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나 기념일도 아닌데, 왠일로 KFC가 40% 할인 행사를 했다.
찜찜하긴 했지만 명색이 KFC인데 설마 그럴까 하며 배달을 시켰다.
주문이 쏟아지는지 평소보다 30분 늦게 음식이 도착했다.
먹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식중독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난 육류 부패에 민감한 편이다.
군대에서 대대원 400여 명이 제육볶음을 먹었는데, 대부분 멀쩡하고 몇 십 명은 배 좀 아프고 넘어갔는데, 식중독 두드러기가 올라와서 의무대에 갔던 사람이 오직 나 한 명이었을 정도다.
아내도 배탈이 났다.
아마도 뭔가 구매 과정에 사고가 터져서 재고가 쌓인 거 털어 버리려고 할인 행사를 한 게 아닐까 추측한다.
어느 한인 유튜브 채널에서 한국 농산물 홍보 행사를 하는 영상을 봤다.
공짜 시식이라고 아무리 강조를 해도 사람들이 안먹으려고 하는 모습들이 나왔다.
한류 문화를 좋아하거나 아는 젊은 세대들은 그나마 시식을 했는데, 40대 이상 현지인들은 대부분 관심을 보이면서도 시식은 거절하는 모습이었다.
공짜가 절대로 없는 인니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에, 뭔가 있을 거라 반사적으로 의심하며 꺼리는 게 아닐까 싶다.
한국도 공짜가 없다는 말이 어느 정도 통용되지만, 인니는 정말로 공짜가 없다.
모든 가격엔 반드시 그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