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해 말, 난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게 됐다.귀국하기 전 선배형과 송별식 겸 해서 저녁을 먹는 자리에 케빈도 왔다. 첫 만남에서 6개월이 지났지만, 케빈은 아직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고 있었다.선배형에게 생활비로 야금야금 빌려간 돈이 1만 달러가 넘었고, 여자친구 집안에서는 능력없는 외국인과는 헤어지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한다. 케빈은 두 가지 선택지 중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며 조언을 구했다.하나는 한국의 중견 업체로부터 투자를 받아 인니에 사무실을 내고 판로를 개척하는 일이고, 나머지 하나는 원래 일했던 분야의 다른 업체에 입사하는 거였다.투자 좋지. 개척도 좋고. 업체 대표 명함 폼나고. 성공하면 큰 돈 만질 수 있겠네.근데 당장 먹고 살 돈도 없어서 선배형에게 돈 빌려서 생활하는 처지에, 어느 세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