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시사

부자의 세금에 대한 감정

명랑쾌활 2024. 7. 10. 07:19

소득으로 따지면 한국에서 난 평민이었다. 평민 계층 중에서도 중하위 정도?

인니에서는 고소득자가 됐다. 

인니도 소득 분위별 과세율이 달라서 계산이 좀 복잡한데 대략 평균을 내면 근로 소득세가 대략 27% 정도 됐다.

근데 내가 뭐 혜택 받은 건 없다.

예전엔 외국인은 사각지대였던 건강 보험도 강제로 가입시키고 악착같이 뜯어 간다.

관련 부처 대변인이 건강 보험 예산 부족 이슈 관련해서 '부자들은 건강 보험료는 납부하지만 서비스는 이용하지 않기를 권장한다'는 소리를 공개적으로 할 정도로 문화가 다른 나라다. (구걸과 반강제적 기부 강요에 수치심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건강 보험 적용 진료는 너무 열악해서 실질적으로는 혜택 받을 일이 없다.

아니, 그냥 인니 의료 수준이 너무 떨어져서 병원에 가질 않는다.

물론 외국인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인니인이라도 정부에 뜯기는 것보다 받는 게 훨씬 적을 건 확실하다.

 

이렇다 보니, 내 인생과는 전혀 상관 없는 한국의 부자들이 정부에 품을 것 같은 감정을 어렴풋이 느낀다.

세금 많이 내는데 편의 봐주는 건 없다.

관공서 줄을 서는데 우선적으로 처리해 줄 거 아니고, 민원을 우선적으로 해결해 주지도 않는다.

자기가 내는 세금의 10분의 1도 안내는 서민들과 대우가 똑같다.

뜯어 가는 것보다 돌려주는 게 적은 정부, 적게 내고 자신과 같은 서비스를 받는 서민들이 거렁뱅이 같다.

내려다 보게 된다.

근데 그 아랫 것들이 걸핏하면 부자라고 욕한다.

부자 감세 어쩌고 반대한다.

내는 만큼의 효능감이 없다.

남보다 더 내면 더 내는만큼의 뭔가가 있어야 상도덕이다.

그럼 어떻게든 덜내려고 노력하는 수 밖에.

 

옹호하는 게 아니다.

나 따위가 고소득자 취급을 받는 게 희안하고, 한국의 부자들 심정이 알 것 같다는 게 신기해서 끄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