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단상

기호(嗜好) - 쓸데 없음을 즐기는 쓸데 없는 짓

명랑쾌활 2024. 8. 2. 07:10

기호 : 즐기고 좋아함

 

담배는 기호품이다.

흡연자는 자신이 선호하는 담배가 있다.

담배는 맛이 없다. 역하기도 하다.

모두 맛이 없는데 그 중에 자신의 기호에 맞는 담배가 있다

에쎄가 좋다느니, 말보로가 좋다느니, 비흡연자는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

 

소주 역시 기호품이다.

소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각자 선호하는 소주가 있다.

공산품 소주는 맛이 없다. 역하기도 하다.

모두 맛이 없는데 그 중에 자신의 기호에 맞는 소주가 있다.

진로가 최고라느니, 처음처럼이 좋다느니, 소주 싫어하는 사람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기호는 중독과도 연관이 있다.

끼니 때 밥을 먹지 않으면 식사한 것 같지 않다는 사람더러 밥 중독자라고 하진 않는다.

밥을 먹는 건 생명 유지라는 명분이 있고, 보편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담배나 소주는 중독으로 간주될 수 있다.

사회 유지에 도움이 안되는, 쓸 데 없는 짓이기 때문이다.

 

애초에 기호(식)품의 영역이 그렇다.

기호의 영역에서 좋아함은 종종 보편적이지 않다.

안즐겨도 사는데 지장 없는 게 기호품이다.

그래서 재미있는 걸 즐긴다, 맛있는 걸 먹는다라는 개념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애초에 쓸 데 없는 걸 즐기는 행위 자체가 비합리적이니, 선호하는 맛 역시 비합리적이기 십상이다.

거기다 뭔가 그럴듯한 핑계를 갖다 붙이려니 옹색하다.

그냥 쓸데 없음을 즐기는 쓸데 없는 짓이라고 인정하면 편하다.

아니 뭐 매사 늘 합리적으로 사는 인간있나.

 

이토 키사쿠 다키마쿠라 너무 갖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