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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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모습에 따른 가산점과 감점

인니에 살면서 옷차림이나 헤어 스타일 등 이른바 겉모습에 큰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반바지에 목늘어진 티셔츠, 쓰레빠 신고도 잘 다닌다.헤어 스타일도 가르마가 이리저리 바뀌든 새집이 지든 세수하다 물로 눌러 대충 정리한다.냄새는 타인에게 실례이니 청결만 신경 쓴다.'겉으로 보이는 모습'에는 딱히 신경을 쓰지 않게 됐다.한국에 살 적엔 그런 적 없다.머리는 조금만 길어져도 짧게 자르고 외출할 적엔 반드시 왁스로 정돈했다. (인니에 와서도 초기 3년 간은 늘 그랬다.) 한국은 겉모습에 따른 가산점과 감점이 극단적으로 커서, 대놓고 꼽주지는 않지만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배척하고 무시하는 티를 낸다.어지간히 신경이 굵지 않다면 남들 눈을 신경 쓰지 않고서는 살 수가 없는 분위기다.반면 인니는 빈부격차는 물론 부..

무궁화 불면 Bul Myun

인니 대표 한인 마트인 무궁화에서 불닭볶음면 류의 제품을 출시했다.무궁화 마트에서 뭔가 사면 이 제품을 하나 무료로 증정하는 행사가 진행 중이다.굳이 이 타이밍에? 하는 생각이 든다. 불닭류 제품들은 이미 꽤 많이 나온 상황이다. 제조업체는 PT Jakarta Tama.Gaga Mi 로 유명하고, 그외 아리랑 라면, 세계 푸드와의 합작 제품 등 한류 라면 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업체다. (https://choon666.tistory.com/769) 면은 아리랑 라면과 동일한 것을 쓰는듯 하다. 짜다.절반 정도 비우면서부터는 매운맛이 살살 중첩되기 시작하는데, 일단 시종일관 짜다.맵기는 불닭의 70% 정도.불닭은 매워서 스프 다 넣고는 반 정도 밖에 못먹는데, 이 제품은 스프 전부 넣고도 다 비웠다.다 먹고..

흰개미가 함께 사는 집

집 안에 뜬금없이 흰개미들이 날아다닌다.지금 살고 있는 집은 플라스틱 판과 철망으로 거의 대부분 막혀있다.불빛에 이끌려 어딘가 뚫려있을 빈틈을 통해 들어올 정도라면 주변 집들의 외부 전등에 바글바글 날아다니고 있어야 할텐데,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양이들과 함께 사니 살충제를 뿌릴 수도 없다.일단 소등을 해서 방안에 들어온 흰개미들은 집 뒷편 다용도실 쪽으로 유인했다. 일반 주택에 사는 이상 각종 곤충과 함께 사는 건 각오해야 한다.정황을 보니 아무래도 창틀이나 문틀 등 집안의 목재가 출처였던 것 같다.그렇잖아도 이집에 막 이사 왔을 적 집수리 마무리를 하러 온 기술자가 그런 얘기를 했던 게 기억난다.집안에 흰개미 먹은 곳이 많았고 특히 심했던 화장실 문과 틀은 아예 교체를 했지만 (그래서 제법 괜찮은 ..

Wow Spageti Aglio Olio

Wow 스파게티는 빨간 거 하나, 허연 거 하나, 투명한 거 하나, 세 가지 맛을 출시했다.그중 투명한 거, 알리오 올리오다.액상 스프 때깔은 그럴듯한데, 마늘과 올리브 오일 단가가 비싸서 맛이 어떨까 큰 기대는 안된다. 짜다. 많이 짜다.마늘맛 비스무리한 맛이 나긴 하는데 많이 부족하다.기름 구분 잘 못하지만 올리브 오일은 아닌 거 같다.빨간 가루는 마늘은 아닌 거 같다. 양파와 밀가루 섞은 듯한 맛이다.면은 확실히 괜찮다. 5점 만점에 3점.먹고 나서도 짜다 못해 쓴 맛이 혀에 남았다.딱히 거부감이 드는 맛은 없었고, 감칠맛도 괜찮았다.짠맛을 줄였다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Wow Spageti 인스턴트 스파게티

이 제품을 따라서 인도미가 Pop Spageti라는 유사품을 만들었다. (https://choon666.tistory.com/2190)몇 달 전부터 마트에서 독립 상품대를 세워서 프로모션을 해왔을 적에는 뭔 스파게티 짝퉁인가 지나쳤었다.인도미의 제품이 나와서 먹어보니 괜찮아서 이 제품도 시도하게 됐으니, 유사품이라지만 오히려 마케팅 효과를 보게 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따로 브랜드는 없고 Dellifood Sentosa Indonesia라는 곳에서 제조했다.잠시 검색해보니 땅그랑 Tangerang 소재 중소기업으로 박미 면 Bakmi 을 팔던, 한국으로 치면 중규모 국수공장인듯 하다. 볼로네제 스파게티 소스, 고춧가루, 소시지 프레이크, (아마도) 치즈향을 내는 가루 시즈닝.스프가 2 종류였던 ..

Indo Mie Pop Spageti Spicy Bolognese

인스턴트 볶음 라면 수준으로 간편해진 스파게티 제품... 그러고 보니 스파게티는 소스만 따로 준비되어 있다면 조리가 라면급으로 간단한 음식이다.원래 이런 컨셉의 스파게티 제품은 두어달 전에 WOW라는 브랜드에서 출시해서 판촉 행사를 계속 해왔다.제법 인기를 끌었는지 인도미에서 찍어 누르려고 이 제품을 출시하지 않았나 싶다.가격도 원래는 500원인데, 신상 출시 프로모션이라며 290원에 판매한다.WOW 제품보다 딱 10원 비싼, 저의가 아주 노골적인 가격이다. 3분 요리 완성을 가능하게 하려다 보니 면은 스파게티 엔젤 헤어... 비스무리한 형상을 쓴 모양이다.영락없는 한국의 소면이다.걸죽한 볼로네제 소스가 아니라 인도미답게 빨간 기름 스프를 썼다.아마 토마토와 매운맛이 가미된 조미유일텐데, 500원이라는 ..

열대 지방의 선크림 가격 역설

1년 내내 여름이고 햇살 쨍쨍한 열대 지방은 선크림 가격이 저렴할 것 같지만...의외로 한국에 비해 훨씬 비싸다.중저가 브랜드 선크림 30g 짜리 5천원 가량 하니까, 한국 대비 대략 50~150% 비싼 셈이다. 우선 인니는 공산품(공장에서 제조한 제품)이라면 무조건 비싸다는 측면이 일단 있겠고,열대지방은 1년 내내 햇살이 센 게 일반적이고, 그 햇볕에 노출되면서 사는 게 일상이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선크림은 '일상적이지 않은' 화장품의 범주에 들어는 게 아닐까 싶다.원래 그러고 살았는데 뭘 안타겠다고 선크림을 바르고 유난이냐... 뭐 그런 인식이 아닐까 추측한다.

좋고 싫음에도 레벨이 있고, 다 마음 먹기 나름

일부다처가 당연한 문화권에서 자란 여성은 남편이 새로 아내를 들이는 걸 받아 들인다.물론 여성 입장에서는 좋을리 없다. 당연히 싫다하지만 싫음의 정도는 다르다.일부다처가 허용되지 않는 문화권의 여성이 느끼는 거부감과는 차원이 다르다.허용되지 않는 문화권의 여성이라면 인권, 존재의 이유, 인격적 모독, 도덕성 등등 별별 명제가 연료가 되어 있을 수 없는 당했다는 분노가 활활 타오르겠지만, 허용되는 문화권의 여성에게는 심상하게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야근이 참 싫었다.오늘 볼 업무를 다 마쳤지만, 사장이 퇴근하지 않아서 비비고 있는 걸 예전엔 비굴하다 부당하다 생각했다.지금도 여전히 싫긴 하지만, 비굴이니 부당이니 들먹일 정도로 극단적으로 싫지는 않다.나보다 훨씬 부자에 나한테 월급 주는 사람도 저렇게 퇴근..

단상 2025.07.13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세속 국가

인니는 헌법 상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세속 국가를 표방한다.하지만 좀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애매한 구석이 있다.가령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종교가 이슬람교, 불교, 힌두교, 기독교, 천주교, 유교, 6개라는 점이 그렇다.더군다나 주민등록을 하려면 6대 종교 중 하나를 '반드시' 선택해야 한다.국가가 특정 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니 마니 하고, 반드시 종교를 가지도록 강제하는 걸 종교의 자유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또한 정상적인 종교로 인정되려면 반드시 유일신이 존재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그래서 절대적 존재라는 게 없는 힌두교와는 달리 발리 힌두교에는 아친티야 Acintya 라는 절대신을 만들었고, 인니 불교는 석가모니를, 인니 유교는 공자(!)를 신으로 모신다.상당히 편협한 종교관으로 보아, 사실 인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