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스답 Mie Sedaap 에서 한국 라면을 벤치마킹한 제품을 또 내놓았다.
예전에 한국 양념 닭갈비맛 볶음면을 내놓았었다. (https://choon666.tistory.com/1319)
이번엔 국물 라면이다.
면도 두껍다고 쓰여져 있다.
인니 라면은 한국 라면에 비해 일반적으로 면이 얇다.
이전 제품은 '한국'이라고 했는데, 이번엔 '대한민국'이라고 한글로 쓰여져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나날이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
닛신은 한국 라면 그대로 배끼면서도 마치 일본 오리지널 제품인 것처럼 내놓는데, 미 스답은 그러지 않는다.
뚝배기까지... ㅋㅋㅋ
2,600 루피아, 200원 정도 가격이지만 내용물은 부족한 거 없다. (대신 76g임)
출시 초기라 가격을 낮게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
면이 한국 라면 비슷한 굵기다.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도록 고춧가루 스프를 둘로 나누어 포장했다.
굳이 나눌 필요 없이 알아서 취향껏 넣어 먹으라고 해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소비자는 언제나 부주의하지.)
일단 고춧가루 스프는 1단계만 넣어 먹어 봤다.
면은 한국 라면에 비해 아주 약간 얇은 편이지만, 쫄깃한 식감은 제대로 구현했다.
국물 베이스는 제법 풍부한 편이고 인니 저가 라면에서 느껴지는 과다한 MSG의 싸구려 맛도 거의 없다.
이 정도 퀄리티에 200원이면 매우 훌륭하다.
다만 아쉬운 건 인니 국물 라면 특유의 라임향이 살짝 감돈다는 점이다.
그 부분은 인니인들이 선호하는 취향이라 포기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고춧가루 스프 2단계를 추가해봤다.
그냥 고춧가루가 아니라, 이런저런 향신료들을 거칠게 빻은 가루였다.
과립형이 아니어서 국물에 녹지 않았다.
2단계 스프를 넣으니 신기하게도 맛이 더 좋아졌다.
라임향이 뒤로 숨고, 마늘이나 양파에서 나는 맵고 단맛이 전면에 확 올라온다.
한국 음식에는 들어가지 않는 향신료 향도 있긴 하지만 거부감이 들진 않는다.
맵기는 살짝 더 올라간 정도로, 신라면 보다 약간 매운 정도다.
향신료 가루가 물에 녹지 않아 입에 좀 걸린다는 점은 약간 아쉽다.
예민한 사람은 이물감으로 느낄 수도 있겠다.
5점 만점에 4점
향신료 가루의 이물감 때문에 1점 감점이다.
인니 라면 수준 정말 많이 올라갔다는 걸 체감한다.
국물 베이스가 한국 라면에 비해 뭔가 좀 부족하게 느껴졌었는데, 요즘 제품들은 밸런스도 잘맞고 충분히 채워진 느낌이다.
한국 라면은 고만고만한 레벨이었다가 신라면을 기점으로 급격히 고급화 되었다.
어렸을적 맛있게 먹었던 기억은 기억일 뿐, 그 제품을 지금 먹는다면 맛이 형편없게 느껴질 거다.
인니도 현재 그 기점에 들어선 게 아닌가 싶다.
이런 라면 먹다가 인도미 먹으면 맛이 뭔가 빠진 것 같이 느껴질 거다.
인도미의 국물 라면이 가장 많이 팔리는 이유는 가장 맛있기 때문이 아니라, 가장 보편적이기 때문에 입맛의 기준이 된 것 뿐이다. (물론 미 고렝 Mie Goreang (볶음면) 은 아직까지 인도미 제품이 가장 맛있다.)
1972년 처음 출시된 이후로 포장 디자인만 변하고, 다른 맛 제품들이 추가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퀄리티는 거의 발전이 없었다.
물론 10년 전부터 프리미엄 제품들을 출시하고는 있지만, 기존 제품에 비해 딱히 획기적으로 고급스럽게 느껴지는 포인트가 없어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 사이 보다 과감하고 공격적인 후발업체들이 퀄리티 좋은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이러다가 한국 라면 판도가 삼양에서 농심으로 넘어가고 프리미엄 제품군들이 나오다가 신라면이 히트하면서 자리 잡았듯, 인니도 적어도 국물 라면 분야에서는 인도미의 점유율을 이기는 제품이 나올 수도 있겠다.
일단 국민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야 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