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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인도네시아

[Bali - 친구와 여행] 04. Kuta, 그리고 복귀

명랑쾌활 2018. 1. 18. 11:52

발리 배낭여행 좀 해본 사람이라면 아는 꾸라-꾸라 버스 Kura-kura Bus (거북이 버스)의 우붓 정류장


그 앞에는 마니산 Manisan 이라고 써있는데, 한국식당 마니산... 그런 거 아니다.

manis (달다) + an(명사화 접미사)로 '단 것', '단 음식', '합성 감미료' 등의 뜻이다.

속어로는 '애인'이라는 뜻도 있다.


난 직장에 매인 몸이라 자카르타로 돌아간다.

친구는 꾸따 Kuta 에서 1박 더 하고 한국으로 귀국하기로 했다.

아무렴, 그래도 명색이 발리 여행인데, 발리 해변의 탱탱한 비키니 금발미녀도 좀 보고, 양키들 술 취해서 지랄발광 하는 꼴도 좀 봐야겠지.

꾸다로 가는 교통편은 쁘라마 여행사 Prama Travel 을 이용했다.

편도요금 1인 6만 루피아

자리 찼으면 그냥 택시 타고 가야지 했는데, 마침 2자리가 비어서 바로 타고 갈 수 있었다.


꾸따의 친구 숙소는발리따 인 Balita Inn 으로 잡아줬다.

여행 당시 발리 아궁 화산 Gunung Agung 이 분화를 하네마네 해서 관광객이 줄었는지, 30만 루피아라는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이 때로부터 10일 후, 실제로 분화해서 공항 폐쇄됐었다. ㅋㅋ)


외로운 친구를 달래 줄 발리 아가씨 그림 벽타일도 있고~


수영장도 있는 중급 호텔이다.


옥상에 정자도 있다.

저런 곳에서 고기를 궈먹어야 하는데... 귀찮다. ㅋㅋ

집에서도 상추나 쌈장 준비하는 게 귀찮아서 쇠고기 구워 먹는데, 야외에서 삼겹살이라니.

그러고 보니,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는 그런 귀찮은 짓을 좋다고 잘도 하고 다녔었구나 싶다.


기대했던 것보다는 전망이 별로다.


한국인 관광객도 많이 오는지, 호텔 안내문에 한국어도 적혀있다.


꾸따 해변의 의미는 역시 비키니 금발 미녀다.


저 비키니 아가씨는 거의 티팬티에 가까운 훌륭한 수영복으로 뭇남성들의 마음속 환호와 갈채를 받았다.

꾸따 마을 촌장이 감사패를 줘야 마땅한 훌륭한 아가씨다.

(사진 어디쯤에 있는지 굳이 알려주지 않아도 보는 즉시 보인다는 걸 확신하기에, 굳이 알려주지 않는다.)


그래도 꾸따 해변에 왔는데, 이 짓 한 번은 해줘야지. ㅋㅋ


마사지나 문신, 부채나 밀집 모자 등을 파는 잡상인들이 끈질기게 달라 붙는다.

꾸따 해변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였는데, 원체 온지 오래 돼서 잊고 있었다.

이 지역 잡상인들은 정말 끈질기다.

심지어 이어폰 끼고 안들린다는듯 앞만 바라보고 있으면, 앞으로 와서 시선을 방해하면서 말을 건다.


저 멀리 발리 공항에 비행기가 착륙하는 게 보인다.

꾸따 해변의 볼거리 중 하나다.


찾기 귀찮아서 숙소 앞에 있는 Deliziosa 라는 식당에 갔다.

100% 할랄이라면 무슬림 식당이다.

힌두교의 섬 발리에 무슬림 식당이라...


인테리어가 소박하다.

예상대로 질밥 Jilbab (무슬림 여성 머리쓰개) 을 쓴 여성이 카운터를 보고 있었다.


티라미수가 있어서 시켜봤는데, 맛이 제대로다.

거기다 혹시나 티라미수인지 못알아 볼까봐 글자를 써서 알려주는 친절까지!


친구가 시킨 닭요리


내가 시킨 나시 른당 Nasi Rendang (nasi 밥, rendang 인니 소고기 장조림 요리)


별 기대 안했는데 음식맛이 좋았다.

늦게 나오는 것 빼고 대만족이었다. (주문하고 음식 나오기까지 40분 가량 걸림)


식사 후, 친구와 헤어저셔 공항으로 갔다.


공항내 상점에서 파는 발리 특산 삐아 수수 Pia Susu (pia 파이, susu 우유)

맛은 그냥 당신이 상상하는 그 맛


내가 참 좋아라 하는 발리 공항 흡연실

아마 전세계에서 가장 경치 좋은 공항 흡연실이 아닐까 싶다.


라이언 에어 3시간 연착

저가항공을 이용하려면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3시간은 너무하지 않능가!?!


공항 흡연실을 알짱거리는 고양이

한국이라면 난리가 나겠지만, 인니는 고양이에 대해 관대한 편이다.


뒷모습을 보니 검정 레깅스를 입은 예의를 아는 고양이였다.


3시간 늦은 끝에 비행기에 탔는데, 왠 꼬마애가 또 말썽이다.

티케팅이 늦어서 엄마와 떨어진 자리를 배정 받은 모양인데, 떨어지기 싫다고 저렇게 버티고 있다.

(모든 승객이 자리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야지 비행기가 움직일 수 있는 OK 사인이 떨어진다.)

뭐라 아무리 달래도 아무런 대꾸도 없이 고개를 수그리고 손톱만 뜯고 있다.

엄마랑 떨어지기 싫은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알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

누군가 "너도 어렸을 때 그러지 않았냐" 라고 한다면, 인정한다.

기억이 선명하진 않지만, 나도 어렸을 때 저랬던 적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어렸을 적 그랬다는 게, 내가 짜증을 내지 말아야 할 당위성이 되진 않는다.

내가 어렸을 적 저랬을 때, 누군가도 내게 짜증을 품었을 거다.

나도 그렇다.


결국 앞자리 승객이 엄마와 둘이 앉을 수 있도록 자리를 양보해줘서 해결됐다.


원래 자카르타에 밤 7시쯤 떨어져서 집에 9시쯤 도착할 계획이었는데, 라이언 에어 연착 덕분에 밤 10시에 떨어져서 집에 도착하니 밤 12시가 넘었다. =_=

인니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진리를 혹독하게 가르쳐 준다.