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인도네시아 221

[Flores Indonesia] 9/18. Cancar 거미줄 형상 논

5시 반 눈이 떠졌다.컨디션이 많이 좋아졌다. 6시 쯤 옥상에 올라 해돋이를 기다렸다.지루하다.일출이나 일몰이나 딱히 아등바등 시간 내서 보고 싶을 정도로 흥미가 있는 건 아닌데, 그나마 둘 중엔 일몰이 좋다.'이제 하루가 시작되는구나'와 '이제부터 마시자'의 차이랄까. 저 멀리 낮게 깔린 구름이 호수처럼 보인다. 쏘옥~텔레토비 여러분, 아침이 밝았어요~ 끄아악~ 뜨자마자 햇살이 무지막지하게 때려댄다. 그림자 샷 한 방 거리에 사람들도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7시 좀 넘어 호텔 프론트에 내려가 바자와 Bajawa 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봤다. 남자 직원이었는데 아주 친절했다.구눙 마스 Gunung Mas 버스가 아침 9시, 오후 2시에 출발하는데, 오후 2시 출발편은 승객이 없으면 운행하지 않을 수도 ..

[Flores Indonesia] 8/18. Ruteng 읍내

숙소에 짐을 푸는 사이 비가 내리다 그쳤다.숙소 직원 말로는 요즘 들어 매일 11시 쯤 비가 온다고 한다.혹시 몰라 우산을 빌려 들고 점심을 먹으러 나섰다. 루뗑은 인근 반경 서너 시간 거리 내에서 가장 큰 도시이지만, 시골 읍내 풍경이다. 올해 4월 치뤄질 대선 및 총선 때문에 후보 홍보가 한참이다. 인니 선거 포스터는 한국처럼 심하게 정형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역별로 종족 전통옷이나 당시 유행하는 옷차림을 입는 식으로 시선을 끌려는 후보 사진이 종종 보여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예전에 블리뚱 Belitung 동부의 망가르 Manggar 지역을 여행할 땐, 어느 후보가 캡틴 아메리카 복장에 자기 소속 정당 로고를 새긴 방패를 든 모습으로 합성한 선거 포스터를 본 적도 있었다. (그걸 사진을 못찍은 ..

[Flores Indonesia] 7/18. Labuan Bajo - Ruteng

6시 반에 눈이 떠졌다.온몸이 쑤시다 못해 뒷목까지 근육통에 욱신거린다. 엉덩이가 아파서 변기에 오래 앉아 있기도 힘들다. 아침 7시, 갓뜬 해로부터 비스듬하게 치고 내려오는 햇빛이 벌써 마치 한국의 가을 한낮처럼 쨍하다. 조식 메뉴는 어차피 팬케잌 한 가지 밖에 없고, 마실 것은 커피와 차 중 선택할 수 있다. 팬케잌은 맛있고, 양도 실했다.수박이 아주 달달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커피를 홀짝 거리며 담배 한 대 피우고 있으려니, 이제 막 출근한 직원이 내 방 앞에 오토바이를 세우고 다가온다.출근길에 구눙 마스 Gunung Mas 여행사에 들러 예약했으며, 이따 9시 쯤 데리러 올거랜다.삐딱하게 보자면 소개비를 뜯고자 그렇게 부지런하게 일처리를 한 거겠지만, 딱히 내가 손해 본 것도 아니니 그냥 좋게..

[Flores Indonesia] 6/18. Pulau RInca & Pnatai Manjarite & 둘쨋날 저녁

언덕을 오른다.느낌상, 아까 국립공원 입구 들어오면서 봤던 언덕 꼭대기 정자로 가는 것 같다.초단거리 코스가 맞나 보다. 어제 오늘 아주 그냥 오르막의 향연이다.하루하루 몸뚱아리가 건강해지는 느낌이 너무 기뻐 절로 욕노래가 나온다. 아이 신나라 시발랄라~ 단거리 코스와 중,장거리 코스가 갈라지는 팻말이 서있다. 아마 아까 봤던 건 옛날 코스 팻말이고, 코스를 새로 바꿨나 보다.중,장거리 코스로 가는 방향엔 길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의 관광객들이 단거리 코스만 도는 모양이다. 드디어 정상이다.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는 게 과연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을 행복하게 할 수 있을까? 선착장 바다 저곳에서 지금 서있는 이곳을 보면서 싸한 느낌이 들었었지... 둘이서 배를 ..

[Flores Indonesia] 5/18. Pink Beach & Pulau Rinca (코모도 드래곤)

다음 코스는 핑크 비치 Pink Beach 인데... 30여 분을 달려, 조그마한 섬 해변에 도착했다.전체 길이가 50m나 될까 싶다.그 유명한 핑크 비치라고 하기엔 엄청 소박한 곳이다. 나중에 지도 찾아 보니, 스라이 Serai 라는 이름의 섬이다. 일행 중 하나가 여긴 핑크 비치가 아니지 않냐고 물으니, 가이드는 "지금 핑크 비치 상태가 안좋다. 여기도 핑크색 비치이고, 좋은 곳이다."라고 한다. 흐흠... 과연...? 물이 어어엄청 맑다. 핑크색 해변이 맞긴 하다.모래에 붉은 산호의 가루가 섞여서 이런 색을 띠는 거다. 예전 롬복 남동부 에까스 Ekas Lombok 지역 여행 때 가봤던 핑크 비치라고 '이름 붙인 곳'과 정말 비교 된다. 심지어 여긴 입장료와 주차료까지 받았다. ㅋㅋ 모래사장이 분홍..

[Flores Indonesia] 4/18. Komodo 1일 투어 - Pulau Padar 인니 지폐에 나오는 그 풍경

숙소 직원이 깨워준다고 했는데 역시나 그런 일 없다.혹시 몰라 5시로 맞춰둔 알람 소리를 듣고도 3분 정도 뒤척이다 겨우겨우 일어났다.세상사 원래 100%란 건 없지만, 인니는 특히나 완전히 믿어서는 안된다.약속 이행율이 한 70% 정도 할까? (근거는 없고, 그냥 경험상 느낌)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개념이 좀 약한 편이다. 그래도 아침 식사로 팬케잌을 싸준 걸로 보아 깨워준다는 약속을 아예 잊은 건 아닌 거 같다.팬케잌 다 준비되면 갖다 주면서 깨우려고 했나 보다. 새벽 6시 전에 숙소를 나서는데 아침 식사를 챙겨 받을 수 있는 건 숙소에서 투어를 예약했기 때문이다.다른 곳에 투어 예약했다면 국물도 없었을 거다. 5시 반에 출발한다더니, 45분이 되어서야 출발했다.5분, 10분 늦는 여행자들이 많..

[Flores Indonesia] 3/18. Labuan Bajo 첫날 저녁

오후 6시가 좀 안됐는데 야시장 길이 이미 폐쇄됐다. 라부안 바조의 중심지 풍경 건물 사이 작은 틈으로 햇빛이 지난다.라부안 바조는 서향이라 선셋 보기 좋은 항구다. 일방통행 덕분에 걸어서 2분 거리를 오토바이로 10분을 돌아 감 원래는 라 쿠치나 La Cucina 라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가려고 했는데, 한창 내부 공사중이다. =_=대안이었던 메디테라니오 Mediterraneo 레스토랑은 이미 지나쳤는데, 문제는 이 길이 일방통행이라는 거.이곳 주민이라면 길가로 붙어서 슬금슬금 역주행을 하겠지만, 외지인이 그러면 무슨 시비가 붙을지 모르니 규칙을 지키는 게 좋다. 그냥 오토바이를 길가에 세우고 걸어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뭐 이렇게 언덕길에서 선셋도 보고 좋지 않나. 겸사겸사 경치도 감상할 겸..

[Flores Indonesia] 2/18. Bukit Amelia, Bukit Cinta - Labuan Bajo

아멜리아 언덕 Bukit Amelia 이라는 곳에 가본다.사진 중앙의 저 둥그런 언덕인 줄 알았는데, 오른편의 옹벽 너머에 있었다. Amelia Sea View 라는 소박한 간판이 세워져 있다. 사진 오른쪽의 높은 언덕이 아멜리아 언덕이다. 일단 왼쪽의 작은 언덕에 맛배기로 올라가본다. 와... 와 이런... 와 이런 시ㅂ...멋진 풍경에 나도 모르게 아름다운 감탄사가 튀어 나온다. 사전에 구글맵으로 봤을 때 경치 끝내주겠다 싶었는데,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타이밍 좋게 비행기 한 대가 착륙하고 있다. 내가 타고온 비행기도 저 경로로 착륙했을 거다. 착륙하면서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 바로 내가 서있는 이 근처고. 나와 다른 여행자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가 공터에 서있다.이 정도로 목 좋은 곳이면..

[Flores Indonesia] 1/18. 10년 만에 드디어 플로레스

2010년 어학연수 당시 장기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267) 인니 땅덩어리가 넓다 보니 전국일주는 엄두도 못내고, 자카르타에서 동쪽 방향으로 돈이나 시간 떨어질 때까지 가보자는 여행이었지요.그런 여행이다 보니 어디서 며칠, 언제 뭐 타고 어디로... 라는 식으로 일정을 자세히 짜진 않았고, 대강 설렁설렁 포인트만 찍는 정도 였는데 여정의 종착지가 될 곳이라고 잠정적으로 생각한 곳이 플로레스 Flores 섬이었습니다.당시 여행은 족자에서 브로모로 가는 장거리 버스에 진이 빠지고, 브로모에서 제대로 눈탱이 한 번 맞고, 다시 브로모에서 발리까지 가는 교통편도 뒤통수를 맞은 3연타에, 발리에서 뻗어 버렸지요.덕분에 발리에서 추스리고, 한 발 짝 더 ..

[Gunung Parang II] 4/4. 재도전 - 다시 가본 완전 시골길

발걸음도 가벼웁게~ 저번에 나를 패닉 상태로 몰았던 경치는 좋지만 좁은 시골길에 다시 왔다. (https://choon666.tistory.com/1105) 중간중간 멈춰 서서 느긋하게 풍경을 감상한다. 이런 길을 잘도 차로 지나왔구나. 내가 미친 놈이지 하면서... 군데군데 야자수가 있는 다랭이논 뒤편으로 구눙 빠랑이 보이는 이런 멋진 경치도 당시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삐끗하면 갓길로 바퀴가 빠질지 모르고, 언제 맞은 편에서 차나 오토바이가 올지 모르는 초긴장 상태에 다른 게 보일 리가 없다. 지난 번에 차로 지날 때 가장 후달렸던 곳이다.그 당시보다 더 무너져서, 이젠 차는 지나가지 못할 정도가 됐다.그 때 이랬다면, 꼼짝없이 왔던 길로 되돌아 가야 했을 거다.물론 차 돌릴 공간이 없으니 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