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타마린 음료를 맛본 적 있다.
생긴 건 강낭콩 비슷하게 생겨서 두유인가 했는데, 셔서 맛이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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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와 돌이켜 보면, '괴리감'이 부정적으로 작용했던 거 같다.
생긴 거 보고 뇌로 예측한 맛이 아니었는데, 맛없는 쪽이니까 실망이 배가 된 거다.
가령, 솝 자궁 Sop Jagung 이 그렇다.
* Sop 스프, 국 ** jagung 옥수수
생긴 건 영락없는 된장국인데, 맛이 매우 다르다. (재료가 대두라 생판 다르진 않다.)
10여 년 전 먹어보고 실망해서 아직도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다.
시간이 많이 지나 다시 맛본 적 있는데, 기억과는 달리 질색을 할 정도로 맛없진 않았다.
된장국 맛을 떠올리며 이미 기준을 삼고 먹었으니, 다른 게 아니라 틀린 거라고 기억에 오래 남았던 거 같다.
뭐 어쨌든...
두둥... 과일 가게에 타마린이 있길레 사봤다.
인니어로는 부아 아삼 Buah Asam이다.
buah는 과일, asam은 신맛, 신맛나는 과일이라는 직관적인 이름이다.
실물을 보니, 강낭콩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던 걸 반성하게 된다.
충분히 익어서 그런지 껍질은 땅콩처럼 딱딱하고 부스러진다.
안에는 생긴 건 곶감 - 하지만 난 속지 않지! - 비슷한 과육이 있었고, 껍질과 과육 사이에 줄기 비슷한 것이 너덧 개 가로질러 있었다.
맛은... 역시나 신맛이다. 단맛은 거의 없고, 부드러운 신맛.
오렌지 계열의 신맛과는 달랐다.
맛으로만 따지면 썩 당기는 맛은 아니지만, 자연에서 이런 신맛을 내는 것을 채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신기하다.
따로 가공없이 섭취하는 과일보다는 음식 재료나 약용 비슷하게 쓰였을 거 같다.
과육 안에는 당연히 씨가 있다. 식물 입장에선 무상으로 과육만 제공할리 없지 않은가.
음료 맛보고 버렸던 것과는 달리 맛이 나쁘진 않아서 한 팩 다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됐다.
역시 선입견이 거부감을 키웠던 모양이다.
5점 만점 3점.
경험 삼아 먹어 보는 정도만 권한다.
굳이 한 팩 사서 먹을 정도는 아니다. 처치하기 곤란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