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뿔라우 스리부 Pulau Seribu, 영어로 Thousand Island 라는 곳에 가본다.
진짜 빤따이 아뚜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직석 거리로 500m 정도 되는 거리를 10km 이상 돌아서 간다.
경치 좋은 목에 공사가 한창이다.
사진 찍은 곳에서 좌회전 하면 급경사 내리막길이고, 다 내려가면 360도 우회전 해서 다시 급경사 오르막길을 오르면 저 공사중인 건물이다.
잘못 들었던 길을 되짚어 다시 큰 길로 나간다.
갈림길에 'Atuh Beach Pulau Seribu Rumah Pohon' 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는데... 정작 어느 길로 가야 하는지는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 =_=
정답은 메인 도로인 오른쪽 오르막길이었다.
간간히 투어 승용차가 지나가는 걸로 보아, 이 길이 원래 빤따이 아뚜 가는 길이 맞다.
투어 차량이 빈번하게 다니는 길답게, 도로가 망가진 구간이 나온다.
오른쪽의 부서진 길은 마을을 지나가는 옛길이고, 왼쪽은 새로 깐 길이다.
Turunan 내리막, Tajam 날카로운
도로 초입의 경사가 심하다.
지반을 좀 돋워서 경사를 완만하게 했으면 좋았겠지만, 사실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다.
목적지에 거의 도착할 즈음, 깔끔해 보이는 식당에 들러 점심을 먹었다.
누사 쁘니다는 인프라가 좋지 않아, 길 끄트머리의 관광지 내부 식당이 시설도 열악하고, 비싸다.
여기도 인니 현지식보다 서양식 샌드위치나 햄버거가 먹을만 했다.
맛은 그냥 보통.
아스팔트 길로 이어진 왼쪽이 빤따이 아뚜다.
저 곳으로 가면 해변까지 계단으로 이어진 언덕에 갈 수 있다.
난 경치는 충분히 봤고, 해변까지 갈 생각이 없기 때문에, 뿔라우 스리부 Pulau Seribu 와 루마 뽀혼 Rumah Pohon 이 나오는 비포장 도로로 직진했다.
상당히 열악하다.
관광지로 제대로 개발된 곳은 아니다.
건너편 언덕도 뭘 지으려다 말았는지, 흉하게 파헤쳐져 있다.
아마도 롬복 지진 때 무너진듯.
저 밑에 루마 뽀혼 Rumah Pohon 이 보인다.
rumah 는 집, pohon 은 나무라는 뜻으로, 직역하면 '나무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반 명사화 하여 '나무 위에 예쁘게 지어진 동화 같은 집' 같은 의미로 쓰인다.
누사 쁘니다의 루마 뽀혼은 이 곳이지만, 루마 뽀혼이라는 이름이 붙은 곳은 인니 방방곡곡에 흔하다.
<출처 : 구글 검색>
대략 이런 곳인데... 경치는 좋고 밤새 파도 소리도 실컷 들을 수 있겠다.
하루 숙박비도 5~6만원 정도로 그리 비싸진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출처 : 구글 검색>
하지만 시설이 이래서야...
모험심 충만한 보이스카웃 애덜이라면 좋아할 수도 있겠다.
원기충만한 애덜이야 구덩이 파서 응가하고 나뭇잎으로 밑닦아도 재밌다고 헤헤호호 하겠지.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 하기 힘들다.
몇 계단만 내려가 봤다.
딱히 끝까지 내려갈 마음은 들지 않는다.
비키니 금발 미녀들이 비치 발리볼이라도 하고 있다면 모를까.
이 경치가 이른바 뿔라우 스리부 Pulau Seribu, 즉 '천 개의 섬'이다.
인니어로 sebiru는 원래 '천 개'라는 뜻이지만, '아주 많은'이라는 관용적 표현으로 쓰이는 게 더 일반적이다.
아무리 그래도 이 걸 뿔라우 스리부라고 이름 붙인 건 억지가 심하다.
멋진 풍경이지만, 빤따이 아뚜를 보고 난 후라 감흥이 좀 떨어진다.
랜드 포인트가 푯말이 있긴 한데, 별로 와닿진 않는다.
노력은 가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