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여행기? 274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서핑~ 3/4

앞에도 말했다시피, 대양에 맞닿아 있는 해변이라서 그런지 파도의 힘이 좋다. 한국의 동해가 태풍 영향권에 가까와지면 치는 파도보다 더 힘이 좋은 파도가 늘 밀어닥친다. 해수욕에는 적당하지 않고, 서핑하기 딱 좋은 해변이다. 주 고객층이 외국인이다 보니 서핑보드 대여소도 영어 위주로 꾸며져 있다. 해변에서 바라본 대여소 전경. 그냥 소박하다. 콧수염을 멋지게 기른 주인 아자씨. 흥정에 들어간다. 보통 하루에 10만 루피아, 1만 2천원 정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하루는 오후에 빌렸으면 다음 날 오전까지도 가능하다는 얘기. 들고 튈 만한 물건이 아니어서 그런지, 숙소로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반나절은 5만 루피아. 인니의 모든 상거래가 그렇든 흥정 가능하다. 주로 외국인 상대이다 보니까 가격 높게 후려치고..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주변과 숙소~ 2/4

한국인이 생각하는 관광 인프라의 기준으로 보자면, 발전은 아직도 한참 먼 곳이다. 마트도 없어서 재래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해야 한다. 소형마트는 많다. 파도가 센 곳이라서 그런건지, 수영하는 사람은 드물고, 그저 해변 벤치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많다. 서핑을 가르쳤던 친구에게 물어보니 태풍이 온 적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제법 센 바람에도 불구하고 야자수가 높다랗게 버티고 서있다. 흔하디 흔한 공터. 당분간은 저런 곳에 대형호텔 따위가 들어 설 일은 없을 것 같다. 우리가 묵었던 오션퀸 리조트 Ocean Queen Resort. 여왕 니 로로 키둘을 영어식으로 표현한 모양이다. 이정도 급의 숙박지는 외국인 상대이기 때문에 영어식 이름들이 많다. 수영장은 기본이다. 여기가 대단해서 그런게 아니라, 보통 ..

쁠라부한 라뚜 Pelabuhan Ratu ~ 가는 길 시골 풍경~ 1/4

Pelabuhan 항구, Ratu 여왕. 여왕의 항구라는 뜻의 아름다운 해변도시이다. 여기서 여왕은 자와섬 남쪽 바다(인도양)을 다스린다는 여신 니 로로 키둘 Nyi Roro Kidul을 일컫는 말이다. 녹색 옷을 입고 바다에 나오는 사람은 여신에 의해 바다로 끌려 들어간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자카르타에서 차로 4시간 가량 걸린다. 교통편이 마땅치 않으므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자가용이나 렌트카를 이용해 가야한다. 보다시피 대양에 바로 맞닿아 있는 곳이라 파도의 힘이 좋아, 서핑하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파도가 끌어 당기는 힘도 대단한데, 여신의 전설도 여기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관광객은 내국인 비율이 약간 높으나, 서양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동양인 관광객은 일본인이 대부분인데..

[Bandung 소풍] 02. Saung Angklung Udjo 2/2

일찌감치 가운데 맨 앞 자리를 잡고 기다렸다. 그저 생공연은 가장 가까운 정면이 최고다. ㅋㅋ 예쁜 진행자의 모습을 찍으려 했는데... 왠 사람들이 지 앞의 진행자는 안보고 내 카메라를 보고 있나. (나도 사진보고 알았다.) 그렇잖아도 존만한 카메란디. (아, 그나마도 이거 영이 꺼구나. -_-;) 사진 가운데 쯤의 두 아저씨는 BIPA 교수 이잘과 압두. 그 주변과 뒷편은 어디어디 고등학교에서 단체관람 온 애들. 와양골렉 맛배기 공연 와양은 인니의 전통인형극인데, 목각인형으로 하는 것을 와양골렉이라 하며 우리나라 모여라 꿈동산 개념이라 보면 되겠다. 또 하나는 동물의 가죽이나 종이로 만든 인형으로 하는 와양꿀릿(맞나 모르겠네)이 있는데 그건 창호지 뒤에서 그림자놀이 하는 거랑 비슷하다 보면 된다. 둘 ..

[Bandung 소풍] 01. Saung Angklung Udjo 1/2

이번이 세 번째 반둥행이다. 첫 번은 옷 사러, 두 번째는 온천 즐기러 갔었다. 유명 브랜드의 그럴듯한 짝퉁 사러 갈게 아닌 바에야, 굳이 쇼핑 만을 목적으로 가는 건 좀 아니다 싶다. 들이는 수고에 비해 가격이 그리 싸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엔 Saung Angklung Udjo 라는 공연장을 방문한다. Saung은 대나무로 만든 오두막 정도의 의미이고, Angklung은 대나무로 만든 인니 전통악기의 이름, Udjo는 공연장을 세운 사람의 이름이다. 공연장이라고는 하지만 일종의 야야산 Yayasan이라고 볼 수 있다. 어린이들에게 전통악기를 가르치는 학교의 개념이 강하기 때문이다. (야야산에 대한 설명은 다음 편에) 집결시간은 7시, 늦어도 7시 반까지는 오라길레, 당연히 7시 반까지 갔다. 얄짤 없..

[Bandung 온천 여행] 02. (2009.11.06-07)

2차로 숙소 앞 온천 족욕장에서 술판을 벌이다. 챙겨간 노트북으로 한국, 일본, 미국, 인니의 노래를 틀어 놓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해가며... 수증기 속에서 유황 냄새가 희미하게 난다. 닭 바베큐 튀김을 포장해 왔는데, 시골닭은 엄청나게! 질겼다. 토종닭이라고 좋을 줄 알았는데, 우리 나라와는 달리 수입닭이 더 비싸고, 맛있는 모양이다. 일본인 답게 사진기만 들이대면 피스를 내미는 히데키. 히데키 못지 않은 훈남 원이. 먹다보니 괭이 형제가 찾아왔다. 뭔 이유가 있는건지, 아니면 요령인지, 둘이서 몸을 부벼가며 귀여운 몸짓으로 먹이 줘 광선을 내뿜는다. 둘이 커플일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생긴게 너무 닮지 않았느냐 말이다. (이 녀석들까지 애인이 있으면 난... ㅠ_ㅠ) 먹어라 먹어. 어차피 질겨서..

[Bandung 온천 여행] 01. (2009.11.06~07)

학교 - 집 만 왔다갔다 하면서 공부한다면 한국에서 공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지 않을까. 어느 정도 수업에 적응되어 가는 시점에서 우리 반 사람들끼리 반둥에 갈 계획을 세워 보았다. 제법 호응이 좋아서 십여명이 가는 것으로 계획 잡고 렌트카도 진행하는데, 역시나 출발일이 가까워지면서 못간다는 사람이 늘면서, 결국 가장 친한 JC형님, 원, 히데키와 나, 이렇게 넷이서 가게 되었다. 이번 행사를 추진하면서 느꼈는데 일본인은 약속에 신중한 편이지만 확실히 약속한 경우엔 꼭 지키는 편이었고, 한국인은 약속은 쉽게 하지만 취소도 쉽게 하는 편이었다. 나이가 많고 사회 경험이 많을수록 그런 경향이 적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그런 경향이 심했다. 못되쳐먹어서 그렇다기 보다는, 뭐가 폐끼치는 행동인지 개념 자체를 모..

[Bandung 온천 여행] 03. 소요 비용 등등

우리가 간 곳은 Ciater 찌아뜨르 온천이 아니라, Sari Ater 사리 아뜨르 온천이었다. 온천 지역의 지명이 Ciater이긴 한데, 그 유명한 찌아뜨르라고 따로 리조트가 있는 건지, 아니면 사리 아뜨르 리조트가 찌아뜨르 리조트인지는 모르겠다. 그라시아라고 새로 생긴 리조트가 약간 비싼 대신 시설은 더 좋다고 한다. 다음에 갈 일이 있으면 거길 가볼까 한다. 반둥 온천 여행을 갈 계획인 사람들에게 참고가 될까 하여 대략의 소요 비용을 정리해 본다. 다음의 예산은 성인 4인 기준이다. 차량 관련 차량 렌트 : 40만 루피아 * 2일 = 80만 루피아 (원래는 45만 루피아. 잘 아는 사람 통한 가격임) 차종 : 끼장 (꽉꽉 끼어 타면 운전자 빼고 7명까지 가능) 기름값 : 31만 루피아 톨비 : 약 ..

달랏-호치민. 다시 올 거라는 걸 알기에 담백하게 떠난다. ~끝~

달랏을 떠나는 날 아침은 오랜만에 해가 보일듯 했다. 이제서야 해가 나와서 아쉬운 마음보다는, 그냥 그것도 좋았다. 비가 오든 맑든 달랏은 그냥 그 자체로 좋았다. 아주 아쉽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떠나는 마음은 따듯하고 차분했다. 분명 다시 올 것이라는 막연한 확신 때문이리라. 달랏을 떠나기 전 연락하여, 호치민에 도착해서 C와 다시 만났다. 베트남에서 마지막 식사이니 적당한 곳이 있다며 데려간 곳이... Quan An Ngon. 다이아몬드 플라자 근처였나 호치민 박물관 근처였는지 기억은 가물가물 하다. 가격은 그렇게 센 편은 아니다. 베트남 각 지방 음식들을 한 곳에서 맛 볼 수 있고, 맛도 제법 좋다고 한다. 유명한 곳이고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곳이라나. 다 맛있었다. 다만 음식이 미지근하거나 차가..

달랏. 소소한, 느긋한, 하지만 소중한 기억 속의 하루 하루들

아침 식사로는 반미가 최고!! 베트남 바케트는 프랑스만큼 맛있다. +_+b 어느 날 아침, 차려준 조식. 그냥 빵에, 계란말이, 찍어 먹기 좋게 썬 오이, 그리고 미역국... 이 조합은 뭥미...? ㅠ_ㅠ 이모에게 아침으로 샌드위치나 반미가 좋다고 했는데, 아마도 일하는 친구들이 잘못 이해해서 차려준듯... -_-;; 케찹이나 토마토 소스 없냐고 했더니 없단다. 그러면서 간장에 고추 썰어 넣은 것을 가지고 오더군... -_-;;; 황당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해서 방에서 사진기 가져와 한 컷. 오이만 먹고 롹이라도 해야 하나 잠시 고민하다, 빵은 포기하고 계란말이 먹고 미역국 마시고, 디저트로 오이 먹었다. 로비의 디비디장에서 찾아낸 레어템. 박상면 씨는 언제 이런 영화를 찍었다냐. 달랏에 있는 열 몇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