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서식기 V

군병원에서 백신 접종 성공

명랑쾌활 2021. 9. 6. 11:18

얼마전 인니 백신 접종 시스템 관련 포스팅을 했었습니다.

https://choon666.tistory.com/1668

 

시스템 문제로 불거진 백신 접종 혼란

인니 백신 접종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가장 알려진 방법은 쁘둘린둥이 Pedulindungi 라는 스마트폰 앱을 받아 예약을 하고, 정해진 장소로 가서 접종하는 방법입니다. * peduli 신경쓰다 + lindungi 보살

choon666.tistory.com

 

그 때 일반 접종 시스템을 통한 백신 접종을 포기했던 지인은 스마트폰 앱으로 백신 접종 예약을 등록했습니다.

쁘둘린둥이나 할로독이 아니라 자키 Jaki 라는 앱인데, 자카르타 지역 접종소만 예약 관리한다고 하네요.

지인 말로는 다른 앱보다 인포메이션도 깔끔정확하고 작동 에러도 없다고 합니다.

등록하고 검색하면 예약 가능한 접종소들이 뜨고, 각 접종소마다 접종 예약 가능일과 잔여 예약 가능자 수(빈 자리 수)가 나온다고 합니다.

각 접종소별로 하루 예약 가능자 수가 20~30명 정도만 뜨는 걸로 보아, 저번처럼 접종하겠다는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이는 일은 없을 거라고 하네요.

글쎄 과연... 한 5백명 정도 받고 나서 20~30명 추가로 받는 건 아닐까 무섭네요. ㅋㅋ

 

지인이 선택한 접종소는 루마 사낏 모 리드완 므락사 RS Moh Ridwan Meuraksa 라는 병원입니다.

루마 사낏은 병원이란 뜻이고, 뒤에 붙은 건 사람 이름이네요.

건물 간판 앞뒤에 붙은 앰블럼이 범상치 않습니다.

 

 

군병원이거든요.

그래서 입구에도 부상 당한 전우를 매고 가는 군인 동상이 뙇!

병원 이름도 아마 전쟁 영웅에서 따왔을 겁니다.

 

 

건물 입구 앞에도 군용 트럭이 주차되어 있는 게 보입니다.

근처 지나갈 때 보니 군복 바지에 군화, 군용 난닝구를 입은 군인이 군용 매트리스를 트럭에 싣느라 뺑이치고 있는 게 보였습니다.

기분 나빠할 게 뻔해서 사진은 찍지 않았습니다.

저 같아도 뺑이치고 있는데 누가 지나가다 사진 찍으면 듣기 좋은 욕은 안나올 거예요.

그나저나, 인니 군대 물품도 누가 봐도 당연히 군용일 거라는 티가 팍팍 나네요.

핑크나 곰돌이 무늬 군대 물품을 사용하면 졸라 짱 멋지고 전투력도 팍팍 올라갈 거 같은데 왜 안쓰는지... ㅉㅉ

 

 

군병원 부지 구석에 있는 백신 접종소입니다.

매우 정상적으로 보여 감탄했습니다.

역시 인니도 제법 이름값 있는 나란데, 한 면만 보고 전체를 평가하면 안되는 게 당연합니다.

아마 저번에 목격했던 난리 북새통은 뭔가 행정 미숙이나 착오로 인한 헤프닝이었던 모양입니다.

 

 

접종소 뒤편 잔디에 워킹 스루 검사에 쓰였던 밀폐 부스 두 개가 보입니다.

상태로 보아 이제는 쓰지 않아서 방치한 거 같습니다.

한 때 K 방역의 창의성을 널리 알린 아이템이었는데, 그게 벌써 1년 전 일입니다.

전세계 코로나 사태가 2년을 꽉꽉 채우게 될 거라는 걸, 그 때 당시는 설마 설마 했었죠. ㅎㅎ

 

 

요건 접종 전 혈압 체크하는 곳입니다.

튀긴 음식과 단 음식 비중이 높은 식습관 때문에 인니는 고혈압과 당뇨 발병율이 높습니다.

혈압이 높아서 접종이 거부되는 경우도 꽤 잦다고 하네요.

밖에 대기하는 의자들은 나름 거리를 떨어뜨려 놓았지만 혈압 체크는 저렇게 다닥다닥 붙어서 하다니, 역시 디테일이 떨어지는 인니답습니다. (이건 성급한 일반화가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거의 모든 분야가 그래요.)

 

접종하는 곳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사진이 없습니다.

지인이 접수처에 접수하고 대기하다 접종하고 나오기까지 무려!! 10분이 걸렸습니다.

도저히 믿기 힘든 신속함입니다.

군병원이라서 그런 건지, 소수 예약자만 받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네요.

인니 시스템도 계속 개선되고 있다는 증거라면 좋겠습니다.

 

전 백신 접종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외국인 신분이란 게 다 그렇죠 뭐.

맞긴 맞아야 하는데...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