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무지개 Mujigae 떡볶이 밀키트

명랑쾌활 2021. 6. 21. 09:46

판데믹과 한류가 겹쳐 인니에도 떡볶이 밀키트 제품들이 나오고 있다.

그 중 한 곳인 한식(표방) 프렌차이즈 식당 <무지개>에서도 제품을 내놓았다.

3년 전, <무지개> 식당에 대해 소개한 적이 있다. (https://choon666.tistory.com/836)

한국식 스파게티나 카레처럼 상당히 현지화된 한식을 내놓는 식당이라, 솔직히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딱히 신경 쓸 사람 없겠지만 설명질 덧붙이자면, 한국 영문 표기법에 따르면 떡볶이의 영문 표기는 Tteopokki지만, Topokki라고 표기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거룩하신 법님이 그렇다고 하시지만, 로만 알파벳을 쓰는 나라 중에서 앞자음에 t를 두 번 쓰는 해괴한 단어가 있는 나라는 없다.

한국인이야 tt라고 표기해도 한글에 쌍티긋(ㅌㅌ)이 없다는 걸 아니까 자연스레 쌍디긋(ㄸ)으로 이해하겠지만, 외국인 알아보라는 목적의 표기를 정작 외국인은 이해를 못하는 웃기는 상황이 된다. (외국인 중에는 '트터폭키'라고 발음하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니, 농림수산식품부가 한식 세계화 브랜드로 표기를 통일한 Topokki가 맞다.

말과 문자는 서로 소통하라고 있는 거지, 거룩하신 한국 표기법님이 하사하신 절대 진리가 아니다.

외국 글자 표기는 더더욱 그렇다.

 

...문득 '~습니다'를 '~읍니다'라고 표기하던 10여 년 전 직장 상무가 생각난다.

모종의 이유로 삼성에서 나왔는데 원청 로비 차원으로 낙하산으로 받아줘서 상무에 앉게 된 사람이다.

당시 40대 중후반 정도였으니 그리 나이가 많지 않았는데도 표준 표기법이 '~습니다'로 변경된지 무려 20여 년이 지나도록 고치지 않은, 장인의 고집을 가진 인물이었다.

삼성엔 똑똑한 사람만 있을 거라는 환상을 깬 건 그 사람 덕이었다. ㅎㅎ

 

 

물 적당량에 재료 때려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

전자렌지로도 조리 가능하댄다.

 

 

이런 씨ㅂ... 드럽게 맛대가리 없게 생긴 떡과 소스가 내용물 전부다.

이딴 걸 2만5천 루피아 씩이나 주고 팔아 먹다니, 한류 팔이 사기꾼이다.

신라면 두 개 값이다.

 

 

57개월 묵은 정부미로 만든듯한 퍼석퍼석한 떡

 

 

음... 이 건 떡볶이가 아니다.

떡볶이 비스무리한 인니 음식이다.

포장에 Gochujang 소스라고 쓰여 있지만 고추장 아닌 거 같다.

매운맛 보다는 단맛과 짠맛이 강한데, 특히 짠맛이 간장과는 뭔가 미묘하게 다른 풍미의 짠맛이다.

인니 고추로 만든 고춧가루에 인니 간장인 께짭 아신 Kecap Asin, 설탕을 주재료로 만든 걸로 추정한다.

 

 

인니의 간장 께짭 아신.

재료도 대두와 소금이지만, 당연히 한국의 간장과 풍미가 다르다.

 

역시나 떡의 식감도 좋지 않다.

품질 떨어지는 쌀을 쓴데다가, 일부러 인니 음식인 론똥 Lontong 식감 비슷하게 만든듯 하다.

 

 

론똥 Lontong   <사진 출처 : aceh.tribunnews.com>

표면의 질감을 보면 알 수 있듯, 뚝뚝 잘 끊어지는 식감이다.

치대서 아주 곱게 만드는 한국의 떡과 달리, 찐 밥을 꽉꽉 뭉쳐 만든다.

게다가 쌀 자체가 안남미라 찰기가 거의 없다.

 

5점 만점에 1점.

제품 가격이 반값이었어도 2점 준다.

<무지개> 자체가 현지화된 한식을 표방한다지만, 이건 좀 아니라고 본다.

이 걸 먹는 인니인이 현지 음식 맛에 가깝기 때문에 더 선호하는 건 상관 없지만, 이 게 한국의 떡볶이 맛이라고 인식한다면 썩 기분이 좋지 않다.

'고추장이 이런 맛이구나~' 한다면... ㅆ

취향 문제가 아니라, 맛 자체가 질이 떨어진다는 게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