발진은 열과는 상관이 없는 모양이다.

하긴, 발열과 상관있었다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열이 났었는데 하체에는 발진이 거의 없는 것도 이상하고, 손등부터 시작한 것도 좀 이상하다.

발열 증상과 시기가 겹쳤을 뿐, 피부 신진대사 이상 같은 다른 원인일 수도 있겠다.

항 히스타민제 약효도 이상하다.

보통 복용 다음날 오전 내내 심한 피로감과 두통이 따르는 부작용이 있어서, 어지간하면 복용하지 않는 거였다.

그럼 이번 경우도 약효는 없더라도 부작용은 있어야 할텐데, 부작용도 없었다.

예전에 효과를 봤던 항 히스타민제와 다른 제품이었는데 그게 문제였을 수도 있다.

원래 처방전이 필요한 약품이지만, 그냥 약국에서 사면 (물론 불법이다) 이런 경우가 종종 있다.

예전에 효과를 봤던 항 히스타민제를 구입해서 복용했다.

 

5일차 밤, 하루 종일 발열 증상 없었고, 두통도 없어서 정신도 명료하다.

식욕, 미각 모두 정상이라 밥도 든든히 먹었다.

하루 반나절을 누워 있어서 배긴 등허리 통증도 거의 사라졌다.

샤워하고 뽀송뽀송한 몸으로 잠을 청했다.

이제 회복만 하면 된다 싶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지옥이 또 뒤통수를 쳤다.

상반신 거의 전체에 퍼졌지만 그동안 약간 가려운 정도여서 별 신경 안썼던 수백 개의 발진들이 한밤중이 되자 일제히 저마다의 가려움을 펑펑 뽐내기 시작했다. ㅋㅋㅋㅋ 

그것도 그냥 가렵기만 한 게 아니라 약간의 따가움이 섞인 기술적인 가려움을.

발진 부분을 불로 지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독해서 하루 한 개, 자기 전에만 복용했던 항 히스타민제를 1개 더 때려 먹었다. 내일 부작용이고 뭐고 당장 죽겠다.

밤새도록 1시간 뒤척이다 5~10분 깜빡 잠들고, 다시 또 깨서 뒤척이고...

오미크론으로 아팠던 기간 중 이날 밤이 가장 힘들었다.

 

 

6일차 새벽, 밤새 뒤척이다 지쳐 좀 길게 자다 깨니 5시, 더 잘 마음이 들지 않아 일어났다.

발진들이 '겉보기로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하지만 가려운 느낌은 피부 밑에 여전했다.

어쨌든 바꿔서 먹은 항 히스타민제가 약효가 있었던 모양이다.

몸 상태는 어제와 비슷하다.

의자에는 1시간 이상 앉아 있기 힘들고, 그때마다 누워서 쉬어야 했다.

기력이 크게 떨어졌다. 아무 생각 없이 가볍게 슥 집어 들던 콜라 페트병이 묵직하게 느껴진다.

손바닥 피부 안쪽에 남아 있는 발진 때문에, 병뚜껑을 꽉 잡고 돌리려 하니 피부가 벗겨지는듯한 통증이 느껴져 이빨로 물어 돌려야 했다.

발열 증상은 끝난 거 같다.

 

6일차 밤, 자는데 별 문제 없었다.

항 히스타민제를 낮에 1알, 자기 전 1알 먹은 게 주효한 모양이다.

발열, 진땀도 없었다.

발진들도 가장 심했던 손등과 손바닥 부위에만 희미하게 흔적이 보이고, 다른 부위에서는 다 사라졌다.

하지만, 겉보기만 그렇다. 가려움이나 따가움으로 보아 피부 밑에 아직 있다는 건 확실하게 느껴진다.

 

 

7일차, 몸이 좀 무겁긴 했지만 큰 이상 없이 깼다.

며칠 간 불쾌한 컨디션으로 축축한 침대보에서 억지로 몸을 일으켰는데, 오랜만에 축축하지 않은 침대보가 뽀송하게 느껴질 정도다.

의자에 오래 앉으면 식은땀과 현기증 증상은 여전하지만, 그 강도는 다소 줄어든 거 같다.

발진 상태도 여전하다. 겉보기는 거의 정상이 된 거 같지만, 피부 안쪽 느낌은 여전하다.

 

 

8일차, 이상 없다.

발진도 완전히 끝난듯 하다. 피부 안쪽에 남아 있던 느낌도 사라졌다.

컨디션도 의자에 반나절 쯤은 앉아 있을 수 있을 정도까지 완화됐다.

현기증 증상은 거의 사라졌고, 식은땀도 아주 약간, 머리가 무겁고 몸이 피곤한 증상이다.

낮에 1시간 쯤, 오후 4시 쯤 다시 1시간 누워서 쉬는데 그대로 낮잠을 잤다.

평소 낮잠은 1년에 손을 꼽을 정도만 자는데, 회복하느라 몸이 상당히 피곤한 상태인 모양이다.

그동안 소화 생각해서 미역국이나 곰탕 같은 음식을 먹었는데, 오랜만에 라면을 먹어봤다.

맛이 이상하게 느껴진다. 못먹을 맛은 아닌데, 내가 아는 그 맛있는 라면맛이 아니다.

아마도 짠맛, 감칠맛, 단맛 감각은 거의 정상이 됐는데, 시고 매운쪽의 복합적인 맛은 아직 이상한가 보다.

밤에 잠자는데도 큰 문제 없었다.

 

 

9일차, 증상들은 다 지나간 거 같다.

입맛 쓴 건 여전히 남아 있다. 정상이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할듯.

낮잠을 두 번 나눠 총 2시간을 자는데도, 밤잠을 9, 10시간 잔다.

몸이 많이 축난 모양이다.

 

 

10일차, 몸상태 괜찮다. 푹 잤다.

일어나자마자 허기가 진다.

얼마동안 잠 많이 자고, 수분 섭취 충분히 하면 완전히 회복될 거 같다.

 

 

 

코로나가 풍토병으로 전환되는데 있어 오미크론이 선물이 될 거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중증화 비율이 낮아 국가 의료 시스템에 여유가 생기고, 사망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라죠.

그럴 거 같습니다.

초기 코로나의 경우 호흡기 쪽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생명에 위험이 컸지만, 오미크론은 호흡기 관련해서는 별 증상이 없었으니까요. (아프면 끙끙 대면 되지만, 숨 못쉬면 큰 일 나죠.)

하지만 그건 사망율 관점에서 그렇다는 뜻이고, 죽을만큼 아프다는 게 함정입니다.

정부 관점에서 보면 아픈 건 남 일이고, 죽지만 않으면 괜찮은 거죠. ㅋㅋ

 

참고로 오미크론 증상도 개인차가 큽니다.

제게 오미크론을 옮긴 약혼녀는 진땀 2일, '가벼운' 감기몸살 2일 정도로 지나갔습니다.

그러고보니 초기 코로나도 약혼녀가 옮겼네요. 그 때도 지는 금방 낫고... 이런 씨부럴... 젠장...

뭐 그래도 차라리 제가 아픈 게 낫습니다.

나눠서 아퍼줄 수도 없는데, 가까운 사람 아픈 거 보느니 내가 앓는게 마음은 편하죠.

 

한국은 현재 1일 몇 천명씩 확진자가 발생하는 오미크론 확산때문에 난리네요.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오미크론 1일 확진자가 몇 만, 몇 십만씩 나와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는 아닙니다.

초기 코로나 때 걸릴 사람들 다 걸리고 죽을 사람들 죽고, 델타 때 한 번 더 휩쓸고 지나갔기 때문에, '죽는 일은 별로 없는' 오미크론 따위는 확진자 몇 십만 명 나와도 사람들이 별 충격을 안먹는 겁니다.

근데 한국은 방역을 너무 잘해서, '진짜로 코로나에 한 번도 걸리지 않은 사람들'이 국민 대부분입니다.

비교적 경증인 오미크론만 걸려도 나죽는다 패닉에 걸릴 사람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방역 청정국의 역설'이죠.

외국에서 보면, 한국 내에서 정부 방역 갖고 지랄하는 언론이나 일부 국민들 보면 정말 배부른 돼지새끼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특히 한국 언론은 악마 새끼들입니다.)

백신 안맞았는데 코로나도 안걸린 사람도 몇백만명이라더군요. 기생충이죠.

남들이 백신 맞고 방역 수칙 지킨 덕분에 안걸린 건데, 지가 잘나서 안걸린 거고 백신 맞은 사람들은 등신인 줄 아는 기생충들.

"전국민 90% 이상이 백신 접종해야 합니다"라고 하면, 대뜸 '그럼 난 안맞는 10%가 되면 되겠네'라고 대가리 굴리는 이기주의자들.

인니 같은 곳에 살면서 주변 지인들, 친지들 픽픽 쓰러져 죽는 꼴 봤어야 정신 차릴텐데 말이죠.

 

남이야 손가락이 잘리든 말든 내 손톱밑 가시가 더 아픈 법입니다만...

최소한 남보다 덜 불행하다는 사실로 위안을 얻는 얄팍한 자기 위로라도 하시는 게 어떨까 싶습니다.

한국 방역 수준은 세계 최고고, 한국 경제 상황도 세계에서 가장 나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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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3일 업데이트

 

오미크론 증상은 여러모로 뎅기열과 비슷하네요.

회복 후에도 후유증을 앓았습니다.

조금만 무리해도 피곤함이 금방 오고, 차량 멀미, 식은땀 증상도 나타났습니다.

평소 8시간 정도였던 취침 시간도 9~11시간으로 늘었는데, 요와 배게가 흠뻑 젖고 몸 상태가 개운하지가 않았고요.

아마도 간에 큰 무리를 준 모양입니다.

회복한지 한달 반 정도 지난 지금에서야 후유증에서 벗어난 거 같습니다.

취침 시간도 예전으로 돌아왔고, 오랜만에 젖지 않은 산뜻한 요에서 몸을 일으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