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 명랑쾌활

Indonesia/인니 음식(Makanan)

마르따박 맛집 - 마르따박 판 자파 Martabak Van Djava

명랑쾌활 2018. 5. 14. 10:51

멀고 먼 옛날 (벌써 그렇게 됐네요) 데뽁 Depok 우이 UI 에서 공부하던 시절, 가끔 마르따박 martabak 을 먹곤 했었습니다. (http://choon666.tistory.com/233)

회사를 다니면서부터는 거의 먹을 일이 없었지요.

딱히 현지식 일부러 찾아 먹으러 다닐 정도로 부지런하지도 않고, 부지런 피울 필요성도 없었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으면 그러지 않는 성격이라서요. (그런 걸 게으르다고 하지요.)

딱히 뭔가를 먹고 싶다는 욕망이 강한 것도 아니고요. (그보다는 게으르고 싶다는 욕망이 더 강한 거겠지요.)

게다가, 현지인 식당에 가면 받아야 할 현지인들의 눈길이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요.


최근 여차저차 해서 찌까랑의 마르따박 맛집을 가봤습니다.


마르따박 판 자파 Martabak Van Djava 라는 가게입니다.

반둥 Bandung 의 별칭인 빠리스 판 자파 Paris Van Java (자바의 파리) 를 패러디해서 가게 이름은 지었듯, 반둥 스타일의 마르따박을 취급합니다.

겉모습은 그저그런 거리의 그저그런 가게 같습니다만, 수도권 동부 일대의 알아주는 맛집이라고 합니다.


메뉴와 가격대는 위와 같습니다.

이 정도면 비싼 축에 속합니다.


워낙 유명한 맛집이라 자체적인 포장 용기도 있습니다.


마르따박 뜰로르 Martabak Telor (달걀부침 형태의 마르따박) 는 내용물에 고기가 들어가는 것을 시켰습니다.

뭐든 고기가 진리지요.

엄지가 저절로 치켜올라갈 정도로 맛있었습니다.

적당히 기름지고, 고기와 달걀, 채소의 맛이 잘 어우러졌습니다.

특히, 사진 우측 상단의 빨간색 소스가 제대로입니다.

케첩맛에 살짝 매운 맛이 도는 묽은 액체인데, 마르따박을 푹 점궜다가 먹으면 아주 잘 어울립니다.

덕분에 따로 담아 낸 오뚜기 케첩은 손도 안대고 버렸습니다.

5점 만점 5점!


그에 비해, 마르따박 마니스 Martabak Manis (팬케잌 비스무리한 마르따박) 는 그냥 평범했습니다.

그래도 많이 달지 않아서 그냥저냥 괜찮구나 했지요.

5점 만점에 4점

마르따박 마니스는 한 두 조각 먹고 냉장고에 넣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식사로 토스트에 버터를 발라 구워 먹으면서, 어제 냉장고에 보관했던 마르따박 마니스도 같이 구워 먹었습니다.

흐헐~ 한 입 넣자마자 깜짝 놀랐습니다.

이거 완전히 악마의 맛이네요.

원래 달콤짭짤했던 마르따박 마니스의 맛에 버터가 추가되고, 겉껍질이 살짝 타면서 나는 고소한 맛이 섞여서, 어어엄청나게 진한 풍미의 버터 계열 고소한 맛과 단짠이 입안을 가득 채웁니다.

이건 먹는대로 살찌겠다는 내 몸에 대한 죄악감이 쾌감으로 느껴질 정도로 풍부하고 진한 맛입니다.

이 정도로 노골적인 진한 맛은 살면서 맛본 적이 드물 정도입니다.

5점 만점에 5점!

같이 마신 스윗 치즈맛 우유가 맹맹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아, 스윗 치즈맛 우유 맛도 궁금하실지 모르겠네요.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그 맛, 버터스카치 캔디맛이 나는 우유입니다. ㅋㅋ

인니 우유 수준이 전반적으로 떨어지는데, 이것도 마찬가지네요.

물 탄듯, 밍밍합니다.

수돗물처럼, 한국 우유도 국내에서는 무시 당하지만, 세계적으로 상위권에 속하는 좋은 우유입니다.

가성비까지 따지면 더더욱 그렇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